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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웨어 리포트]좋은사람들, 탄탄한 라인업에도 강력한 한방 부재①대표작 '보디가드' 브랜드 파워 약해…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11-06 08:37:40

[편집자주]

국내 언더웨어 시장은 BYC, 트라이, 비비안, 비너스 등 소수 브랜드가 오랜 기간 권세를 누려온 독과점 구조였다. 2010년대 들어 유니클로를 필두로 비전문 언더웨어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지형이 바뀌었다. 시장 변화와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한 토종 업체는 도태 위기에 몰렸다. 62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영비비안이 시장에 매물로 출현한 건 토종 언더웨어 업계 위기를 대변한다. 쌍방울이 남영비비안 인수를 선언한 가운데 언더웨어 시장에 미칠 영향과 판도 변화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디가드'로 유명한 국내 토종 언더웨어 기업 '좋은사람들'은 경쟁사 대비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서 인지도와 구매력이 높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한방'이 없다는 건 약점이다.

시대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유통 채널 다변화도 과제로 꼽힌다. 좋은사람들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2% 수준으로, 2016년 1% 대비 큰 차이가 없다. 전문점할인점 등 전통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판매수수료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가량으로 치솟았다. 매출 외형성장과 수익성 모두 빨간 불이 켜졌다.

◇보디가드 인지도 4→6위 하락…시장 점유율·인지도 10% 넘는 브랜드 없어

좋은사람들은 1991년 제임스딘으로 설립돼 1993년 5월 지금의 명칭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법인전환 했다. 199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고 기업을 공개했다. 경쟁사인 BYC는 1946년 광복 이듬해 설립됐다. 쌍방울은 1954년 설립한 '형제상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좋은사람들은 기업 설립 역사에서 경쟁사에 밀리지만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국내 토종 언더웨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좋은사람들의 강점으로는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을 꼽을 수 있다.

언더웨어 브랜드 인지도

좋은사람들은 '보디가드'를 비롯해 '예스', '리바이스', '제임스딘', '섹시쿠키', '퍼스트올로', '돈앤돈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BYC의 'BYC', 쌍방울의 '트라이(TRY)' 등 경쟁사들이 대표 브랜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반면 좋은사람들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편이다.

상반기 연결 기준 좋은사람들 매출액은 약 60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보디가드 매출은 약 115억원을 차지했다. 약 19%의 비중으로 대표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다.

언더웨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최근 3개년도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상위 10위권 브랜드들에 대한 구매율은 남자의 경우 90%, 여자의 경우 80% 안팎을 기록했다. 비메이커에 대한 구매 비율이 2018년 하반기 기준 9.3%에 불과하다. 언더웨어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매출과 직결된다.

다양한 라인업은 강점이지만 각 브랜드 파워가 높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브랜드 지배력은 구매와 인지도 모두 BYC가 1위를 차지했다. 트라이, 비너스, 비비안이 뒤를 이었다.

보디가드는 구매도 6위, 인지도 4위를 차지했다. 보디가드는 2015년에도 브랜드 구매도 6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같지만 구매율은 당시 8.8%에서 지난해 8.1%로 하락했다. 지난해 BYC의 구매율은 27.7%, 트라이는 15.1%를 기록했다. 보디가드와 격차가 크다. 그밖에 제임스딘과 예스는 브랜드 인지도 기준 각각 11위, 13위에 위치했다. 좋은사람들이 보유한 브랜드 파워 경쟁력이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다.

◇판매수수료, 판관비 비중 50% 육박…"자사몰 구축 등 온라인 사업 확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좋은사람들을 포함한 언더웨어 매출액 상위 5개 기업(BYC, 남영비비안, 신영와코루, 코웰패션)의 2013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지난해 기준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37% 수준으로 하락했다.

SPA(패스트패션), 아웃도어, 홈쇼핑 브랜드가 언더웨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 심화로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좋은사람들 실적도 이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좋은사람들 매출액(연결 기준)은 2016년 1266억원에서 2017년 1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 증가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 효과다. 2018년 1월1일부터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을 적용함에 따라 유통채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수익에서 차감하지 않고 비용으로 구분하여 표시하는 총액법으로 변경됐다. 회계기준 변경 요소를 제외하면 실제 매출액은 2.9%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608억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좋은사람들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42억원,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매출원가율이 상승(2015년 53% → 2016년 56% → 2017년 56%)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지난해 25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지만 올 상반기엔 다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좋은사람들 판매수수료

최근 적자전환은 판매수수료 급등 등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좋은사람들 판매수수료는 2017년 235억원에서 지난해 364억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 매출액 대비 19% 수준이었던 판매수수료가 지난해는 매출액 대비 28%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판매수수료가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서 50%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판매수수료 증가는 좋은사람들의 유통채널 별 매출에서 일반점과 전문점, 할인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전문점(28%), 할인점(20%), 일반점(11%) 등의 채널이 매출에서 60% 이상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홈쇼핑과 온라인 매출 비중은 각각 6%, 2%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언더웨어 판매는 인터넷과 모바일, 홈쇼핑 등으로 이뤄진다"면서 "좋은 사람들이 최근 추세에 발맞춰 유통채널 변화 전략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백화점 온라인몰 매출도 백화점 유통 카테고리로 잡히기 때문에 실제 온라인 매출은 2%보다는 높을 것으로 본다"면서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좋은사람들 자사몰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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