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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한투까지 성과급 이연…증권가 IB '줄잇는' 이직 면담국내 증권사 전반, 보수체계 재조정…면담 릴레이, 부서장마다 고민거리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19 08:00:2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IB 실무진 사이에서 불만을 고조시킨 성과급 이연 제도가 전 증권사에 자리잡은 형국이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선 하우스에 이어 고심을 거듭해온 한국투자증권 등도 IB 전 부서의 인센티브 이연을 현실화했다.

근래 들어 IB 파트의 부서장마다 부서 내 직원의 이직 면담을 최대 스트레스 사안으로 꼽고 있다. IB 비즈니스가 위축된 여건인데다 직종의 매력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성과급 이연 제도의 여파로 허리층과 주니어층의 인력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액수 성과급 이연, IB 성과보수 원칙…IPO·커버리지 등 전 파트 적용

17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도 IB 전 부서의 인센티브를 액수와 무관하게 이연시키는 성과보수 체계를 확립했다. 이제 미래에셋증권, NH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IB 조직을 갖춘 증권사는 모두 성과급 이연을 IB 보수 지급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는 내규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나눠 지급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며 "한국증권의 경우 IB 파트에 대한 애착이 강한 터라 지속적으로 숙고를 거듭했으나 대세 흐름에서 벗어나는 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별로 세부 규칙에 차이가 있지만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의 성과급마저 수년 간 나눠 지급한다는 큰 틀은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본래 성과급 이연 이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에 국한된 사안이었다. 당초 금융 당국이 인센티브 지급의 점검 타깃으로 삼은 것도 역시 이들 파트였다. 일단 PF 부서에 인센티브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대의 보수를 받는 인사가 집중돼있다. 더구나 수수료 기반이 아닌 투자 성격의 수익에 따른 보상이어서 향후 부실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리스크가 잠재돼있다.

하지만 모든 액수의 성과급을 이연하는 방침이 IB 전 부서에 적용되면서 이제 커버리지나 기업공개(IPO) 부서 등 전통 IB 영역에서 근무하는 인력마저 인센티브를 나눠 받고 있다. 이들 파트의 주니어 인력이 사실상 최대 피해자다. 성과급이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할 때도 몇 백만원씩 분할해 지급받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IB 직종, 매력 '뚝'…줄잇는 면담 요청 '바이사이드 선호'

근래 들어 IB 파트의 부서장마다 최대 고민거리로 꼽는 게 바로 부서 내 직원의 면담 요청이다. 통상적으로 IB 업무의 연장선상의 미팅이 아니라 개인적 면담을 요구하는 건 퇴사 의사를 밝힐 때가 대부분이다.

한 IB 부서장은 "이달 들어 허리층에서 가장 열심히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직원 2명과 면담을 가졌다"며 "모두 이직하기 위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반려를 하면서 설득해 나가고 있지만 성과급 이연 제도를 비롯해 사기가 떨어지는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과거 IPO 파트에서는 키맨급 인사의 이직도 종종 눈에 띄었지만 근래 들어 커버리지 영역에서도 이탈하는 인력이 적지 않다"며 "주니어급 인력은 IB 파트를 향후 이직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황 위축에 따른 일시적 기류가 아니어서 중장기적으로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IB가 주로 선호하는 영역은 타사의 셀사이드(sell side)가 아닌 투자사나 운용사 등 바이사이드(buy side)인 것으로 파악된다. IPO 파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주요 인력이 투자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고 커버리지 파트에서도 방대한 네트워크를 갖춘 인사가 업종 전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과급 이연의 경우 실무진 입장에서는 분할 지급에 대한 불만은 물론 향후 수령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압박감도 내재돼있다. 전통 IB 파트에서는 수수료가 핵심 수익원이어서 손실로 귀결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최근 자체 북(book)을 활용하는 구조가 늘어나면서 이례적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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