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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엔터에서 하이브와 '불편한 동거' 계속 이수만 전 총괄 풋옵션 행사로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확대, 연결고리 더 늘까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11 09:14:3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가 하이브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카카오와 하이브의 ‘불편한 동거’ 양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에게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하이브의 영향력 확대는 달가울 수 없다. 카카오그룹과 하이브는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을 펼친 사이다. 더욱이 하이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사업에 있어서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이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금전적으로나 사업적으로 얽히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배당금의 상당금액을 하이브와 나눠갖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또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에 대한 권리를 내세워 사업적으로 실리를 취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이브, SM엔터 지분 더 확대…배당금도 카카오와 '나눠 갖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이 7일 12.6%로 확대될 전망이다. 종전 8.81%에서 3.79%p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풋옵션을 행사하는 데 따른 결과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6만8948주를 1043억원에 팔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이 전 총괄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은 모두 하이브에게 넘어간다. 지난해 2월 이 전 총괄은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풋옵션 행사 관련 조건을 넣었다.

하이브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분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분 19.11%를 보유해 현재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하이브와 지분 격차는 종전 10.3%에서 6.51%가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카카오그룹의 지배력이 약화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지분 21.76%를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그룹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40%가 넘는다.

그러나 카카오그룹에게 하이브의 지분 확대는 반가울 수 없다. ‘불편한 동거’나 다름없어서다. 카카오그룹은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하이브와 치열한 공개매수 대결을 벌여 승기를 잡았지만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카카오그룹은 이후 사법리스크에 휘말려 그룹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거둔 수익을 온전히 누릴 수도 없다. 당장 SM엔터테인먼트의 2023년도 주주환원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2023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52%를 주주환원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1200원씩 모두 281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동시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150억원어치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배당금으로 카카오그룹은 114억원을, 하이브는 25억원을 받게 된다. 또 자사주 소각으로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배당금이 수년 간 누적되는 데다 하이브의 지분이 더 늘어난다면 앞으로 하이브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하락으로 카카오그룹과 하이브 둘다 평가손실을 내긴 했지만 마냥 손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는 중장기적으로 2023년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카카오엔터-SM엔터-하이브, '협력' 계속…하이브 목소리 커질까

사업에 있어서도 하이브와 관계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에게 독립경영을 보장하며 사업적 시너지만 추구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하이브보다 많은 돈을 투입했지만 누리는 이점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는 사업에 있어서 경쟁 구도를 띠고 있다. 세 기업 모두 음원을 중심으로 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영위하며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팬덤 플랫폼 사업에 있어서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선두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디어유, 하이브는 위버스컴퍼니를 통해 각각 ‘버블’, ‘위버스’ 등 플랫폼을 운영하며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월 하이브 위버스에 주요 아티스트 입점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버스에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입점한 것은 경쟁사의 팬덤 플랫폼에 힘을 더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며 “버블과 위버스의 수익구조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은 타깃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이런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인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도 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관계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입성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협력과 관련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하이브의 지분 확대로 이런 기조가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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