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훈풍' HMM, ESG도 합격점 ESG 통합 A등급 획득, 재무·비재무 투트랙으로 경영 정상화 '속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28 08:16:2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이 최근 실적 상승세에 올라탄 데 이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한 HMM은 재무구조 뿐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에도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이는 최근 ESG가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 정상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재무와 비재무적 측면에서 투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다. ESG 등급 개선은 글로벌 대형 화주를 상대로 영업에 나설 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의 ESG 등급 공표'에 따르면 HMM은 올해 평가에서 환경 A, 사회책임 A+, 지배구조 A등급을 획득했다. ESG 3요소를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골고루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통합등급 A'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등급은 HMM이 작년 한 해 동안 실시한 각종 공시와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됐다.
이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전 항목에서 개선된 성적이다. 2019년엔 환경과 사회책임, 지배구조에서 모두 B+를 받아 통합점수도 B+였다. 1년 새 사회책임 두 단계, 환경과 지배구조는 각각 한 단계씩 상향조정된 셈이다. 전 항목에 걸쳐 빠짐 없이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 통합등급 상승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HMM은 올해를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꾸준히 경영 정상화에 집중해 왔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는 데다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서의 활동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얼라이언스 합류는 공동운항을 통한 비용구조 개선과 항로 다변화 등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비용절감과 수익성 강화 노력은 실제 영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HMM은 올 2분기 영업이익 1387억원, 순이익 281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 시기를 예상보다 1분기 앞당겼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영구채 인수와 맞물려 재무지표도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557%에서 388%로 낮아졌고 부분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결손금 규모도 1분기 말 대비 70억원 가량 줄었다.
특히 3분기엔 3000억원 대의 흑자를 냈다는 분석도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2분기 이후 미주지역의 소비 급증으로 미주향 해상 운임이 눈에 띄게 상승한 영향이다. 해상 운임의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월24일 1001에서 9월30일 1444로 네달 새 44%나 뛰었다. 같은 기간 미주 서안 운임은 FEU당 2692달러에서 3863달러로 43%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재무적 요소에 비해 비재무적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HMM은 올해 2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중심 경영에도 힘쓰고 있지만 성과가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왔다. 사실상 이번에 처음으로 ESG 개선 노력이 등급 상향으로 증명된 셈이다.
HMM은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년 탈탄소 실현'을 중장기 목표로 선언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단 의지를 표명해왔다. 올해부터 강화된 황산화물 배출 규제(IMO2020)에 대응하고자 신조 선박 20척에 일괄적으로 스크러버를 설치했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경영 투명화에도 앞장 서고 있다.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설치해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함으로써 구성원간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등 상호 견제와 균형 효과도 거두고 있다.
HMM이 ESG 경영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대형 화주들을 중심으로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선사에 ESG 관련 정보를 요구하거나 입찰 참여 필수조건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출을 제시하는 등 ESG를 하나의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추세다.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ESG 경영이 강화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당시 배재훈 사장은 "경제와 환경, 사회의 3가지 축에서 모두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경쟁우위를 확보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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