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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약속문 톺아보기]아킬레스건 '소비자 보호' 의지 피력, 실효성은 의구심③국내 이커머스 업계 가품 관리 '고심', 고도화된 장치 마련 필요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2 07:55:32

[편집자주]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기업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 침투력을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중국 커머스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중장기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진정성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더벨은 사업보고서 분석을 통해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에 던진 메시지와 사업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리바바그룹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소비자 보호 문제 해소를 위해 팔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한국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태생적 한계에 따라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됐다. 특히 '가품 문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브랜드 신뢰도 하락뿐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 생태계 전체를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에 변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을 폐쇄하고 수백만 개의 위조 상품을 삭제했다. 소비자 불만 해결을 위해 고객 서비스 센터를 세우고 환불 약속을 발표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개시한 것은 긍정적이나 더 고차원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정부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5일부터 2024년 3월 7일까지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에서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 판매 상점 5000개를 폐쇄했다. 182만4810개의 위조 상품 의심 건을 삭제했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한국의 브랜드(블랙야크, 마르디메르크디, 마틴김, 삼성, 뷰티 오브 조선 등)가 지식재산권 보호를 받았다고 알리바바 측은 밝혔다.

42개의 한국 브랜드 소유자로부터 제출된 138개의 지식재산권 증명서를 받은 상태다. 알리바바 측은 "브랜드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며 "알리바바는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 소유자가 함께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는 위조 상품 의심으로 인한 한국 소비자의 환불 요청을 4만2819건을 받았다. 이 중 4만2476건의 주문에 대해 환불을 진행했다. 343건은 아직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 향후 소비자 보호 강화 계획도 발표했다.

고객 서비스 핫라인(다이렉트 전화상담)을 공식 오픈하고 한국 고객 서비스 센터에 300명의 서비스 전문가를 채용할 계획이다. 직구 상품은 90일 이내 사유 없이 반품이 가능하며 100% 환불을 약속했다. 소비자가 환불을 신청한 후 24시간 내에 심사를 완료해 1-7 영업일 이내에 환불금을 입금한다. 100억원 규모로 소비자 보장 전용 기금을 설정해 소비자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알리바바가 소비자 보호 계획을 발표했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감은 못 얻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단 가품 문제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모두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고도화되고 있는 가품 판매자들을 걸러 내고 있지만 100%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쿠팡의 경우 IP Legal 팀과 Trust & Safety 팀을 구성해 법무 검토 및 위조상품 방지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운영시스템 구축했다. 불법 행위를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적 조치를 진행한다. SSG닷컴도 자체 개발한 AI 기반 솔루션을 통해 판매 상품의 법규 위반 여부나 허위 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G마켓도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한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판매 상품의 매매 불가 상품 판매를 사전 예방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가품 관리는 아직 1차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랫폼에 입점 되지 않은 브랜드명을 검색하면 '어떤 항목도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키워드를 다르게 검색하면 관련 가품이 목록에 나온다.

예를 들어 '나이키'라고 검색을 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지만 '나이X'라고 검색하면 관련 가품이 보인다. 만약 나이키 정품을 매입한 판매자 입장에서도 검색어가 차단되기 때문에 판매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가품 관리를 위해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 차원 더 발전한 방안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찾아내서 상품을 삭제하고 가품 판매상점을 폐쇄해도 우회해서 판매를 계속하기 때문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며 "알리익스프레스의 가품 관리 방안은 기존에 하지 않던 것을 시작한다는 것에는 의의를 둘 수 있지만 특별하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실상 처음부터 가품을 만들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품이나 초저가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소비자도 있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막기도 힘들 텐데 알리익스프레스가 어떤 전략을 펼쳐 나갈 지 궁금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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