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아이테크, 돌아선 FI와 불편한 동거 '표 대결' 수순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 '소액주주'와 맞손, 12%대 지분율 보유…주총 앞두고 돌발변수
신상윤 기자공개 2023-03-14 08:31:3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오스크 전문기업 '씨아이테크'가 재무적 투자자(FI)였던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대표는 소액주주가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 소송에도 합세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사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표 대결도 예상된다. 이 대표가 과거 다수의 상장사 M&A에 관여했던 점을 고려하면 씨아이테크 대응 전략에도 눈길이 쏠린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씨아이테크는 8일 소액주주 김성환 외 10명이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과 관련한 법원 심문기일에 참석했다. 소액주주는 임시 의장을 통한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 5인 선임과 김대영·임채성 사내이사 해임 등의 안건을 다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눈길은 지난 7일 소액주주에 보조참가인으로 합세한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에 쏠린다. 헌터하우스는 지난해 11월 씨아이테크 9회차 전환사채(CB) 30억원 규모를 매수한 FI다. 같은 날 이 대표도 장내에서 2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매수하며 씨아이테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헌터하우스 25%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씨아이테크가 만기 전 취득했던 CB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액주주와 일부 뜻을 같이해 '단순 투자'였던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고 씨아이테크 경영진에 날을 세웠다. 헌터하우스를 통해 보유하던 9회차 CB도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을 12.13%로 끌어올렸다.
법원 판결에 달렸지만 이달 중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 씨아이테크로선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씨아이테크 이사회 구성원 중 김종서 사내이사와 오인열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씨아이테크 최대주주는 2013년 2월 이래 '씨엔씨기술(20.11%)'이 지키고 있다. 소액주주와의 갈등도 이례적이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한 정기 주주총회가 아닌 임시 주주총회를 통한 표 대결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결집을 위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 보조참가인으로 이 대표는 소액주주가 요구하는 안건 가운데 일부는 주주총회 상정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 관계자는 "씨아이테크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이유가 없는 데도 문제를 키웠다"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다투겠다는 것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권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와 소액주주는 씨아이테크의 보수적인 IR 활동과 저평가된 주가 등에 직간접적인 경영 참여로 변화를 주겠다는 목표다. 최근 코스닥 상장 유지가 결정된 관계사 '협진'과 같은 호재성 이슈에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경영진의 전략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장에선 FI에서 경영권을 위협하는 주주로 올라선 이 대표에게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넘나들며 다수의 상장사 투자와 경영 등에 관여하며 자본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이력으론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세미콘의 '반짝'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에이티세미콘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더에이치테크 외 2인'을 최대주주로 정정하자 신주 발행 무효 소송 등으로 입장차를 드러냈다. 다만 법원이 소송을 기각한 상황이다.
에이티세미콘 이전에는 코스닥 상장사 광무의 경영진으로 활동했다. 2021년 11월 광무의 최대주주가 '스트라타조합'으로 변경될 때 주요 출자자(13.84%)였던 이 대표는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광무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또 코스닥 상장사 상지카일룸의 사내이사, 유가증권 상장사 '이엔쓰리(현 이엔플러스)' 사내이사로도 근무했다. 코스닥 상장사 리더스기술투자도 이 대표의 주요 포트폴리오다.
2019년 5월 제미니투자(현 리더스기술투자)는 100억원 규모 5회차 CB를 '씨엘투파트너스2호조합'에 발행했다. 당시 투자조합 대표로 그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이 투자조합은 이듬해 6월 제미니투자 5회차 CB 일부를 '리더스페이스'에 매각하는데, 이 법인도 그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이때 제미니투자 5회차 CB를 일부 매수한 '나이콤'이란 법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나이콤은 이 대표가 현재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씨아이테크의 100% 자회사다.
키오스크 사업을 영위하는 씨아이테크는 소액주주 및 주요주주와의 갈등 상황이 벌어진 데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씨아이테크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선 드릴 수 있는 얘기가 아직 없다"며 "추후 공시 등을 통해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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