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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인프라 불모지 '개척자' 조인순 대체투자본부장⑤운용자산 '300억→4조' 주역, '역발상' 해외 인프라 개척 적중

김진현 기자공개 2020-07-14 13:53:49

[편집자주]

삼성자산운용은 260조 원을 굴리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자산운용사다. 지난 20여 년간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상품 개발뿐 아니라 선진 운용 시스템, 체계적인 위험 관리 능력을 갖춰 업계를 선도한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삼성자산운용의 중심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에서 인프라 투자 부문의 '은둔 고수'로 평가받는다. 삼성투자신탁운용 시절부터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 부문 위주로 사업을 펼치다 보니 에쿼티(Equity) 투자만 하는 운용사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조인순 대체투자본부장(사진)은 삼성자산운용이 인프라 은둔 고수 평가를 받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인프라 불모지였던 삼성자산운용의 인프라 투자를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무에서 유를 창조(無中生有)' 했다.

그의 '기획력'과 '리더십'이 빛을 발한 덕이다. 그가 2013년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기반이 하나도 없었다. 3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규모의 펀드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사실상 테스크포스(TF)나 마찬가지였던 인프라팀 팀장을 맡은 뒤 투자 기틀부터 닦았다. 2명의 운용역과 함께 시작한 인프라 투자를 24명이 근무하는 본부 단위로 키운 그의 추진력을 높이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삼성생명 '심사팀' 경험 살려 삼성운용 인프라팀 세팅 '특명'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생명에 입사한 그는 당시 막 태동하던 신사업 관련 부서에 투입됐다. 당시는 대한민국이 국제금융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뒤 조금씩 회복 흐름을 보이던 시기였다. 특히 부동산 금융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던 때였다.

온갖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면서 개발사업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인력이 부족했다. 'PF'라는 용어도 이때 거의 처음 업계에서 사용됐다.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그는 신사업팀에 배치돼 부동산 PF사업의 기초부터 익힐 수 있었다.

이후 삼성생명 심사팀 등을 거치며 부동산 외에도 선박·항공기, 사회간접자본(SOC) 부문 투자를 두루 접했다. 이렇게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온 게 훗날 그의 커리어에 도움을 줬다.

연기금 등 유한책임출자자(LP)는 2010년 이후 점차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갔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자산운용사도 대체투자를 점차 확대하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이 2012년 삼성SRA자산운용을 설립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맡기며 '투트랙'으로 접근하고 있었지만 인프라 투자도 점차 키워야할 과제가 남아있었다.

삼성자산운용에 인프라 투자를 맡긴 삼성생명은 인프라 투자 담당 인력을 물색했다. 당시 삼성생명에서 다양한 대체투자 업무를 경험해본 인물이 많지 않았다. 2013년 조인순 팀장을 주축으로 삼성자산운용에 인프라팀이 꾸려졌다.

그의 역할은 기관투자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 트랙레코드를 쌓는 일이었다. 당시 3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가 있긴 했지만 그정도론 기관투자가 자금을 유치하기엔 어려웠기 때문이다.

◇'역발상' 해외투자 확대, 국내 최대 규모 佛 덩케르크 LNG '성과'

그가 처음 인프라팀을 맡았을 당시 은행계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인프라 투자 부문을 꽉 잡고 있었다. 그는 이런 시장 환경을 감안해 해외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해외가 아니면 승산이 없다'는 생각으로 해외 투자를 차근차근 늘려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프라보다는 실물 대체자산에 집중했다. 선박, 항공기 등 실물자산을 주력으로 운용자산 규모를 키워갔다. 이와 함께 해외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힘썼다. 해외 투자를 결심했으나 곧바로 해외자산운용사들이 참여하는 인프라 딜에 경쟁자로 참여하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외 항공기, 선박펀드로 운용 규모를 늘리면서 인프라 투자도 점차 성과가 나타났다. 2015년 멕시코 치와와주에 위치한 가스화력발전소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이며 유의미한 인프라 딜을 처음으로 따냈다. 그간 쌓아온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에서 투자기회를 얻어낸 것이다.

당시 설정 규모는 550억원으로 발전소 에퀴티 일부를 취득해 국내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선보였다. 이후 2017년 영국 가스망 사업과 미국 태양광 사업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며 운용 규모가 급증했다.

2018년 7월 성사된 프랑스 덩케르크 LNG 터미널 인수는 화룡정점이 됐다. 해당 딜은 8500억원 규모인데 100% 국내 자금만으로 충당한 최대 딜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국내 운용사가 해외 컨소시움과 나란히 경쟁 입찰에 참여해 딜을 따낼 수 있었던 역량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덩케르크 LNG 터미널 펀드 덕에 삼성자산운용의 인프라 운용 규모는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말 2조 7000원을 넘기면서 인프라팀도 인프라본부로 격상됐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출자하는 글로벌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펀드 주간운용사 지위도 따내면서 인프라본부를 이끌어온 조 본부장의 역량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자산운용의 인프라 펀드 운용 자산 규모도 급증했다. 인프라 투자 규모는 조만간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인프라투자본부를 대체투자본부로 바꾸고 프라이빗에퀴티(PE) 투자 등도 아우르도록 힘을 실었다.

조 본부장은 앞으로 해외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꿈꾸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대체투자 집행 자금 규모가 늘고 있는만큼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블라인드펀드로 해외 운용사와 경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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