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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HLB, 조단위 매출 '돈버는 신약' 자신감은 결국 '임상데이터'2027년 매출 2조대 제시, 출시 3년차 점유율 50% 달성 자신

차지현 기자공개 2024-05-17 08:08:2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는 신의 영역이다. 3개월 내 흐름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1년, 2년, 3년을 놓고 보면 결국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쪽으로 수렴한다. 적어도 내가 영업점 투자자 소통(IR)에 나선 이 시점의 주가는 HLB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지난달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에서 진행한 투자자 대상 IR에서 한 말이다. 진 회장은 작년 11월부터 전국 증권사 영업점을 순회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약 5개월간 영업점 25곳을 발로 뛰었다.

전국 영업점을 도는 내내 그가 강조한 건 회사의 최종 목표가 '리보세라닙'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획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국내 기업 처음으로 항암 신약 미국 진출에 나선 HLB의 꿈은 훨씬 크고도 원대하다. 리보세라닙만으로 연간 2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나아가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7년 매출 2조4022억 제시, 상업화 염두 행보 눈길

매출 2조4022억원, 영업이익 2조469억원. HLB가 리보세라닙만으로 오는 2027년 벌어들이겠다고 제시한 금액이다. 올해 FDA 승인을 받은 뒤 즉각 상업화를 추진해 발매 3년 차에 간암 시장 50%를 점유하겠다는 구상이다. 2029년부터는 3조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85%가 넘는다. 미국 판매 시 리보세라닙 예상 약가는 월 2만달러에서 2만5000달러 수준이다. 반면 예상 매출 원가는 월 145원에 불과하다. 매출 원가가 낮은 만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목표는 회사가 기대하는 숫자일 뿐 실제 달성한 성과가 아니다. 아직 리보세라닙의 허가가 결정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소 무모해 보이는 추정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업계는 실현가능성보다는 HLB가 '상업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자체 개발 신약으로 돈을 버는 건 불가능으로 여겨졌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총 8개다. 이 가운데 유의미한 매출은 올리는 제품은 연간 2700억원가량을 벌어들이는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정도가 유일하다. 이미 마케팅 등 선제적 상업화 준비를 마치는 등 일찍이 어떻게 돈을 벌지를 고심 중인 HLB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배경이다.

◇경쟁약 대비 높은 효능 및 통제가능 부작용 강조

하지만 짚고 넘어갈 건 있다. HLB가 정말 리보세라닙만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까.

관건은 5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지다. 현재 글로벌 간암 시장에서 판매되는 치료제는 넥사바, 렌비마, 아바스틴+티쎈트릭, 임핀진+임주도가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아바스틴+티쎈트릭이 52%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임핀지+임주도가 25%로 그 뒤를 잇는다.

회사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엔 데이터가 있다. △생존기간 최대 연장 △우월한 유효성 △출혈 고위험 환자군에 투여 가능 △발병 원인과 무관한 치료 효과 네 가지를 마케팅 파워 요소로 꼽았다.

먼저 리보세라닙은 시판 간암치료제 중 가장 긴 환자 생존기간을 기록했다. 2022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투여군의 생존기간은 22.1개월이었다. 기존에 승인된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생존 기간이 긴 로슈의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병용요법 19.2개월 대비 생존기간을 크게 늘렸다.

환자의 간기능 정도(ALBI 1·2등급)에 상관없이 효과를 보이고 출혈 고위험 환자군에도 처방 가능하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간암 1차 치료에서 환자 간기능에 따라 다른 효능을 내는 아바스틴 등 기존 항암제와 달리 리보세라닙은 환자 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에서 일관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기존 치료제서 나타나는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이 리보세라닙에서는 통제 가능한 점을 내세운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의 주요 부작용은 고혈압과 높은 간 수치, 수족 증후군 등으로 위장관 출혈 등 출혈 빈도가 낮고 출혈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혈중 반감기가 아바스틴은 20일인 반면 리보세라닙은 11시간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간암 1차 치료제 처방 트렌드가 티로신 카이나제 억제제(TKI Inhibitor) 단독요법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분위기"라면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임상에서 높은 효능을 보였고 부작용도 통제가능한 수준인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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