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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CSO. '안전한 혁신은행' 설계…전략수립 새 임무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③김석 CSO, 초기 건전성관리 기틀 마련…올해부터 해외진출·신성장전략수립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18 07:13:36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2일 10: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은 금융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업종이다. 고객의 돈을 받아 굴리는 게 본업이기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는 상당히 중요하다.

테크(Tech)에 기반해 혁신을 추구하지만 카카오뱅크도 은행업이라는 본질을 충실히 가져가야 한다.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하려 노력했다. 김석(Sean)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는 카카오뱅크의 설립부터 지난해까지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지냈다. 초창기 카카오뱅크 건전성 관리의 기틀을 다진 장본인인 셈이다.

◇ 4개은행 거친 정통 뱅커…리스크관리·국제금융·소매금융·글로벌 등 섭렵

김석 CSO는 지난 20여년간 국내외 은행 4곳을 거친 정통 뱅커다. 가장 먼저 은행업에 발을 들인 곳은 장기신용은행(현 KB국민은행)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그곳에서 국제금융 업무를 익혔다. 국제금융부에서 국제투융자거래(Structured Finance)를 담당하면서다.

이후 그는 한국주택금융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유동화기획팀장으로 유동화거래 구조를 설계했다. 2006년에는 홍콩상하이은행 서울지점에서 소매금융본부 지배인으로 또 다른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개인여신상품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위치다. 사회생활 초반 10여년간 국제금융, 파생상품, 소매금융 관련 노하우를 두루섭렵한 셈이다.

그의 이력에서 가장 오래 몸담은 SC제일은행에는 2007년 합류했다. 여기서 그는 리스크관리본부 상무로 역할을 수행했다. 다년간 소매 포트폴리오 리스크관리와 바젤 내부승인 승인 작업을 진행하며 전문성을 다졌다. 이때의 경험은 카카오뱅크 CRO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2012년부터 4년간은 은행장실 상무로 CEO를 보좌했다. 최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정무적 감각을 기르고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에는 설립 준비단계서부터 참여한 원년멤버다. 2016년 카카오뱅크 준비법인에 CRO로 전격 영입된다. 하나의 은행을 만드는데 갖춰야 할 여러 시스템 중 리스크관리는 특히 전문성과 연륜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는 준비법인에서 리스크관리 기틀을 하나하나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7년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이후 '시즌1'이라고 불리는 초반 5년여간 그는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책임지는 CRO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최고전략책임자(CSO)라는 새로운 직함을 받아들고 은행 전체의 경영전략과 재무를 총괄하게 됐다.

◇ 신생 인터넷은행 리스크체계 구축이라는 새 도전…디테일의 힘으로 정면돌파

여러 은행을 경험하고 리스크관리에서도 전문성을 확보한 그였으나 카카오뱅크에서의 커리어는 새로운 도전 영역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는 리스크관리 체계 구축은 상당한 창의력을 필요케 했다.

카카오뱅크를 준비하던 당시만 해도 모든 대출은 대면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비대면 모바일 대출에는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편리한 대출 프로세스'는 곧 '쉬운 대출'로 오인됐다. 인터넷은행은 대출 상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정교하지 못할 것이고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할 것이란 막연한 오해가 많았다

그는 신생 인터넷은행의 CRO로서 카카오뱅크만의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카카오뱅크의 초기 신용평가시스템은 CB사가 보유한 전국민 신용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CRO와 리스크 전문직원들의 노하우를 담뿍 담아 구축됐다.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와 자체 중신용대출 취급을 위한 데이터 축적 등을 목표삼아 여수신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카카오뱅크는 신생 은행인만큼 돌다리도 두드리는 자세로 신중하게 여신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2017년 오픈 이후 고신용은 자체 신용 기반으로, 중금리 영역은 서울보증보험(카카오뱅크 주주사) 기반 보증부 대출(사잇돌대출)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신생 은행으로서 건전성과 성장성을 확보하면서 자체 중신용대출 취급 확대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길이었다.

오픈 3년차인 2019년8월에는 자체 중신용 대출을 시작하면서 신용평가역량 고도화도 빨라진다. 초창기 기반닦기를 넘어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된 모형 개발을 주도했다.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CSS를 고도화시키고 대안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적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취득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이를 현실화시켰다.

결국 2021년6월 카카오뱅크는 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다. 2017년7월 서비스 시작 이후 카카오뱅크 대출 신청 고객들의 금융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반영한 모형이었다.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한 통신료 납부정보, 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도 추가했다. 또 중·저신용 및 금융이력부족(Thin-File) 고객들을 위해 별도의 신용평가모형도 개발했다. 머신러닝(Machine-Learning) 방법을 적용한 새 신용평가모형은 기존보다 세분화된 평가가 가능해 대출 고객에 대한 변별력을 향상시켰다. 또 대출고객의 범위와 대출가능 금액도 더 키울 수 있었다.

섬세한 신용평가모델 구축으로 카카오뱅크의 건전성 지표는 탄탄하게 관리되고 있다. 2021년 중신용대출이 확대됐으나 2022년1분기 기준 연체율은 0.26%으로 국내 은행 평균(0.33%)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모델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진행중이다. 2021년12월에는 교보그룹 3사(생명·문고·증권)와 데이터 협력 및 다양한 금융플랫폼 사업 제휴를 위한 MOU를 체결했고 현재 구체적인 실무를 논의하고 있다. 이같은 외부 협력 관계 형성 또한 그의 작품이다.


◇ 시즌2가 요구하는 전략가, 해외진출·신사업발굴·포트폴리오재편 등서 역할 기대

그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은행'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안전망을 착실히 구축했다. 그리고 이를 지탱한 힘은 '디테일'이었다. 그는 "문서로 표현된 작고 미세한 차이나 다름을 무시하면 실제 현실에서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큰 차이와 다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디테일까지 면밀하지 못하면 정작 실행될 때 기대했던 현실이나 결과가 나타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디테일 못지 않게 조직내 소통도 굉장히 강조하는 편이다. 특히 혁신을 지향하는 카카오뱅크는 앞을 향해 달려야 하지만 무리하게 과속하지 않기 위해서는 리스크관리 등 부서의 적극적 의견 개진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실제로 그는 리스크관리 조직 구성원들에게 "리스크팀은 미들이나 백오피스의 역할을 넘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자주 언급한다. 이는 리스크팀의 의견과 관점을 주요 의사결정에 전달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협업과 성장을 강조한 얘기다.

그는 "금융 혁신의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하며 더 노력해야하지만 은행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기능에 대한 부분도 소흘하면 안된다"며 "카카오뱅크는 혁신의 속도와 방향에 대한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영전략과 방향에 대한 협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전략적 판단을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시즌1에서 그는 CRO 역할에 충실, 금융혁신과 안정적인 은행경영이 조화를 이뤄 계속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시즌2에서 그는 또 다른 임무를 부여받았다. 올해 1월 그는 조직의 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CSO로 선임됐다. 시즌2 전략지휘자에 요구되는 역량이 그가 가진 부분과 절묘하게 부합해 이뤄진 결정이다.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등은 그의 새로운 미션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글로벌 진출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해외진출 계획을 밝히고 현지 시장조사 등 초기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HSBC은행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다 SC제일은행에서도 비서실 업무를 다년간 수행하며 국내와 글로벌 본사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그가 은행장을 보좌할 당시 이사회 구성원 중 절반은 외국인이었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영어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기본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비즈니스 관행과 감각을 두루 체득했는데 이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또 카카오뱅크는 올해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된 과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 비중을 크게 늘리고 신용대출 비중은 낮추려는 목표다. 리스크관리 감각을 겸비한 CSO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진 때다. 이밖에도 개인사업자를 위한 CB사 진출과 볼트온(Bolt-on) 성장을 위한 핀테크사 투자 등도 그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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