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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세코닉스, 상폐위기에 혹독한 군살빼기 '건전성 회복'②과도한 투자, 해외법인 적자 치명타…고금리에 상환 집중 '성공적 결과'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05 13:08:15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코닉스는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며 차량용 카메라 렌즈 매출이 확대된 결과다. 불과 3년 전 과도한 차입과 해외 법인 부실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점은 감안하면 말 그대로 '환골탈태'다.

그동안 실적 개선으로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흑자 기조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고금리 시대 불어난 차입금을 줄이는 데 집중하며 총차입금 규모를 3년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재무구조 회복으로 향후 안정적인 경영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

◇눈덩이 불어난 부채 '시한폭탄', 코로나 악재에 터지다

세코닉스는 2021년 3월 전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을 받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사업연도 감사의견으로 '비적정'을 부여받게 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거래소는 해당 기업의 이의 신청을 받고 기업심사위원회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위기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폴란드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프로젝션 모듈 생산업체 에스지(SG)를 인수하며 200억원 넘는 지출이 발생했다. 동시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공장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베트남 2공장 건립으로 베트남법인의 렌즈 생산능력은 월 600만대에서 1200만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빚을 내면서 벌려 놓은 사업들은 어렵게 흘러갔다. 폴란드법인과 에스지가 적자를 냈고 이듬해에는 베트남 2공장이 낮을 수율로 원가부담이 높아졌다. 이들의 영업이익 감소와 순손실은 연결로 반영됐다.

부채도 늘고 실적마저 악화되자 그만큼 재무 부담은 커져갔다. 2017년 세코닉스의 총차입금은 2015년 말 697억원에서 2년 만에 1235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중 단기차입금은 587억원, 장기차입금은 459억원으로 2년 전보다 약 두 배 늘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자랑하던 기업이 한 순간에 위기로 몰린 셈이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장 셧다운을 반복하며 연간 17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치명타를 맞았다. 지속적인 투자에도 중국과 폴란드,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손실 여파가 컸다. 늘어난 부채 탓에 이자 비용만 50억원 넘게 지출하며 위기를 키웠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세코닉스는 이의신청을 통해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그 결과 문제가 됐던 2020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으로 '적정'을 받아 제출했다. 거래소는 세코닉스를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했고 그 해 9월 13일 주권 매매거래가 재개됐다. 거래가 정지된 지 166일 만이었다.


◇3년전 위기에서 '환골탈태', 40% 이상 줄인 차입금

세코닉스는 2021년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2021년부터는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며 차량용 카메라 렌즈 매출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세코닉스는 차입금을 가장 먼저 갚아나가기 시작했다.

해외법인 투자로 2020년 말 1575억원까지 늘어났던 총차입금을 차츰 줄여나가며 작년 말 기준 891억원까지 낮췄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907억원에서 712억원으로으로 감소했다. 장기차입금은 77억원에서 이후 18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작년 말 157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장기차입 비중을 늘렸다. 차임금의존도는 31.2%, 부채비율은 131.6%로 안정권에 진입했다.

세코닉스는 그동안 사모채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차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왔다. 2021년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는 작년 전액 조기 상환했다. 장기차입금 가운데 1년, 2년 내로 상환해야 하는 자금은 각각 115억원, 39억원이다. 2년 이상은 3억원으로 재무적인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개선된 실적은 재무구조 회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회사의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는 464억원으로 2020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작년 96억원에 그쳤지만 2021년부터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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