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2차전지 소재 업체의 시대다. 배터리산업의 성장성만 믿고 수익 없이 투자만 해야 했던 시대는 지났다.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주도권 경쟁 바람을 타고 이제는 생산 주도권을 쥔 새로운 권력자로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떠오르고 있다.국내 대표 양극재 사업 그룹, 에코프로도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수년간 기술 평가에 매달렸던 고달픈 '을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주요 배터리 업체의 러브콜을 받는 성공 기업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중견기업이던 회사도 어느새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에코프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올해부터 공정위 '대기업집단' 요건을 충족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100억원을 기록, 이미 웬만한 대기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물론 에코프로 역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뒷배가 더 든든한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예전처럼 독주하기 어려운 여건에 처했다. 지금이야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한다지만 자본력을 보유한 이들의 추격은 거세다.
실제로 미래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신규 투자는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달라진 시장 환경을 받아들이는 에코프로의 자세다. 과연 에코프로는 높아진 위상에 앞서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을까.
일단 청사진부터 확실히 내놨다. 향후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량을 71만톤(t)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등 '양극재 공동체'의 독립 경영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보다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수장도 새로 뽑았다. 송호준 전 삼성SDI 부사장을 영입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내부에선 벌써부터 글로벌 전문가 출신인 송 대표의 일처리를 두고 '역시 삼성 출신은 다르다’는 평가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구성원들은 이미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한 에코프로 관계자는 "양극재 한우물만 파서 어엿한 대기업이 된 사례가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언젠가 분명히 삼성이나 LG 등 힘 있는 곳들과 동등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의 비전은 시장 관계자들을 위한 단순 화젯거리를 넘어선다. 그들에게도 지금의 회사가 미래가 바꿀 '게임체인저'로 보이는 것이다. 에코프로는 최근 올해 예상 매출액을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현시점 가장 대기업다운 포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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