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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농협은행, 리스크전문가 반채운 이사 발탁중앙회 인물 선임 관행 탈피…은행 독립성 확대 시사

김형석 기자공개 2023-05-17 07:26:4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이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반채운 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비상임이사로 발탁했다. 이는 농협은행의 최고 의사결정에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측 인사를 배치해왔던 과거 사례와 달리 은행 경력이 풍부한 반 이사를 선임하면서 농협은행의 독립성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김준호 비상임이사 후임으로 반채운 전 부사장을 선임했다. 반 전 부사장은 이사회 내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와 보수위원회에 참여한다.

반 전 부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의 리스크관리부문장(CRO)을 맡은 인물이다.

1964년생인 그는 2011년 농협중앙회 리스크관리부 팀장을 맡은 뒤 2012년 신경분리로 출범한 농협은행의 초대 총무부 팀장을 맡았다. 2016년에는 농협은행 음성군지부장을 지냈다. 이후 농협중앙회로 복귀해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 국장을 거친 뒤 농협은행에서 카드신용관리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농협 내에서 리스크관리와 기획부문에 특화된 인물이다. 농협의 종합기획부는 재무·회계·전략 등을 총괄하는 부서로 각 부서의 업무조율을 담당한다. 다양한 부서의 사업적 니즈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농협은행이 이사회 멤버로 반 신임 이사를 발탁한 데에는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여신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리스크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0.34%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0.3%를 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5대 은행 중 상승폭과 수치 모두 가장 악화했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04%포인트 오른 0.30%를 보였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02%포인트 상승한 0.24%였다.

일각에서는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은행 경력이 풍부한 인물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농협은행의 이사회 멤버는 지난해 말까지 총 9명이었다. 은행장과 상근감사위원, 수석부행장 등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 비상임이사 2인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이중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퇴임하면서 수석부행장 몫의 사내이사직이 없어졌다. 지난해 말 선임된 박병규 수석부행장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지 않는다.

농협은행 비상임이사에는 대부분 중앙회장 및 중앙회 핵심 요직을 거친 인물을 발탁해왔다. 농협은행의 비상임이사직을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전달되는 '통로'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실제 농협은행 비상임이사 대부분은 중앙회 또는 중앙회장 인물로 채워졌다.

지난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김준호 비상임이사의 경우 농협은행 수석부행장(2012년)을 역임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경력은 중앙회와 경제지주 소속이었다. 김 전 이사는 중앙회 내에서 △경기 신용부본부장 △경기 신용사업본부장 △오산화성시지부장 △경기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상무) △남해화학 부사장 등을 지냈다. 특히 그는 경기 화성 출신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같이 경기 출신으로 이성희 중앙회장 인맥으로 불린다.

김 전 이사의 전임자였던 박철현 비상임이사의 경우 중앙회 성남지부장, 금융기획부장을 거쳐 상무직까지 수행했다. 현 비상임이사인 신형철 이사는 감문농협 조합장을 역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은행 경력이 풍부한 반 전 부사장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한 것은 그만큼 이사회 내에서도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반 신임 이사가 리스크관리 능력과 더불어 재무·회계·전략을 총괄하는 종합기획부 출신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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