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는 지금]재무 지표 안정화, 배당 재개 '시기상조'②그룹차원 재무 개선 노력 가시화, 결손금 털었지만 미처분 잉여금 '적자'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19 07:30:17
[편집자주]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대표주자 에뛰드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사태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후 적자가 지속되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의 노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지난해 그룹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낸 효자로 거듭났다. 더벨은 반등에 성공한 에뛰드의 전략과 재무 상황을 짚어보고 중장기 사업 방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뛰드가 재무구조 안정화에 성공하며 한층 더 내실을 다졌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그룹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에 따라 기초 체력을 향상시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채널 다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이익이 쌓이기 시작했다.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증가하며 배당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흑자 기조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당분간 배당보다는 자본재분배를 통한 수익 창출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차입금비율 마이너스 전환, 유상증자·무상감자 효과+순이익 증가
에뛰드의 2023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은 83.5%로 집계됐다. 327.5%를 기록했던 2022년 대비 244%포인트(P) 감소했다. 자본 총계가 커진 영향도 있지만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의 노력으로 부채 총계가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도 60.10%에서 마이너스(-)35.9%로 전환됐다.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에뛰드는 2013년 3000억원대 매출을 찍으며 화장품 로드숍 전성시대를 누렸지만 중국 사드 배치 이후 타격을 받으며 매출이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2018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누적된 적자는 결손금 확대로 이어졌다. 2020년 에뛰드의 자본총계는 -65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한때 캐시카우 효자 역할을 했던 에뛰드가 경영난에 빠지자 아모레퍼시픽그룹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금 곳간이 빈 에뛰드를 위해 그룹의 정기 예금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운영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에뛰드는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차입한 현금을 바탕으로 임대료나 제조협력사 대금지급 등에 투입했다.
에뛰드의 차입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80억원에서 2019년 2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63.9%에서 362.6%로 급등했다. 2020년 320억원, 2021년 410억원으로 차입금이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담보로 설정한 금액은 약 600억원 규모였다. 모회사의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를 만나며 상황이 악화됐다. 결국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유상증자 카드를 들었다.
2022년 10월 말 에뛰드는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아모레퍼시피그룹이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실탄을 지원했다. 이보다 앞서 무상감자 후 소각 작업도 추진했다. 자본금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담당이 보유하고 있던 개인 지분도 소각됐다.
이 과정을 거치며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00% 자회사로 개편됐다. 두 달 후 유상증자까지 진행하면서 발행 주식 수 600만주, 자본금은 300억원이 늘었다. -237억원 규모였던 자본 총계가 플러스(+)로 전환되는 효과를 거뒀다.
2022년 말 기준 자본 총계는 102억9780만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순이익을 쌓으며 자본총계가 231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도 일부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그룹 차원의 재무 개선 효과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손금→이익잉여금 전환, 미처분 잉여금 적자폭 축소 집중
2023년 말 기준 에뛰드의 이익잉여금은 6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이 지속되며 2021년부터 이익잉여금 계정은 결손금으로 전환된 상태였다. 2021년말 기준 결손금은 108억7700만원이다. 2022년 마이너스 규모를 66억원대까지 축소시키더니 지난해 결손금을 털어내고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익잉여금은 자본의 구성요소다. 상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법정적립금과 기업이 임의로 유보하는 이익인 임의적립금, 전년도에 활용되지 않은 이월잉여금과 당해 순이익으로 구성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 등 크게 3가지 계정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자본으로 유보된 이익으로서 배당여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잉여금이 쌓이면서 배당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생긴다. 에뛰드는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것은 아니지만 30억원~50억원대의 배당을 한 이력이 있다. 실적이 고꾸라지기 시작한 2017년부터 배당이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당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배당 재원인 '미처분 이익잉여금(미처리 결손금)이 2018년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641억8337만원이다. 당분간 미처분 잉여금 적자폭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에뛰드가 채널 다변화 등으로 2년 연속 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재무 지표가 안정화됐지만 그룹 차원에서 당장 배당을 통해 수익을 쌓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굳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오스템임플란트 볼트온' MBK-UCK, 브라질 임플란트 3위 업체 인수
- '주주환원 강화' 케이카, 1분기 실적 주목
- 가보지 않은 길 'ARC' 셀비온-앱티스 맞손, 독성에 도전
- [여전사경영분석]BNK캐피탈, 순익 반등에도 수익성 제고 과제 여전히
- [은행경영분석]권재중 BNK금융 CFO 첫 성적표 'CET1 12%대' 진입
- 마이금융파트너, 신계약 성과에 2년째 매출 급증
- [여전사경영분석]문동권식 수익다변화 전략 적중…신한카드, 순익 회복 시동
- BNK캐피탈, 상임감사에 김상대 전 금감원 국장 선임
- [은행경영분석]우리은행, 기업금융 명가 재건 '중기 대출' 강화에 달렸다
- DGB금융, '대구은행장 후계자' 육성 작업 본격화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공사 재개' 기대감 CJ라이브시티, 이사회 전열 재정비
- [바이어 人사이드]노브랜드, 본업 경쟁력 강화 히든 '조커' 등극
- [바이어 人사이드]"공간의 한계가 오프라인의 강점, 상품력으로 연결"
- [바이어 人사이드]고물가·왕서방 '이중고' 유통가, 품질·가격 잡기 '사활'
- 삼양그룹, 알짜 계열사 엔씨켐 IPO 준비 본격화
- [통합 이마트 출범]트레이더스와 매입 조직 일원화, 바잉 파워 승부수
- [thebell desk]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과제
- [에뛰드는 지금]외형 확장 전략 본격화, '글로벌·온라인' 승부수
- 꿈비 박영건 대표, 첫 콜옵션 카드 손에 쥘까
- '200억' 실탄 조달 꿈비, 적자에도 투심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