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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이사 소속 단체와 협업하는 재단…시니어 특화 사업[라이나전성기재단]사업 효율성, 투명성은 합격점…재정 안정성은 취약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01 11:21:02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30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십 년 전만 해도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이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외국계 생보사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만 공을 들이고 기부 등 공익 활동은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미국계 기업인 시그나그룹의 자회사 라이나생명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2013년 라이나생명은 시그나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며 공익사업에 뛰어들었다. 3년 후에는 라이나전성기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기부금도 대폭 늘렸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5년간 당기순이익의 2.1%인 221억4000만원을 공익재단에 출연했다. 재단은 설립 이후 50대 이상 시니어 지원을 중심으로 여성복지, 건강·복지,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눈여겨볼 점은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재단 이사들이 대표로 있는 단체가 업무협약을 맺으며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공조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시민단체, 병원 등 단체의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살려 공익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경영진(이사장)을 견제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지점도 상존한다.

라이나전성기재단 규모

◇재단과 이사 소속 단체 협력…약일까 독일까

라이나전성기재단의 이사진은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최동준 시그나 국제 마켓 마케팅 총 책임자,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허성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장,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정동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은 허성주 이사가 속해 있는 서울대치과병원과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건립을 함께 한다. 장애인 및 희귀·난치성 구강질환 환자의 전문적인 치료를 위한 센터다. 지원 규모는 총 20억원이다. 올해부터 4년간 매년 5억원 씩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인 지원 사업을 검토하면서 서울대가 추진하는 장애인 병동 사업에 공감해 지원 결정과 함께 허 병원장을 이사로 선임했다고 재단측은 설명한다. 병원 관련 사업의 책임성을 높이고 헬스케어 관련 자문을 전문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이점이 선임 근거였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지난 4월 30일에는 환경운동연합과 ‘미세먼지 저감캠페인'을 위한 업무협약식(MOU)도 체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권태선 이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시민단체다. 두 기관은 미세먼지 바로 알기 홍보캠페인, 시민이 제안하는 미세먼지 의견 수렴 및 정책 제안, 생활 속 미세먼지 줄이기 실천캠페인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재단 이사들이 대표로 있는 단체와 업무협약을 하면 긍정적 부분이 있다. 협력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 사업의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 또 사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재단이 직접 관장할 수 있어 책임성도 보장된다.

문제는 이사회의 가장 큰 역할인 경영진(이사장)을 견제하는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익사업이 직접적 이해관계자와 맞물리면서 자칫 암묵적 담합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단 사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사업 및 지원규모 확대…재정 안정성은 '고민'

라이나전성기재단의 공익법인 운영 성과는 우수했다. 재단은 50대 이상 시니어 계층의 '인생 이모작'을 위해 월 만원 내지 무료로 강의를 제공하는 '전성기캠퍼스' 개설, 무대를 제공하는 '꿈의 무대 프로젝트', 독거노인이나 치매 가족 지원 등을 주된 목적 사업으로 진행해왔다. 특히 고령층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보험사의 주고객층인 고령층에게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라고 재단측은 설명한다.

먼저 운용소득의 적정금액 공익목적 사용금액[(운용수익×70%)-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은 0보다 작아 수익 대비 더 많은 금액을 공익목적 사업비로 충실히 쓰고 있다. 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도 80.55%로 적절했다. 특히 공익사업 프로그램 비용 증가율은 31.31%로 가이드스타가 제시한 8% 이상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순자산 공익목적사업 사용비율은 73.21%에 달한다. 전체 자산에서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는 비율이 3/4이라는 얘기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공익목적사업을 펼치는 공익재단과 비교했을 때 재단의 기본재산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은 2013년 출범 당시 기본재산 10억원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동일하다. 때문에 라이나생명의 지원이 끊기면 별 다른 수익사업과 기본재산이 없는 재단은 2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재단의 자립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재단 측은 "재단 설립에 있어 자본금 규모에 대한 규정이 특별히 없으며, 고정금인 자본금이 아닌 매년 출현되는 기부금으로 운영되므로 재단 운영 안정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익목적 수입 증가율은 무려 2602%로 가이드스타가 제시한 5% 이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16년 라이나생명의 기부 출연금액이 1억3400만원으로 극감한 탓이다. 라이나생명 측은 2015년 출연금 집행 시점의 변경으로 2년치 기부금액이 2015년에 집중된 '해프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5년 라이나생명의 기부 출연 금액은 전체 당기순이익의 4.4%인 96억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기부금액은 당기순이익의 2.4%인 77억원으로 재단 평균 기부율과 유사했다.

정보공개 등 투명성은 비교적 우수했다. 재단 운영 현황을 재단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다. 재단 정관도 요청할 경우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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