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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경영권 분쟁]자력으론 한계, 구지은 부회장 FI 찾아 나서나장녀 지분매입에 수천억 필요, IPO 조건으로 투자유치 시나리오 거론

변세영 기자공개 2024-04-30 08: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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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3년 만에 다시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명진씨 대립 구도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장녀 구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막고 본인을 이사로 올렸다.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주요 쟁점과 진행 방향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의 이사회 파워가 막강해 졌다. 두 사람은 합산 지분이 60%에 육박하는 만큼 경영권을 매각해 현금화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이때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카드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최후의 카드 중 하나로 구지은 부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 장녀인 구미현 씨의 지분을 사오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2022년 지분가치 1조 거론, 실적 호조로 2조대로 ‘훌쩍’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아워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재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아워홈 지분을 현금화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현재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한다. 이어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는다. 기타 지분이 1.89%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을 합하면 60%에 육박한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의 지분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당초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매각 움직임을 보인 적 있다. 당시 두 사람 지분 합산 거래가는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는데 최근 아워홈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가치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은 1조9835억원. 영업이익은 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8.1%, 영업이익은 무려 75.7%나 증가했다.

구지은 부회장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와 컨설팅업계의 시각이다. 배당금을 올려 장녀 구미현 씨 설득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통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장녀가 원하는 건 지분 현금화다.

◇재원 마련 방안 고심, FI 찾아 추후 엑시트 모색 거론

현재 차녀 구명진 씨와 구지은 부회장이 하나의 연합전선으로 움직이는 만큼, 장녀 구미현 씨의 주식만 확보하면 도합 60% 지분율을 완성해 경영권 매각을 막을 수 있다. 관건은 재원 마련 방안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배당금이다.

최근 10년간 아워홈의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결산배당 42억원, 2016년 68억원, 2017년 74억원, 2018년·2019년 171억원, 2020년 775억원, 2022년 30억원, 2023년 60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지분율에 대입하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구지은 부회장은 296억원, 구명진 씨는 281억원을 각각 수취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배당금은 15.4%를 원천징수를 떼고 종합소득세까지 물려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은 이보다 월등히 적다. 종합소득세 최대 세율 45%다. 즉 두 자매의 자력만으로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장녀의 지분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최후의 보루로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는 방안이 꼽힌다. 일례로 구지은 부회장에게 우호적인 FI가 장녀의 구미현 씨 지분(19.28%)을 매입하면 경영권 통매각은 막을 수 있다. 이후 FI 투자금은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해주는 방법이 있다.

2000년 LG유통에서 분리·독립한 아워홈은 그간 상장 의사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다. 장기간 남매간 경영권 다툼으로 내부적으로 불안정했고, 코로나 기간 실적에 큰 타격까지 입으면서 수익성 회복을 1등 과제로 삼았다. 다만 최근 들어 업황이 최고조에 이르고 경영분쟁까지 격화된 만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IPO를 통해 구주매출을 일으켜 교통정리를 하는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구지은 부회장이 배당확대 등 당근책으로 장녀를 설득한다고 해도 미봉책이고 결국 시점이 언제가 됐든 지분을 정리해야 대장정이 끝날 것”이라면서 “구 부회장이 회사와 경영권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외부 자금유치가 가장 고려대상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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