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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KPX케미칼 최상위에 있는 오너 2세 양준영 회장 개인회사②CK엔터, 지주사 지배 '옥상옥 구조'...승계 과정서 지분 확대 역할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17 07:46:47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PX그룹의 중견화학사인 KPX케미칼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자산총액이 지주사인 KPX홀딩스보다 2000억원 이상(대비율 137.28%) 높다. KPX케미칼을 필두로 한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사업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한다. 이익 기여도는 무려 77%다. 그룹의 자동차 부품과 부동산 임대사업에서 난 적자를 거뜬히 메우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오너가→KPX홀딩스→KPX케미칼로 연결된 지배구조가 오랜 기간 유지됐다. 2010년대 들어 창업주인 양규모 KPX홀딩스 이사회 의장에서 장남 양준영 회장으로 그룹의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양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더 단단해졌다. 내부거래를 통해 키운 양 회장의 개인회사가 승계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KPX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분 49.63%를 가진 KPX홀딩스다. 오너가를 포함하는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51.07%다. 2대 주주는 지분 10.05%를 보유한 도요타통상이다. KPX케미칼의 전신인 한국포리올이 설립된 1974년 당시 일본 종합상사 도멘이 직접투자한 게 발단이다.


당시 KPX케미칼은 일본 화학사 산요 카세이로부터 PPG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도멘과는 PPG의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O)을 공급받는 협력 관계였다. 도멘은 2005년 도요타그룹에 인수된 이후 도요타통상으로 간판을 바꿨다. KPX그룹과 도요타통상의 협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KPX홀딩스는 오너가가 지분 47.90%를 쥐고 있다. 양 회장이 KPX홀딩스 지분 10.40%를 보유했고 양 의장 지분이 4.04%다. 특수관계인 중 양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CK엔터프라이즈(옛 삼락상사)가 가진 지분은 25.47%로 단일 주주 중 가장 높다.

CK엔터프라이즈는 1987년 3월에 설립된 기업이다. 2011년만 해도 CK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은 0.92%, 양 의장 지분은 23.81%였다. 이후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양 의장이 시장에 내놓은 지분을 양 회장 등 자녀들이 재매입하는 식으로 지분을 점점 늘려갔다.

동시에 CK엔터프라이즈를 통한 KPX홀딩스의 지배력을 확대 작업도 착착 진행됐다. CK엔터프라이즈는 2011년만 해도 연매출이 3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에 43억원, 2015년에 78억원 등으로 매년 빠르게 늘었다. KPX케미칼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 법인 비나폼에 수출하는 내부거래 덕분이었다. CK엔터프라이즈는 당시 다른 계열사 진양산업으로부터 PPG 수출 영업권을 무상으로 양도받아 사업을 영위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한 CK엔터프라이즈는 KPX홀딩스 주식을 조금씩 사들여 2016년 말 지분을 5.72%까지 늘렸다. 2017년에는 양 의장의 차남 양준화 사장(현 그린케미칼 대표이사)의 지분까지 매입해 지분이 10%를 돌파했다. 양 사장이 그린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분리에 나선 때다.

반대로 양 의장 지분은 점점 줄어들었다. 2019년 이후 KPX홀딩스 대표이사, 사내이사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양 회장은 2021년 말 부회장에서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KPX홀딩스와 KPX케미칼의 현 지분구조는 이때부터 고착화됐다. 양 의장은 현재 KPX홀딩스와 KPX케미칼, 진양홀딩스, 진양산업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하고 있다.

KPX케미칼의 지배구조는 객관적 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ESG기준원이 KPX케미칼에 책정한 ESG종합등급은 C였다. 지배구조 등급은 'C'다.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모두 C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2020년 'B'를 받은 이후 2021년 'C', 2022년 'D'로 매년 하락하다 작년에 한 단계 상승했다. D는 평가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ESG기준원은 기업의 지배구조보고서를 토대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등을 평가하는데 KPX케미칼은 이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아 준수 여부 측정 자체가 불가능했다.

KPX케미칼은 그간 본업에만 집중하느라 ESG등급 관리에 소홀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근래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제품 수출에 ESG등급이 걸림돌이 되자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KPX케미칼 관계자는 "ESG의 경우 그동안 잘 몰랐고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라며 "현재 ESG가 회사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인지한 상황이라 등급 개선을 위해 용역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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