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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뒤늦은' 임원인사, 배재훈 사장 연임 확정 시그널? 이례적 3~4월 적용 인사 단행…산은, 이번주 중 재신임 여부 확정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05 10:15:0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4: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이 조용히 '뒤늦은' 임원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끈다. 통상 연말에 실시하던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3~4월에 적용되는 인사 발령을 냈다. 특히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인사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지도 않았다. 내부에서 공유하고 적용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이달 중 임기가 끝나는 배재훈 사장(사진)의 연임과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 사장의 연임이 확실해진 뒤 인사를 실시하느라 시기적으로 다소 늦어졌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비공식적으로 배 사장에게 재신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HMM은 2월의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26일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승진자 4명과 퇴직자 3명 등 총 7명이 대상인 소규모 인사다. 구체적으로 경영전략실장인 최윤성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고 부장이던 최영순 컨테이너항로 영업관리본부장과 김기태 컨테이너사업지원실장, 이영민 재무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구주본부장 등 퇴직자 3명은 다음달 2일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후임 구주본부장에는 김경섭 상무가 낙점됐고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HMM 측은 추후 적임자를 찾아 선임할 계획이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인사 시기가 평소와 달랐다는데 주목한다. 통상 HMM은 연말에 임원 임사를 실시해왔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2019년 3월 사장으로 부임한 배재훈 대표이사가 그해 8월 조직 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재도약의 원년'이 될 2020년을 앞두고 조직 정비 및 영업력 극대화를 위한 조치였다.

다만 최근엔 인사 시기 조율이 필요할 만큼 새로운 뉴스거리가 없다.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지만 이는 일찌감치 예고됐던 일이다. 유일한 변수가 바로 배 사장의 연임 여부다. 배 사장의 거취가 정해질 때까지 기다리느라 평소보다 인사가 늦어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바꿔 말하면 배 사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돼 후속 조치로 인사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자신의 거취가 미정인 상태에서 섣불리 인사를 할 수 없을 거라는 게 주요 근거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건 물론이고 만약 대표이사가 새로 온다면 인사권이 그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HMM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다. 작년 9월 말 기준 산업은행이 지분 12.61%, 해양진흥공사가 4.27%를 보유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도 7.51%를 들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4.39%다.

채권단은 HMM의 대표이사 선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를 확정해 이사회 통보하면 이사회가 해당 후보를 주총에 올려 표결에 부치는 방식이다. 물론 나머지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채권단의 추천이 곧 선임이란 의미다. 배 사장 역시 2년 전인 2019년 초 이 같은 절차를 거쳐 HMM 사장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용하다. 만약 채권단이 HMM 대표이사로 새로운 인물을 추천할 의사가 있다면 이미 2월 중 해당 내용이 구체화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었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야 검증 단계를 거쳐 후보를 확정짓고 3월 초 이사회에 전달할 수 있다. 산업은행이 사실상 연임으로 가닥을 잡고 당사자인 배 사장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을 거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초가 되도록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 관련 얘기가 전혀 없는 건 산은이 내부적으로 연임을 결정했단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배 사장이 재신임을 통보 받은 뒤 인사를 단행하느라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배 사장의 연임을 유력히 점쳐 왔다. 작년에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도입과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양 날개 삼아 2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멈춰세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HMM은 해운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기고 연간 기준 1조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부활의 뱃고동을 울렸다. 2013년 이래 처음으로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산업은행은 이번주 중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HMM 대표이사 후보를 공식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주 중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뒤 해당 내용을 공시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HMM 역시 산업은행의 의사를 전달받는 대로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안을 비롯해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확정한다. HMM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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