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설 1년]등급 하방 압력, 시장 신뢰도 회복 '과제'⑥신평3사 A+ 아웃룩 개선 요건 제시, 실적유지·재무부담 해소 관건
정지원 기자공개 2023-12-04 15:58:28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준 지 1년이 됐다.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던 롯데건설은 시장에 번진 유동성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동안 고군분투했다. 계열사로부터의 자금차입, 대규모 펀드 조성 및 자구 노력 등을 이어왔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발생했다. 특히 그 사이 바뀐 재무구조에 이목이 쏠린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은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로 내몰렸다. 지난해 말 신용평가사 3곳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갈 수 있게 된 셈이다.롯데건설이 A+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PF 우발채무 부담 해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공사 진행에 따른 실적 유지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아직 5조8500억원, 부채비율은 230%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실적 측면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비교적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위기 일단락에도 불확실성 지속, 안정적→부정적
지난해 12월 신용평가 3사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나란히 변경했다. A+ 등급은 유지했지만 아웃룩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향후 시장 및 회사 상황에 따라 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사는 현재까지도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등급 전망이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직후 내려가진 않았다. 대신 롯데건설에 지원을 결정한 계열사 대부분은 등급 전망이 하향했다. 다만 롯데건설은 계열사의 지원 의지가 평가 요인으로 반영되면서 안정적 아웃룩을 유지하는 듯 보였다.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대응 능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건설 경기였다. 연말이 되면서 단기 자금시장 내 불안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 경기 악화 등으로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롯데건설의 경우엔 재무 부담도 증가한 터라 등급 전망 하락이 불가피했다.
◇재무부담 완화, 안정적 실적 달성 '필수'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아웃룩이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되려면 실적 유지와 더불어 무엇보다 실질적인 재무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양호한 입주 및 분양실적, PF 우발채무 및 외부차입 부담 해소 등을 꼽았다. 부채비율 및 영업이익률 등 지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비슷하다. 상향 조정 검토 요인으로 분양 경기 개선으로 영업현금흐름이 흑자를 지속하고 PF 우발채무 규모를 고려한 실질적 재무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먼저 재무지표 측면에서 롯데건설은 지난 1년 동안 PF 우발채무 규모를 1조2000억원가량 덜어낸 상태다. 다수 개발사업의 본PF를 성사시킨 영향이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우발채무 감축폭이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PF 우발채무가 5조8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자금보충 사업장의 본PF 전환을 통해 우발채무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서초 헌인마을 본PF를 성사시키고 내년 초에도 다수 개발사업의 착공 및 분양을 목표하고 있다.
차입금 및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의 개선은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메리츠증권 펀드의 상환 여부에 달려 있다. 롯데건설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 규모는 2조630억원이다. 233%를 기록 중인 부채비율도 해당 자금을 갚으면 20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상환을 결정한다고 해서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롯데건설은 기존 현금 보유량에 더해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670억원이다.
실적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수익성 지표가 악화했지만 그 폭이 건설업계 내에서 큰 편은 아니다. 롯데건설의 3분기 말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아직 5%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등급 전망 상향 조정 검토 요인으로 꼽은 영업이익률 4% 이상도 유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현금흐름이 흑자일 것을 주문했는데 롯데건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945억원에서 올해 3분기 760억원으로 돌아섰다.
수주잔고도 넉넉한 편이다. 롯데건설의 3분기 말 연결기준 계약잔액은 45조4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600억원보다 3.3% 감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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