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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리딩 로이어]"분업 속 협업, 케이스별 맞춤 자문 수행"최진석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정지원 기자공개 2024-10-04 08:13:27

[편집자주]

부실채권(NPL) 시장의 양적 성장이 가시화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빠르게 정리하라는 압박도 시작됐다. 덩달아 주요 은행권의 NPL 채권 매각 횟수도 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NPL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금 주요 로펌의 전문 변호사들을 만나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부터 부동산 거래 및 금융 관련 법률자문 수행 역량을 키워왔다. NPL 거래는 부동산건설부문이 아닌 기업금융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업보다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엔 부동산금융팀 소속 최진석 변호사(연수원 30기·사진)가 있다. 그는 고려개발의 10년 워크아웃을 함께 겪은 인물이다. 특히 PF 사업장 매각과 프로젝트 재구조화 전문가로 통한다.

최 변호사는 율촌의 최대 경쟁력으로 협업 시스템을 꼽았다. 율촌은 6개 부문 내에서도 세부팀을 나눠 각 변호사의 전문 역량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더해 각 케이스마다 필요한 전문가를 배치해 자문 수행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NPL 거래에서도 기업금융부문과 부동산건설부문을 비롯해 송무부문, 구조조정팀 등이 힘을 합치고 있다.

◇'8년 워크아웃' 고려개발 정상화 공신

최 변호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율촌에 입사했다. 그 여파로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도 2010년대 초반까지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내 건설사 중 40개가 넘는 회사들이 워크아웃, 법정관리, 부도·폐업을 겪었다. 쌍용건설, 동문건설, 금호산업, 신동아건설, 벽산건설 등이 당시 워크아웃을 경험한 곳들이다.

고려개발도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 중 한 곳이다.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최 변호사가 법무자문을 맡았다. 입사 4년차의 주니어 변호사였지만 대규모 부동산 거래·금융 자문, 건설사 도산·기업구조조정 등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셈이다. 고려개발은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의 계열사로 이후 삼호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는 DL건설로 거듭났다.


최 변호사도 고려개발 워크아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커리어로 꼽았다. 그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문을 맡았다"며 "워크아웃 졸업에만 8년이 걸렸으니 10년 가까이 자문을 수행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고려개발이 갖고 있던 PF 사업장을 매각하는데 특히 어려움이 있었다"며 "시공사 측 자문 담당으로서 차주 시행사와 대주 금융기관 사이에서 협의점을 만들어 가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개발이 정상화될 때까지 약 10년을 함께했다. NPL 거래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부실사업장 매각, 프로젝트 재구조화, 구조조정 등 위기를 맞은 건설사와 그 사업장에서 파생할 수 있는 전 업무를 경험했다는 의미다. 최 변호사와 율촌의 자문이 뒷받침된 결과 고려개발은 워크아웃을 촉발했던 용인 성복지구 PF 사업장을 2018년 매각할 수 있었다. 이듬해 말에는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회사 합병의 기틀을 마련했다.

최 변호사는 "건설사의 워크아웃은 다른 제조업체들의 워크아웃과 성격이 매우 다르고 자문 난이도가 훨씬 높다"면서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어떻게 정상화시킬 것인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비슷한 자문을 수행해 봤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태영건설 자문도 일부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용산구 동자동 빌딩 개발사업 매각도 최 변호사가 금융자문을 맡았던 건이다. 쌍용건설의 떠안아야 하는 PF 우발채무 규모만 2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 빌딩이 2300억원 수준에 매각되면서 쌍용건설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최 변호사는 NPL 매각을 제로섬 게임에 비유했다. 그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제한적인 재원을 누가 갖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당사자들간 의견 조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최악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그보다 더 이익을 얻는 구조로 거래 조건을 정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자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 내 6개 부문 협력…전문성·효율성 강점

율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조직간 유연한 합종연횡에서 비롯된다. 총 6개 부문 △기업·금융(CF) △건설부동산 △공정거래 △조세 △IP&Tech △송무을 두고 있다. 최 변호사는 CF부문 산하 금융부동산팀에 소속돼 있다. 건설부동산부문은 회사를 운영 또는 사업을 수행할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법률 이슈를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CF 부문은 부동산 금융이나 거래에 초점을 둔다.

같은 맥락에서 부동산 NPL 거래는 CF부문의 기업부동산팀에서 맡고 있다. 최 변호사를 포함해 18여명의 전문가가 함께 한다. 최 변호사는 "NPL 거래 시 건설부동산부문은 물론이고 CF부문 내 금융규제팀과 M&A팀, 조세부문, 공정거래부문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F부문과 송무부문을 아우르는 별도의 구조조정팀이 있는데 최근 구조조정팀이 건설사의 도산·구조조정 관련 자문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해당 팀과도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금융 관련 법률자문 난이도가 훨씬 올라간 점을 언급하면서 율촌의 협업 시스템의 강점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 사업 주체들의 계약서가 더 촘촘하게 짜여지게 됐다"며 "그만큼 이해관계도 더 첨예하기 때문에 케이스 하나하나가 분쟁 없이 지나가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율촌에선 케이스별로 필요한 부문과 팀 내 전문가들이 투입되는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협업 사례로 PF 사업장의 공매를 성사시킨 건을 꼽았다. 최 변호사는 "가장 최근 진행 건이라 구체적인 사명 언급은 어렵지만 차주 측 사업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대주 측이 신탁 부동산을 공매한 사례가 있다"며 "차주의 공매 중지 가처분을 막는 게 과제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당시 건설부동산부문, 송무부문과 함께 일하면서 한 사건에서도 분업을 통해 전문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부동산 NPL 시장에 대해서는 "(섣불리 전망하긴 어렵지만) 본 PF를 일으키지 못한 브릿지론 사업장들이 한계에 있는 건 맞다"며 "지금까진 수개월씩 만기를 연장해서 버텨왔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조도 부실사업장을 정리하는 쪽으로 간만큼 추가 자금 투입이 없을 시 자연스럽게 매각에 들어가는 사업장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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