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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배터리 생태계 분석]SK넥실리스, SK 계열 편입…동박 시장 매출처 재편SK이노, SK넥실리스 '인하우스' 전략...일진머티·두산솔루스 '반사 이익'

박상희 기자공개 2020-10-22 08:22:36

[편집자주]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받았다. 2차전지 배터리 생태계를 더 깊숙이 파고들면 밸류체인은 좀 더 복잡하다. 배터리셀 3개 기업 이외에도 2차전지 4대 소재로 불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등에 업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신소재 기업들의 생태계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5: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그간 시장에서 화학회사로 인식돼 왔다. 2019년까지 SKC의 사업보고서에 '모빌리티'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올 초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로 상황은 달라졌다. 올 분기보고서에는 '모빌리티'라는 단어가 수십차례 등장한다. 주요 매출 사업부문에는 '모빌리티 소재'가 첫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SKC가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C의 SK넥실리스 인수는 SK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다. SKC에 인수되기 이전 SK넥실리스는 LG화학, 삼성SDI 등을 주요 매출처로 두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SK넥실리스가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배터리 음극재 소재인 동박을 '인 하우스'에서 조달 받을 수 있게 됐다. LG화학과 삼성SDI는 SK넥실리스의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나 두산솔루스와의 계약 비중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SK넥실리스 인수로 '모빌리티 소재, 동박' 단숨에 주력 사업으로

SKC가 영위하는 사업군은 크게 △모빌리티 소재사업 △화학사업 △인더스트리 소재사업(옛 필름사업) △전자재료사업 △BHC사업 △기타로 구분된다. 화장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BHC사업은 최근 자회사인 SK바이오랜드 보유지분 전량(27.94%)을 현대HCN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접었다.

지난해까지 매출이 발생하는 주요 사업군은 △Industry 소재 △ 화학 △전자재료 △BHC △기타였다. 올 초 인수를 완료한 SK넥실리스로 인해 사업군이 재편됐다. SKC는 SK넥실리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1조2000억원은 당시 SKC 전체 자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후 모빌리티 소재 사업은 SKC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존 SKC가 영위하던 사업을 제치고 사업보고서 등에서 최상위에 자리 잡았다. 모빌리티 소재 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출처: SKC

상반기 기준 모빌리티 소재가 SK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2%(1475억원) 수준이다. 이 비중은 향후 사업 확대에 따라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128억원)는 전체 영업이익(80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 수준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 수익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SK넥실리스는 SKC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9년 영업이익률 19.4%를 기록했다. SK넥실리스 실적은 올해부터 SKC에 반영됐다. SK넥실리스는 2분기 매출 763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9.4%에서 17.2%로 상승했다.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생산라인 정상화가 이뤄진 덕분이다.

◇SK넥실리스 최대 매출처였던 LG화학, 공급처 다변화

SKC의 SK넥실리스 인수는 SK그룹 차원의 2차전지 수직계열화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SK넥실리스, SK아이테크놀러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2차전지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췄다. 2차전지 핵심 원재료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 꼽히며 SK이노베이션은 음극재 소재인 동박을 SK넥실리스로부터, 분리막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안정적인 수급확보가 가능해졌다.

SK그룹 배터리 사업의 첫 시작이 된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자동차용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배터리 셀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으나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며 LG화학과 삼성SDI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처음으로 10위권에 오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기준 7위로 올라서며 1위 LG화학, 4위 삼성SDI와의 격차를 좁혔다.

SK아이테크놀로지는 분리막 세계 2위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된 뒤 소재사업을 맡아 독자경영 하고 있다. 올 1월 SKC에 인수된 SK넥실리스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점유율 14%를 차지했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전지용 동박은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SK넥실리스는 2차 전지용 동박 제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자기술로 머리카락 30분의 1 크기인 4.5㎛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세계 최장 50㎞ 길이 롤로 양산화하는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박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SKC는 SK넥실리스의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3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C는 SK넥실리스 5공장 건설에 총 135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SKC가 영위하는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모빌리티 소재에 쏟아붓는 것이다. 올해 990억원, 내년에 추가로 317억원을 투자한다.


SK넥실리스의 주요 고객사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체와 중국 CATL과 BYD, 일본 파나소닉 등 글로벌 업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쟁업체와의 거래 비중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SK넥실리스의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장기 소송을 염두에 두고 동박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일진머티리얼즈, 두산솔루스 등과 장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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