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전산통합 주역들, 하나금융 'DT'도 전면에 함영주 부회장 디지털전환 총괄, 박성호·박근영과 '삼각편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08 07:32:3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외환은행 전산통합의 주역들을 김정태 회장 4기 체제에서 그룹 '디지털전환(DT)'의 전면에 설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경영관리), 박성호 하나은행장 후보,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후보 등이다. 최근 하나지주 및 계열사 인사의 핵심 축 하나가 바로 DT에 찍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우선 함 부회장은 과거 통합법인 KEB하나은행장 리더로서 전산통합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당시 쌓아놓은 IT역량을 기반으로 행장시절에도 종이 없는 창구, 업무자동화시스템(RPA) 등 디지털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 그는 지주 DT총괄 역할도 맡고 있다.
박 행장 후보는 2015년부터 하나-외환 통합추진단장을 맡으며 합병 성사에 일조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6년에는 양 은행 전산통합 전략수립, 추진 등을 위해 하나금융의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티아이는 과거 하나-외환은행 전산통합을 주도했던 회사다. 하나금융의 자회사로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 IT시스템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했다.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로 낙점된 박근영 대표 후보 역시 2016년 박성호 행장 후보 함께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의 전산통합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당시 IT통합추진부장을 지내며 전산 통합 작업 최전선에서 일하며 이바지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이들을 모두 요직에 배치했다. 모두 빠른 성장의 계기가 됐던 하나·외환은행 '전산통합'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임기 1년을 부여받은 김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권이었다는 점도 주요 판단 기준이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 2일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관경위)를 열고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에 박근영 하나은행 전무(ICT그룹)를 낙점했다. 지난주에는 자회사인 하나은행장에 박성호 부행장(WM그룹장)을 추천했으며 작년 말에는 함영주 부회장(경영관리)의 1년 연임을 결정한 상태다.
김 회장에게 하나·외환은행 '전산통합' 성사의 의미는 남다르다. 통합법인 출범까지 여러고비가 있었다. 외환은행 노조가 강경한데다가 법원의 제동까지 더해져 합병 직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마침내 2015년 9월 양 은행은 법률상 하나가 됐다.
합병 후 통합(PMI)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IT전산통합이란 관문이 남아있던 것이다. 이전 통합이 단순히 '형식적'인 결합이었다면 전산통합은 보다 '실질적'인 결합이다. 하나·외환은행 고객들이 KEB하나은행 지점 어디서나 두 은행의 업무를 모두 볼 수 있는 체계를 갖처야 하는 작업이었다.
다만 성격이 다른 두 은행의 전산을 합쳐 통합 IT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인 만큼 '대형' 프로젝트였다. 하나은행(수신·여신 등)과 외환은행(외환·수출입 등) 모두 경쟁력있는 업무도 달랐다. 전산통합 작업은 2015년 9월 통합에 맞춰 시작해 거의 1년 정도 소요됐다. 투입 인력도 무려 1400명에 달했다.
김 회장이 정성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건 '내부' 인력 중심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던 점도 작용한다. 앞서 하나·외환카드 전산오류의 악몽을 씻기 위해 외부 사업자 없이 진행했다.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하나아이앤에스)와 양 은행의 IT본부와 IT통합지원부 직원들이 모두 투입됐다. 자체인력으로 전산통합을 진행하는 케이스가 드물었던 만큼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전산통합 주역 3인방을 올해 그룹 경영진으로 내세운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의 디지털역량이 상당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즉 DT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른바 'DT 삼각편대'를 꾸린 셈이다. DT는 김 회장 임기 중 핵심 과제였던 만큼 남은 임기 1년 동안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함 부회장(경영관리)에게 내린 주요 임무 중 하나가 그룹의 '디지털 전환' 총괄업무다. 지주와 그룹 안팎의 경영관리 차원에서 전략·재무기획·DT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회장을 보좌해 그룹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는데 이바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행장 후보는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 수장으로 배치했다. 앞서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재임시절(2016~2017) 디지털 전문성이 입증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박 행장 후보는 그룹의 DT 업무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를 하나금융의 핵심 자회사에 앉혔다는 건 그룹 전체 DT추진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다. 하나은행의 그룹 내 자산 비중(78%)은 압도적이다. 순이익 기여도도 65.7%에 달한다. 사실상 하나은행의 DT 성과는 그룹 전체의 DT 성과와도 직결된다.
박 대표 후보에겐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를 맡겼다. 하나금융티아이는 그룹 전반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는 계열사다. 하나금융 내부 디지털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력 등 IT전반에 대한 관리 활동을 아웃소싱하며 수주할 정도로 성장했다.
박 대표 후보는 하나은행 내에서 대체 불가한 IT전문가로 꼽힌다. 1991년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해 현재까지 30년간 정보통신, 정보보호 관련 부서에서 근무해왔다. IT통합이행부 재직시절에는 당시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차세대 프로젝트 등을 도맡아오며 인연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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