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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약·바이오 포럼]K-바이오의 글로벌 도전 '먼저 찾고 두드리고 공개해라'[패널토론]국내외 전문가 '오픈 이노베이션' 강조, 투명한 정보 공유 등 조언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30 08:06:2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위기로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K-바이오 업계. 여전히 어려운 시기지만 반등에 대한 희망은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서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이 과거와는 다르자는 점에 주목된다. 해외 진출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 중인 국내 기업 행보 역시 눈에 띈다.

◇국내외 전문가들 "한국 바이오, 성장 가능성·잠재력 충분"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본 한국 신약개발 경쟁력 그리고 협업방안'을 주제로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엔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 십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총괄 의,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가 참석해 개별 발표 후 토론 시간을 가졌다. 사회는 윤사중 존스홉킨스대 생명정보학부 겸임교수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 투자자들도 한국 바이오기업의 기술을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했다.

왼쪽부터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 십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총괄, 윤사중 존스홉킨스대 생명정보학부 겸임교수,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

행사 마지막 순서인 토론 및 질의응답(Q&A) 시간에도 한국 바이오기업의 관심사는 그래서 '어떻게' 해외 기업과 파트너링을 해야 하는 지에 몰렸다. 지금보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기업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안도니안 의장은 "양사의 목표와 비전이 맞다면 당연히 협업은 이뤄지게 돼 있다"며 "정확하게 회사가 어떤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개발 단계나 투자 현황 등과 관련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사실정보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파마벤처스도 같은 의견이었다. 토론에 참여한 독스 부사장도 투명한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사업개발(BD) 자문사로서 한국 기업과 일을 해보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만 다 오픈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정보가 제한적이면 논의가 진행될 수 없기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에서 맨파워, 즉 좋은 팀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도 나왔다.

독스 부사장은 "기업의 철학과 논리가 투자자와 잘 맞는지, 아이디어가 훌륭한지 등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도 비중 있게 보는 요소"라며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게 중요한 만큼 팀이 최고면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독스 부사장은 상대의 눈높이를 잘 파악하고 최대한 다양한 파트너사와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계약 상대방이 흥미롭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해서 이것이 바로 텀시트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며 "데이터를 업데이트함으로써 계약이 더욱 진척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상대방이 계약 논의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온다고 해서 한 곳하고만 얘기할 게 아니라 최대한 여러 기업을 동시에 만나 논의하는 협상 스킬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허 대표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바이오텍도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일갈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왜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지 물어보면 창업주가 혼자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을 큰 리스크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많이 존재하지만 정책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격차 극복할 핵심 전략 '오픈 이노베이션'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글로벌 기업은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반면 국내 400여개 제약기업, 1000여곳 바이오벤처의 모든 R&D 비용을 다 합쳐도 4조원이 안 되는게 우리 현실이다. 인수합병(M&A)나 기술수출 성과는 한 기업에 귀속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는게 아니냐고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오픈 이노베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플래그십이나 파마벤처스와 같은 글로벌 외부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도니안 의장은 "실제 경영부터 사고방식까지 모두 글로벌 수준이 돼야 한다"며 "단순하게 기업공개(IPO)가 기업의 목표가 돼서는 안되고 이를 넘어 빅 글로벌 챔피언이 되겠다는 열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독스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지 않는다면 국내 시장에만 국한된 작은 산업으로 남게 되고 미국·중국·일본 세 나라가 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을 걸릴 수 있지만 한국은 충분한 글로벌 역량을 갖췄기에 좋은 기술을 발굴함과 동시에 지속해서 혁신기술을 세계에 노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 또한 "바이오산업은 하나의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국내에 우수한 과학기술을 가진 바이오텍이 굉장히 많은데 이들을 묶어서 힘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선에 가능하면 경쟁이 너무 치열한 영역보다는 희귀질환처럼 적은 돈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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