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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탁 신사업 경쟁 불붙었다…삼성증권도 착수 'IT인프라' 독점 사업자와 계약…서비스 론칭 속도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2-10-04 08:10:2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포문을 연 수탁 신사업 경쟁에서 삼성증권이 미래에셋증권을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수탁시스템 개발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파이낸셜데이타시스템(FDS)과 계약을 맺으면서 미래에셋증권보다 한결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론칭할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FDS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한 NH증권은 내달 말 정식으로 국내 수탁 서비스를 개시한다. 삼성증권이 그 뒤를 쫓아 내년 상반기 서비스 론칭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27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일 FDS와 수탁시스템 개발을 위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NH증권처럼 수탁 사업에 뛰어들고자 올해 초를 전후해 신규 비즈니스의 사업성을 검토해 왔다.

IT 시스템 개발사인 FDS는 국내에서 수탁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NH증권의 수탁 인프라를 구축한 곳도 이 업체다. 다만 중소기업인 만큼 특정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이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수탁시스템의 경우 증권사 1곳의 업무를 소화할 정도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여러 발주처의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할 수 없는 만큼 먼저 FDS에 발주하는 증권사가 한발 빠르게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앞서 계약한 경쟁사의 개발 작업이 일단락된 후 뒤늦게 시스템 구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NH증권은 수탁시스템의 총 개발 기간이 약 13개월이다. 먼저 원화 수탁시스템을 개시한 후 내년 2월 말 외화 수탁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하는 일정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총 개발 기간이 10개월 미만으로 파악된다. NH증권의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경험이 있으나 증권사별로 커스터마이징된 솔루션이 필요하다. 수탁시스템을 단번에 장착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도 넋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최근 펀드 수탁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전문 시스템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향후 경쟁 입찰과 내부 심의를 거쳐 수탁 시스템을 개발할 업체를 확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FDS의 개발 스케줄을 삼성증권이 선점한 만큼 자체 개발 등 또다른 카드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운용업계의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권에서 수탁 업무에 부정적 스탠스를 취하며 수탁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유 사업에 비교할 때 수탁 업무가 수익보다 리스크가 더 큰 영역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증권업계는 오히려 이런 '쇼티지' 여건을 신사업의 기회로 삼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직접 수탁은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수탁업은 펀드의 집합투자재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게 기본적 사업 모델이다. 집합투자재산에 대한 대사 의무가 있는 만큼 수탁사가 보관한 자산의 명칭과 수량 등이 운용사의 명세서와 일치하는지 매분기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의 자산대사 시스템과 공조가 이뤄진다. 수탁 사업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고도화된 전산 시스템이 필요한 셈이다.

NH증권은 향후 5년 이내 40조원까지 수탁고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증권사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시장의 전체규모가 40조원 대인 만큼 보수적 목표치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 전체 수탁시장의 볼륨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36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모펀드 수탁고는 517조원에 이른다. 향후 증권사의 수탁 경합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면 200조원 가량은 증권업계에서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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