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만 1년…디앤오, 리츠 진출 늦어진 배경은 LG계열사, 연내 AMC 인가 신청…그룹 자산 유동화 니즈 적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목적
정지원 기자공개 2024-09-27 07:41:1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계열사 디앤오(D&O)가 내년 초부터 리츠 사업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을 검토해 왔다. 1년 만에 준비 작업을 거의 마친 셈이다.그룹 자산 유동화 목적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리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운-탑' 방식의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어 리츠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그룹이 보유 중인 오피스 외에도 외부 자산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디앤오가 올해 안에 리츠 AMC 인가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설립인가를 신청하면 3개월 정도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연말에 설립인가 작업에 착수하면 내년 초에는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했다. 이에 따라 AMC 설립인가 전에 받아야 했던 예비인가 절차가 사라졌다. 예비인가에 2~3개월, 설립인가에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최대 절반으로 기간이 단축된 셈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부터 LG그룹 계열사가 리츠 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업의 주체는 계열사인 디앤오다. 디앤오는 LG의 100% 자회사다. 레저 및 자산관리(AM·Asset Management) 사업 부문을 갖고 있다.
디앤오는 그간 리츠 사업 진출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아왔다. 리츠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국토교통부로부터 AMC 설립인가를 받아야 한다. 크게 △자기자본 70억 이상 △상근 자산운용전문인력 5인 이상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 외에도 투자 가능 물건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리츠 사업 검토부터 준비, 영업까지 1년 이상 시간을 투입하게 된 셈이다. 통상 다른 스폰서 리츠보다 출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디앤오 내부에서 포트폴리오 확장 목적으로 리츠 사업을 고민하는 가운데 그룹에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다운-탑' 방식으로 의사소통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반면 다른 스폰서 리츠들의 출시는 그룹에서 주도할 때가 많았다. 그룹의 자산유동화 목적과 신사업에 대한 니즈가 합쳐졌을 때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때는 속도감 있는 AMC 설립이 가능했다. AMC 설립 전부터 유동화 대상 자산 즉 리츠의 기초자산이 잠재적으로 결정돼 있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기업 그룹 스폰서리츠는 5개사 정도로 추려진다. SK그룹의 SK리츠, 롯데그룹의 롯데리츠,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삼성fn리츠, 한화금융그룹의 한화리츠 등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을 통해 스타필드 하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세계스타리츠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상장은 내년에 추진한다.
LG그룹으로선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른 그룹처럼 신규 투자 등을 위한 재원 마련이 급하지 않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상 LG그룹의 투자부동산으로 △트윈타워 △가산동사옥 △광화문사옥 △서울역빌딩 △강서사옥 △아트센터·디스커버리랩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디앤오는 외부 자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엔 이화자산운용이 매각하는 마포구 상암동 소재 '드림타워' 매각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드림타워는 LG헬로비전의 본사로 쓰이고 있는 오피스다.
디앤오는 부동산 서비스 관련업을 영위하던 자회사를 매각한 뒤 포트폴리오가 줄어든 상태였다. 이번 리츠 사업 진출을 통해 부동산 투자운용 및 개발로 영역을 확장을 노리고 있다. 리츠 사업은 AM사업부 황준오 전무 지휘로 추진되고 있다.
디앤오는 2002년 LG유통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회사다. S&I코퍼레이션 이름으로 영업하다가 2022년 중 S&I건설(현 자이C&A)와 S&I엣스퍼트(현 S&I코퍼레이션)을 매각하면서 지금의 디앤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S&I엣스퍼트는 디앤오가 간판을 바꿔 달자 S&I코퍼레이션 이름을 가져갔다.
S&I코퍼레이션(구 S&I 엣스퍼트)은 2021년 디앤오(구 S&I코퍼레이션)에서 시설관리(FM·Facility Management) 사업부가 떨어져 나온 뒤 독립 경영에 나선 회사다. 현재는 자산관리(PM·Property Mangement), 임대관리(LM·Leasing Management) 등으로 영역을 넓혀 놓은 상태다. 디앤오는 S&I코퍼레이션 지분 60%를 맥쿼리PE에 매각하고 나머지 40%를 아직 보유 중이다.
디앤오 관계자는 "현재 리츠 AMC 설립을 검토 중인 건 사실이지만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유니클로 살린 정현석, 아울렛 경쟁력 강화 '뉴 미션'
- 한세예스24홀딩스, 이래AMS 출자로 재무 부담 '경감'
-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글로벌 성장' 전략 가속화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AK홀딩스, 'ROE 10%' 달성 방안은
- 롯데쇼핑, '인천 개발사업' 자회사 합병 배경은
- '공무원' 떼내는 메가스터디교육, 재무 영향은
- 교촌F&B, 첫 무상증자 배경 '실적 자신감'
- BGF리테일, '지주 전략가 수혈' 본업 체질개선 집중
- 한샘, '고객관리' 자회사 대표에 전략기획실장 배치
- [대상웰라이프는 지금]미뤄진 '중국 합작법인' 설립, K-건기식 돌파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