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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자체 구조조정 나선 SK플래닛 '숨은 효자'[SK스퀘어]⑦사업부·투자지분 매각 몸집 줄이기…배당여력 추가확대 가능성

이민호 기자공개 2023-06-02 07:39:21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6: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스토어와 11번가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SK플래닛은 SK스퀘어의 자금지원 필요성을 줄이면서 배당도 지급하는 효자로 거듭났다. 여기에는 사업부 매각과 인적분할로 몸집을 줄이면서 투자지분 매각을 병행하는 자체 구조조정 과정이 주효했다.

주식발행초과금 전입 등 이익잉여금 확대여력이 충분한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회복된다면 SK스퀘어에 대한 배당기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사업부 매각·인적분할 몸집 줄이기…자체 구조조정으로 재무건전성 제고

SK스퀘어는 지난해 5909억원의 배당수익을 품에 안았다. 핵심 자회사 SK하이닉스가 3565억원으로 가장 높은 배당 기여도를 나타냈다. 의외의 기여도를 나타낸 곳이 플랫폼사업을 담당하는 SK플래닛이었다. SK플래닛은 케이넷문화컨텐츠투자조합을 탈퇴하면서 배당받은 1824억원 규모 크래프톤 주식(108만5600주)을 현물배당한 것 외에도 5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그동안 SK플래닛은 배당에 소극적이었다. SK플래닛이 배당을 지급한 것은 2015년 중간배당(2339억원) 이후 7년 만이다. SK플래닛은 별도 기준 2019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전환한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말 자본총계가 2071억원으로 높지 않지만 부채비율이 84.4%로 100% 아래로 하락해있어 SK스퀘어 연결 기준 재무건전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부채총계 1749억원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성격의 예수금 1023억원이다. 여기에 차입금이 없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건전성은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SK플래닛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배당까지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자체 구조조정에 힘쓴 덕분이다. 최근 수년간 SK플래닛은 몸집을 줄여왔다. 2016년 3월 플랫폼사업과 티스토어(T-store)사업(현 원스토어)을 인적분할하고 4월 LBS사업과 휴대폰 인증 부가서비스 사업을 인적분할했다. 2017년 7월 베네피아 사업 양도와 10월 광고대행 사업부문 물적분할 이후 지분전량 매도가 이어졌다. 특히 2018년 9월 11번가 사업부문 인적분할은 몸집이 크게 축소되는 계기가 됐다.

SK플래닛이 배당여력을 마련한 데는 2020년 4월 무상감자로 결손금을 보전한 영향이 크다. 2019년말까지만 해도 결손금이 1조769억원에 이르렀는데 액면가액을 기존 500원에서 150원으로 감액한 자본금 247억원과 주식발행초과금 일부인 1조522억원을 결손금 보전에 이용했다. 이에 따라 2020년말 이익잉여금이 53억원이 되면서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다. 이익잉여금은 배당재원이 된다.

◇여전히 부진한 영업활동현금흐름…투자지분 처분으로 보강


2019년부터 EBITDA가 꾸준히 흑자를 달성 중이지만 운전자본 부담을 상쇄할 만큼 흑자폭이 크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여전히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자본총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SK스퀘어는 자회사로 편입한 2021년 11월 이후 SK플래닛에 자금을 투입한 사례가 없다. 여기에는 SK플래닛이 자체적으로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비경상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 힘쓴 점도 한몫했다. 지난해 SK플래닛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외에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포함되는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의 처분 항목이 1024억원이었다. 반면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의 취득 항목은 94억원에 그쳤다.

SK플래닛이 지난해 2월 SK엠앤서비스 지분 100%를 피에스앤마케팅에 매각하면서 720억원을 수취한 것이 대표적이다. 피에스앤마케팅은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다. 이외에 미국 소재 100% 자회사 SKP아메리카(SKP America)를 청산하기도 했다. 다만 SK플래닛이 출자사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21년 150억원을 출자해 유방암 진단기기 개발업체 베르티스 지분 10%를 확보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SK플래닛은 리스부채 2억원을 제외하면 차입금이 없다. SK스퀘어의 자금지원 필요성이 불거지지 않았던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2021년 4월 SK그룹이 SK스퀘어 인적분할 계획을 처음 발표할 때 원스토어, SK쉴더스, 콘텐츠웨이브,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의 상장(IPO) 계획을 명시했지만 SK플래닛은 빠져있었다.

지난해말 SK플래닛은 기타불입자본 내 주식발행초과금이 2792억원, 이익잉여금이 2155억원이다.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경우 배당재원은 4947억원으로 늘어난다. SK플래닛에 대한 SK스퀘어 지분율은 98.65%다. 나머지 1.35%는 SK플래닛 자사주다. 이 때문에 SK플래닛이 배당을 지급할 경우 SK스퀘어가 온전히 해당 배당을 내재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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