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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대신F&I '나인원한남', 순위 밀려도 화제성 '여전'대신금융그룹 첫 시행사업, 작년 배당수익만 1023억…분양가·감정가 최고가 주목

신상윤 기자공개 2024-05-13 08:03:43

[편집자주]

정부는 매년 1월 1일 기준 집값의 공시가격을 조사해 산정한다. 과세 목적이지만 대중의 관심은 어느 집값이 비싸냐에 쏠린다. 상위권에 이름 올린 공동주택 가운데 유명 건설사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그렇다면 상위권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누구일까. 더벨은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쪽으론 한강이 흐르고 북쪽엔 남산이 위치한 배산임수의 땅.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머리글이다. 최적의 입지에 위치한 나인원한남은 준공 이래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 하이엔드 공동주택에 명성을 일부 내줬지만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나인원한남을 개발한 디벨로퍼는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 대신에프앤아이(대신F&I)다. 옛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를 사들여 하이엔드 공동주택으로 탈바꿈한 대신F&I는 부동산 개발이 주력은 아니지만 나인원한남 성과에 힘입어 '춘천온의지구' 개발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디벨로퍼 영역에선 숨을 고르고 있지만 대신금융그룹과 시너지를 낸다면 언제라도 뛰어들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금융그룹 첫 시행업 '나인원한남', 공시가격 2~3위권 유지

국토교통부가 올해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에서 나인원한남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밀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면적 244㎡ 기준 공시가격 106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공시가격은 지난해 97억400만원과 비교해 증가했지만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에테르노 청담'이 등장하면서 순위는 한 단계 밀렸다.

나이원한남이란 단지명은 주소인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91에서 유래했다. 주소가 전 세계 유일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나인원한남(Nineone Hannam)'으로 명명된 가운데 단지 내에는 주거동 9개와 커뮤니티 시설 1개 등으로 지어졌다.

나인원한남은 옛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에 지어졌다. 용산 미군기지가 인접했던 이곳은 34년간 미군 가족들이 거주했던 주거 공간이다. 국방부가 소유했던 토지에 LH가 임대주택을 건설해 미군에 임대했던 곳이다. 미군기지 이전과 맞물려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로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서울의 강북과 강남을 연결하는 한남대로를 접한다는 장점과 교통 및 교육, 의료시설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최적의 입지로 평가됐다. 경매 끝에 낙찰받은 새 주인은 대신금융그룹의 대신F&I다. 입찰 최고가인 6242억원을 써내면서 부지를 확보한 대신F&I는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와 합심해 하이엔드 공동주택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신금융그룹이 부동산 시행업에 뛰어든 것은 나인원한남이 처음이다.

▲나인원한남 전경. /출처:에이앤유건축사사무소 홈페이지

대신F&I는 2016년 7월 100% 자회사인 디에스한남(현 대신프라퍼티)을 설립해 나인원한남 개발에 나섰다. 대지면적 6만677.2㎡, 지하 4층~지상 9층의 9개 주거동은 총 341세대가 공급됐다. 설계는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와 글로벌 건축디자인회사 SMDP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조경 설계엔 세계적 명성을 지닌 사사키 요우지가 참여했다.

시공사로는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공급하면서 고급 주택시장에 뛰어들었던 롯데건설이 맡았다. 나인원한남은 대기 경계부에 버퍼존(buffer zone)이라 불리는 완충지대를 만들어 입주민의 사생활을 보호했고, 모든 세대가 넓은 테라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근 이태원상권과 한남동상권으로 연결하는 단지 구성으로 접근성도 높였다.

◇대신F&I, '나인원한남·춘천온의지구' 이후 잠잠…디벨로퍼 배당 수익은 쏠쏠

나인원한남은 2019년 11월 준공해 그해 연말 입주를 시작했다. 다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나인원한남이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으로 책정하자 HUG가 분양보증을 거절한 것이다. 이에 대신F&I는 나인원한남을 일반 분양이 아닌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비용도 적지 않았지만 하얏트호텔 스위트룸을 빌려 프라이빗 홍보를 진행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던 대신F&I로선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임대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을 택했다. 결국 입주 2년 만인 2021년 나인원한남은 분양으로 전환했다.

토지 매입부터 입주 이후까지 많은 화제를 양산했던 나인원한남은 최근 법원 경매에서 역대 최고 감정가인 108억5000만원(전용면적 244㎡)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나인원한남을 공급한 대신F&I는 본업보다 부동산 사업에서 더 큰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나인원한남의 시행 주체인 대신프라퍼티는 입주를 시작한 2019년 임대료 수익이 47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듬해 883억원 상당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분양 전환을 시작한 2021년부턴 임대료 수익이 404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분양분이 매출 외 수익으로 인식되면서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로 급증하는 효과를 봤다.

대신프라퍼티의 누적 경영실적을 보면 성과는 뚜렷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액은 1520억원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4730억원 상당이다. 누적 순이익은 2812억원에 달해 지난해 100% 모회사인 대신F&I는 배당금으로만 1023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대신F&I는 나인원한남의 성공에 가려 큰 빛을 보진 못했지만 지구단위 개발사업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대신F&I의 본업인 NPL 시장에서 사들였던 춘천온의지구 개발사업이 주인공이다. 대신F&I는 시행주체인 '디에이치씨개발'을 통해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등을 공급했다. 2018~2021년 사이에 누적 분양수익만 5000억원이 넘는다.


나인원한남과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등 주택공급사업으로 큰 성과를 거뒀던 대신F&I는 대신금융그룹에서도 남다른 성장성을 보여줬다. 2018년까진 영업수익(매출액)이 2000억원을 밑돌았으나 주택사업과 관련한 수익이 반영되면서 2021년엔 962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대신F&I는 현재 디벨로퍼 영역에선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최근 많은 디벨로퍼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한 발 떨어진 채 관망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부동산을 포함해 NPL 투자에 전문성을 둔 만큼 온전히 떨어져있다고 볼 순 없지만 디벨로퍼로서의 위기완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다.

대신금융그룹 관계자는 "대신F&I는 나인원한남을 통해 부동산 개발의 모든 영역을 직접 수행해 사업 노하우 축적과 더불어 금융과 부동산의 시너지를 창출했다"며 "현재는 계획하고 있는 개발 사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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