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7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브라질 농축대두단백(SPC) 생산기업 CJ셀렉타(CJ Selecta) 지분 매각을 철회했다. 2023년 10월 미국 곡물기업 번지(Bunge)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CJ제일제당은 "거래 선행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불투명해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며 "매각 작업을 지속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지분 100%를 확보하는 데 4500억원을 넘게 들였다. 2017년 경영권 지분 56% 인수를 위해 브라질 완전자회사(CJ Latam)에 2340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2019년 기존주주 보유지분 10%를 485억원에 사들였다. 2023년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코파펀드 보유지분 34%도 1739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매각이 백지화되면서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CJ셀렉타 실적을 고려하면 매각의 적기였다. 2023년 237억원, 지난해 122억원으로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원재료인 대두 가격 상승과 SPC 수요 감소가 겹쳤다. CJ제일제당으로서는 지원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SPA 내용대로라면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지분 66% 매각으로 4805억원을 손에 쥘 예정이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미국 냉동식품 제조사 슈완스(Schwan's Company) 사례처럼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을 보여줬다. 반대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사례처럼 과감한 지분 매각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현금을 일시에 대량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CJ셀렉타 지분 매각이 종결됐다면 매각 대금을 투자 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다 수폴스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만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여기에 소요될 자금만 각각 7000억원과 1000억원이다. 새로운 조달 전략이 요구될 수 있다.
CJ셀렉타에 대한 지급보증도 안고 가야할 부담이다. 지난해말 CJ셀렉타 차입금에 대해 CJ제일제당이 제공하고 있는 지급보증 한도금액은 2573억원으로 실제 실행금액은 1103억원이다. CJ제일제당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지급보증(이행보증 제외) 합산 한도금액은 5조7898억원으로 이미 별도 기준 자기자본(5조2711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사업 부진 극복과 사료사업 수익성 개선, 해외 시장 확대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있다. 다행히 올해는 대두 가격 하락과 SPC 수요 정상화로 CJ셀렉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도 있다. CJ제일제당이 CJ셀렉타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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