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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카카오' 계열 편입 '기폭제', 그룹 지원 속 폭풍 성장②'카카오벤처스'로 브랜드 강화, 계열사 출자에 민간LP 더해져 AUM 볼륨업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08 15:14:37

[편집자주]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카카오는 플랫폼을 장악하며 대기업집단으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급속도로 커진 덩치만큼이나 카카오에 쏠리는 시선도 따갑다. 잇따른 계열사 기업공개(IPO) 추진은 ‘쪼개기’ 논란으로 이어졌고, 공격적인 내수 위주의 사업 확장은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았다. '카카오식 성장 방정식'이 도전에 직면한 지금 계열사 카카오벤처스의 존재감이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는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하다. 잠재력 있는 초기기업을 발굴하며 벤처투자 시장에서 활약해 온 카카오벤처스가 중요해졌다. 더벨은 CVC 가운데 중량감 있는 하우스로 자리매김한 카카오벤처스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미래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뒤흔든 '빅딜'로 떠들썩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모바일 플랫폼 신화를 써내려간 카카오와 국내 포털서비스 업체 다음이 합병을 발표한 것이다. 포털과 모바일서비스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인터넷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카카오가 밟은 다음 스텝은 '그룹화'였다. 카카오를 중심 축으로 지분구조를 새로짜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벤처기업 100개 키우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투자한 벤처기업을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시키거나 매각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주역인 케이큐브벤처스(카카오벤처스) 또한 이때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각 계열사의 사명을 통일하기 시작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인지도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데 매력적인 요인 중 하나다. 외부 자본을 적극 유치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불려 온 '카카오식 성장 방정식'을 고도화하는 행보였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이를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펀딩에 나설 수 있었다. 카카오 브랜드를 활용해 유한책임출자자(LP)를 모집하며 투자재원을 확충했다. 선배 기업(카카오)이 출자자로 직접 참여하고, 투자는 물론 창업 경험과 경영 노하우까지 전수해 LP 신뢰가 두터워졌다.

◇카카오 계열사 편입, 정책·민간 LP 적극 유치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변곡점을 맞이한다.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났다. 2015년 3월 김 창업주는 3년간 보유하고 있던 케이큐브벤처스 지분 전량을 카카오에 넘겼다. 이때 책정된 가격은 55억5100만원이다. 액면가보다 10% 정도밖에 높지 않다.

카카오 측은 케이큐브벤처스 인수와 관련해 "거래금액은 외부평가기관을 통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평가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 100개 키우기'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만든 벤처캐피탈이었던 터라 김 창업주가 개인적 차익을 노리지 않고 회사를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변화는 김 창업주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벤처기업 지분을 속속 정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그는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포도트리의 지분 28.6%를 카카오에 매각하기도 했다. 실제 포도트리는 2018년 카카오페이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브랜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카카오벤처스는 손바뀜 이후 곧바로 펀드레이징에 돌입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설립 이후 최대 규모 펀드 '카카오 디지털콘텐츠 펀드(3호)'를 조성했다. 총 341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 펀드다.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와 산업은행이 출자한 정부 출자금 90억원, 민간 자본 241억원으로 구성됐다.

석달 뒤에는 300억원 규모의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4호)'를 결성했다. 300억원 규모로 카카오가 단일 출자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하우스는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지 1년 만에 AUM이 1056억원으로 불어났다. 계열사 편입 이전, 2012년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115억원), 2013년 카카오 청년창업펀드(300억원)를 결성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LP 구성은 다채로워졌다.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기관을 아울렀다. 2017년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며 '케이큐브 NEO펀드(5호)'를 192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20억원을 출자했다. 시중 금융사를 비롯해 일반법인, 개인 출자자들이 펀드 결성에 자금을 보탰다.

같은 해 12월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6호)' 결성을 마무리했다. 760억원 규모로 출범 이후 결성된 여섯 개의 펀드 중 단일 최대 규모였다. KIF투자조합, 한국모태펀드, 우리은행 등 국내 대형 LP가 두루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등이 주주로 참여한 성장사다리펀드도 매칭투자자로 들어갔다. AUM은 204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카카오의 수차례 유증, 그룹사도 적극 출자

카카오 중심 지배구조가 완성되면서 계열사 간 깊은 출자관계가 만들어졌다. 카카오 미래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포트폴리오 팔로우온(후속투자)에 주력하면서다.

대표적 사례로, 카카오벤처스는 2017년(사명 변경 전)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넵튠에 100억원 규모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를 활용해 넵튠이 발행한 보통주를 각각 299만 4012주씩 인수했다.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서 할인율 4%가 적용된 1670원이다. 또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조합’을 통해 두나무에 2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 당시 두나무는 증권 애플리케이션 카카오스탁 개발 및 운영을 맡고 있었다.


카카오 계열사로 펀딩과 투자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오던 중 쐐기를 박는 변화도 이뤄졌다. 2018년 3월 케이큐브벤처스는 사명을 카카오벤처스로 변경했다. 공식적인 사명 변경 이유는 '카카오 공동체로서의 브랜드 일관성 강화'였다. 당시 케이큐브벤처스가 사명을 변경하면서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는 모두 '카카오'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됐다.

사명 변경과 동시에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에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규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 지원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카카오 지원을 바탕으로 '카카오-신한 제1호 트나이트 투자조합'(308억원), '카카오 그로스해킹 펀드'(1044억원)를 차례로 결성했다. 카카오가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신한캐피탈, 한국성장금융을 비롯한 LP 참여도 이어졌다.

카카오 아이덴티티 강화와 함께 펀드레이징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카오 외 그룹사가 LP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2021년 '카카오 코파일럿 제1호'(323억원) 펀드를 결성했는데 카카오가 200억원, 그룹 내 인공지능(AI) 연구 전문 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이 23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벤처스도 운용사 출자금(GP커밋)으로 10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 유증에 참여해 현금 500억원을 출자했다.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후 카카오벤처스는 곧바로 '카카오 코파일럿 제2호'(304억원) 펀드를 결성했다. 카카오는 해당 펀드에도 20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벤처스는 GP커밋으로 100억원을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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