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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고공행진]물동량 넘치지만 선박 부족, 한진해운 파산 '재조명'연초 대비 운임 2~3배 급등, 공급 부족 탓…HMM, 긴급 투입 확대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30 09:58:1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최근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으로 공급을 대폭 줄였으나 미국 경제가 급격히 회복세에 들어서며 각종 소비가 폭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수출기업들은 이제야 숨통이 트일 토대가 마련됐다.

하지만 되레 표정이 어둡다. 물건을 싣고 미주로 향할 컨테이너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선박 부족 사태가 이어지며 3년8개월 전 파산 선고된 한진해운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때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처럼 배가 없어 쩔쩔매는 상황은 오지 않았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미주향 컨선 운임 급등, HMM 추가 투입에도 '역부족'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월부터 매달 꾸준히 오르고 있다. 6월 1000을 넘더니 9월에는 1400을 넘겼다. 가장 최근 발표인 지난 23일에는 1469.03으로 2012년 5월4일(1501.46) 이래 8년5개월 만에 고점을 찍었다.

무엇보다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수가 매달 150~200씩 높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조만간 역대 최고치(1583.18)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SCFI는 중국 상하이를 거쳐가는 주요 노선의 2009년 10월16일 운임을 기준(1000) 삼아 수치화한 시황 지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미주 서안과 동안 노선 운임이다. 서안 운임은 올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FEU당 1300달러대에서 10월 현재 3800달러대로 3배 가까이 뛰었다. 동안 운임 역시 같은 기간 2600달러대에서 4600달러 수준으로 대폭 올랐다. 장기계약이 아닌 스팟성으로 미국에 물건을 보내려면 8개월 전보다 2~3배의 운임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물동량을 좌우하는 미국경제가 최근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에 들어서며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돈이 돌기 시작했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둔 시점이라는 것도 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통상 3분기는 이 같은 이유로 전 세계 물동량이 증가해 해운업계에서 성수기로 불린다.

문제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배를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다 그로 인해 운임이 크게 올라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그나마 현대글로비스나 삼성SDS, 판토스 같은 대기업 화주들은 장기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HMM에 추가 선박 투입을 요청해 가까스로 대응하고 있다.

HMM은 국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을 돕기 위해 오는 31일 북미 서안 항로에 컨테이너선 2척을 추가 투입한다. 정기 서비스만으로는 수요 충족이 안돼 수출기업 보호 차원에서 투입을 결정했다. 중국 등은 거치지 않고 부산에서 LA로 곧장 향하는 직기항 서비스다. 지난 8월과 9월에도 한 차례씩 긴급 투입했던 경험이 있다.

HMM 관계자는 "장기계약 화주들의 요청에 따라 컨테이너선 긴급 투입이 결정됐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건으로 수익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파산, 국적사 선복량 반토막…"너무 쉽게 구조조정" 지적

이 같은 상황이 도래하자 2017년 2월 파산한 한진해운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정부가 한진해운 지원에 앞장섰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진 않았을 거란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당시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101척, 벌크선 44척 등 총 145척의 선대를 갖춘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규모 선사였다. 하지만 법원의 파산 결정으로 40년에 걸쳐 개척한 70여개의 노선 네트워크와 운항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국적 선사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106만TEU에서 51만TEU로 반토막 났다.

국내 해운업계에 어려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유럽 대형 선사들이 인수합병(M&A)과 초대형 선박 발주로 덩치를 키우며 공급 과잉 상태가 됐지만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결국 한진해운은 고가의 용선료 역풍 등을 맞아 기업회생절차 개시 6개월 만에 파산이 결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는 2017년 2월17일 전자결재로 한진해운의 파산을 최종 승인했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이유였다.

한진해운 8600TEU급 컨테이너선. <출처:한진해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산업은행을 상대로 진행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6년 파산 전 한진해운은 세계시장의 3%를 차지했었는데 현재 HMM은 2.6% 정도"라며 "해운업이 위기인 이유는 산업은행이 근시안적 태도로 너무 쉽게 구조조정을 결정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선주협회는 위기극복을 위한 선화주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HMM의 임시편 추가투입으로 국내 화주의 물류 애로가 다소나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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