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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총 돋보기]'상폐 위기' 엠벤처투자, 주주 해명 '안간힘'"GCT 상장 후 사업보고서 공시 제안도…6월 내 재감사 진행 위해 노력"

구혜린 기자공개 2024-03-29 16:29: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고 국내 톱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선임해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보완자료를 만들고 있다. 재감사 일정을 정하는 건 회계법인의 권한이나, 최대한 빨리 감사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거래재개는 단지 일정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우리 목표는 6월 안에 재감사가 진행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엠벤처투자가 소액주주들에 상장폐지 위기 배경과 앞으로의 과정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엠벤처투자 주주들은 엠벤처투자 최대 자산인 GCT세미컨덕터의 뉴욕증시 상장일이 확정됨에 따라 주가 급등 꿈에 부풀어있었다. 그러나 상장 약 1주 전인 지난 19일 엠벤처투자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는 벼락같은 소식을 들었다. 일각에서 '고의적 상폐'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엠벤처투자에 충분한 해명과 해결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엠벤처투자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이비스 앰배서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엠벤처투자 최대주주가 수앤파트너스로 변경된 이후 처음 열린 주총이다. 엠벤처투자는 주총 개회에 앞서 참석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소액주주연대에서 보내온 위임장을 계수하는 데 약 1시간20분이 소요된 데 따른 조치였다. 소액주주연대에서 보낸 위임장은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GCT 재평가 왜?…"합병계약 밸류대비 낮춰잡아"

엠벤처투자 주주들은 △코스닥 거래 정지된 이유 △거래 정지 해제 관련 노력 및 목표 시점 등에 대해 질의했다. 엠벤처투자는 최근 지정감사 회계법인 삼덕회계법인으로부터 2023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엠벤처투자의 주된 자산은 지난 27일 뉴욕증시에 상장된 GCT세미컨덕터인데 이 공정가치평가의 적절성을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게 주 이유다.

의장인 심성보 엠벤처투자 대표(사진)는 의견거절이 갑작스러웠다며 3월 초중반의 상황을 설명했다. 심 대표는 "(회계법인에) GCT세미컨덕터 지분 관련 외부 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뉴욕증시에 조만간 상장이 될 것이므로 우리가 제출한 평가 근거는 의미있는 숫자라는 걸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21일이 사업보고서 발행일이었는데 19일 4시40분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우리가 의견거절 대상이 됐음을 통보받았다"며 "우리와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전처럼 GCT세미컨덕터 공정가치를 낮춰 감사를 받는 안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10년 넘게 엠벤처투자에 투자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주주는 "엠벤처투자는 과거 거래정지를 당했을 때에도 GCT 공정가치를 낮춰 대규모 적자를 보고서라도 감사법인과 조율을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았다"며 "어차피 GCT 상장은 예정된 수순이었으니 회계법인이 받아들일 만한 공정가치를 제출할 수도 있었을텐데, 적정 의견이 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상황에서 거절이 난 이유가 도대체 뭔가"라고 물었다.

심성보 대표는 이에 대해 "공정가치란 무조건 숫자를 낮춘다고 해서 회계법인이 받아들이는 게 아니며 그에 대한 근거를 제출해야 한다"며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 자료를 근거로 제출,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게 그 가격(1주당 3.5달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양쪽 전문가의 의견충돌이 있던 것"이라며 "심지어 곧 (GCT세미컨덕터가) 상장이 되니 일주일만 지연공시를 하자는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에 대한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GCT세미컨덕터 투자를 진두지휘한 홍성혁 전 엠벤처투자 회장이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뉴욕증시 상장이 확실시 된 게 작년 11월3일 스팩합병 계약을 한 때인데 그 때 1주당 밸류가 3.69달러였다"라며 "외부 평가법인은 보수적으로 평가해 1주당 가격을 3.5달러로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법인은 우리에게 GCT 밸류에 대한 향후 추정치까지 요구했다"며 "미국 상장을 할 때는 추정치가 절대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이에 대해서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재개 후 주가 걱정…"주식 소각 다방면 검토"

거래재개 이후 주가 흐름이 우려스럽단 지적도 이어졌다. 한 소액주주는 "엠벤처투자는 투자회사인데 투자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며 "회계사 출신이 즐비한 전문가 집단이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이번 이슈로 시장 자체에서 낙인이 찍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지금도 사실상 동전주인데 거래 재개가 되더라도 주가 방어가 되겠나 싶다"며 "IR 활동을 강화하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엠벤처투자는 거래정지와는 무관하게 계획된 투자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겠단 입장이다. 또 엠벤처투자 주주 대부분이 기관이 아닌 개인주주로 이뤄져 있어 거래 재개 이후 IR을 강화하겠단 의지도 밝혔다. 심 대표는 "기존에 홀딩했던 투자 안건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전엔 GCT 하나에 집중돼 있었으나,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을 대상으로 한 회사의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주주가 주주환원책으로 주식 소각을 건의하기도 했다. 엠벤처투자의 작년 말 기준 유통 주식 수는 보통주 1억1396만6542주에 달한다.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여러 차례 진행하다보니 회사 규모에 비해 유통주식 수가 지나치게 많단 지적이다. 한 소액주주는 "감자를 한 번 했는데도 시가총액 대비 주식 수가 너무 많다"며 "소액주주에겐 배당을 통한 이익은 별 도움이 안 되니 소각에 무게를 두고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심성보 대표는 유통 주식을 줄이는 게 최대 고민 중 하나라고 응했다. "현재 배당 재원은 없고 GCT 엑시트를 해서 재원을 마련하고 회사가 누리는 혜택을 조금이라도 나눠드릴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각을 전문가 집단과 고민 중"이라며 "회사 규모 대비 유통 주식 수가 많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고,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질의응답 이후 엠벤처투자 주주총회는 집결시(오전 10시)를 훌쩍 지난 12시에 시작됐다. 보통결의사항 특별결의사항 모두 결의가능한 주식 수가 모였으며 △재무제표 승인의 건 △감사의 선임(거래재개에 도움되는 이를 선임키로 해 후보자 교체) △정관 일부 변경('황금낙하산' 조항 삭제) △이사 보수 한도 △감사 보수 한도 △임원 퇴직금 지급 건이 모두 원안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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