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VC 협업 스타트]3년만에 열린 벤처조합 확대, 선구자 면면은③코어운용·수성운용 등 다른 노선 눈길
이명관 기자공개 2023-09-18 08:15:47
[편집자주]
자산운용사가 벤처캐피탈(VC)과 함께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진 새롭게 제정된 벤처투자법과 자본시장법,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령 간의 이해상충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다 올해 관련법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길이 열렸다. 자산운용사입장에선 활용할 수 있는 비히클이 늘어난 셈이다. 더벨은 이번 법 개정에 따른 운용 전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0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의 벤처조합 겸업은 6월부터 가능해졌다. 다만 단독으로는 할 수 없다. 기존 창투사 라이선스가 있는 벤처캐피탈과 공동 운용 형태로 해야 한다. 물론 자산운용사가 직접 창투사 라이선스를 받아 내부조직으로 두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창투사는 금융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운신 폭을 오히려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벤처조합 결성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자산운용사로선 우회로를 확보한 셈이다.◇일찌감치 시장 발들인 '코어운용'
자산운용사의 벤처조합 겸엄에 가장 앞장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시장에선 코어자산운용을 꼽고있다. 이미 코어자산운용은 침체됐던 사모펀드 시장의 돌파구로 벤처조합을 점찍고 발을 들여놨다. 자산운용사 중 가장 처음으로 벤처캐피탈과 조합을 결성했던 곳이다.
코어자산운용이 처음으로 벤처조합을 결서한 시기는 2020년 10월이다. 퀀텀일구이무제1호를 69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그리고 이듬해 4월 '퀀텀일구이무 제2호'를 결성했다. 결성액은 50억원이다. 손을 잡은 벤처캐피탈은 퀀텀벤처스였다.
당시 시기적으로 라임사태 이후 신규 사모펀드를 결성하기 어려웠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탓에 판매사(증권사)와 수탁사(은행) 모두 신규 펀드에 손사래를 쳤다. 비상장사 등 대체투자를 위한 헤지펀드는 신규 조성에 대한 거부감이 한층 더 심하다.
코어자산운용은 대안으로 벤처조합으로 눈길을 돌렸던 것이다. 당시 신규 조성이 어려운 헤지펀드 환경에서 벗어나 성장 여력이 큰 비상장투자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카드란 평가가 뒤따랐다.
주목할 점은 연이어 결성한 벤처조합이 모두 프로젝트 펀드였다는 점이다. 통상적인 블라인드 펀드가 아니었다. 퀀텀일구이무제1호는 2차전지 장비기업 엔시스에 투자했다. 2호는 에듀테크 기업인 ㈜아이스크림키즈에 투자했다. 이들 중 퀀텀일구이무제1호는 이미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마쳤다. 멀티플 기준 3.5배 정도로 추산된다.
코어자산운용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춰 운용 펀드를 세분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는 하우스다. 이렇다 보니 펀드 결성액이 100억원 언저리다. 코어자산운용의 이 같은 운용방식은 맞춤형 프로젝트 딜에 투자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동시에 작을 펀드결성액에 따라 기대수익률도 높다는 이점이 있다. 이 같은 경험치를 기반으로 시장에 코어자산운용이 이번 겸업 허용으로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하우스로 꼽히고 있다.
◇창투사 자진 반납 수성운용
수성자산운용은 벤처조합에 가장 관심이 많은 운용사 중 하나다. 선구자격으로 봐도 무방하다. 브릿지폴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브릿지폴-수성 벤처투자조합 1호'를 2021년 5월 결성했다. 120억원 규모로 시리즈B 이상부터 프리IPO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됐다.
주목할 점은 해당 펀드 결성이후 수성자산운용은 곧바로 창업투자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사실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벤처조합 결성 후 준비작업에 돌입, 이듬해 2월 창투사 자격을 얻었다. 전문사모 운용사인 수성자산운용의 창투사 라이선스 획득에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시장에선 비상장사 투자를 확대하려는 자산운용사의 창투사 자격 획득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변수가 발행했다. 이미 공동운용(Co-GP)하던 신기술투자조합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으면서다.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류에 따르면 창투사는 금융기관 지분을 취득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신기술금융사는 금융회사로 분류된다.
수성자산운용은 해당 조항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창투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신기술조합을 공동운용하는 경우 운용 주체별로 일부 지분을 투자해 펀드를 결성한다. 수성자산운용도 공동운용 펀드에 지분을 출자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보면 창투사 라이선스를 획득했을 때 수성자산운용은 11개 신기술조합을 꾸리고 있었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도 창투사가 금융기관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신기술조합에 공동운용 목적으로 출자한 경우라면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수성자산운용은 고심끝에 창투사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창투사 자격을 유지하는 것보다 신기술투자조합 Co-GP 펀드 결성을 통해 이어나가는 게 회사 차원에서 이득이 될 것을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벤처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길이 생긴 셈이다. 따라서 라이선스를 취득할 정도로 큰 관심을 가졌던 수성자산운용으로선 벤처조합 결성에 다시 관심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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