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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거버넌스]쿠팡 초기 투자자, 김범석 꿈에 베팅하다⑥모두 해외자본, 김범석 美 네트워크 '바탕'…40억에서 3조원까지, 투자금 규모 대형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4-05-30 08:15:00

[편집자주]

신생기업의 다양한 거버넌스 출현을 얘기할 때마다 쿠팡이 거론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미국법인 지주회사, 차등의결권을 통한 창업주의 지배력 확보 등 지배구조 구축의 발자취마다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번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공정거래법상 총수 미지정을 계기로 쿠팡 거버넌스의 형태와 주주구성 및 지배구조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9: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어마어마한 적자 속에서도 뚝심을 잃지 않고 로켓배송과 같은 혁신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건 쿠팡의 비전을 믿고 지지해준 투자자들 덕분이었다. 물론 그들 역시 빛나는 안목 덕분에 커다란 투자차익을 안을 수 있었다.

쿠팡의 주요 주주들은 모두 해외자본으로 이뤄져있다. 창립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미국 내 투자자들과 네트워크가 많고 쿠팡의 사업이 워낙 굵직한 자금을 필요로 하다 보니 해외자금을 쓴 것으로 분석됐다.

쿠팡 사업도 미국법인에서 돈을 끌어오고 그 돈으로 한국법인이 비즈니스를 하는 형태다. 2010년 쿠팡의 전신 포워드벤처스는 애초에 미국회사인 포워드벤처스LLC의 한국지사로 설립됐다.

◇해외자본으로만 사업 꾸린 쿠팡...김범석 연고, 대규모 자금 조달 용이

쿠팡은 해외 자금으로 한국사업을 하는 곳이다. 초기엔 주로 미국 자본이 많았고 쿠팡이 점점 이름을 떨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인도 등 자본들로 투자자 저변을 넓혔다.

이는 김 의장이 미국에 연고를 둔 데 기인한다. 김 의장은 15세 때 현대건설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이민을 간 케이스로 미국 10대 명문 사립고 가운데 하나인 디어필드아카데미를 나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본사에서 2년 간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MBA)에 진학했다. 학업 도중 소셜커머스의 사업성을 확신하고는 중퇴 절차를 밟은 뒤 한국으로 건너가 창업한 게 지금의 쿠팡이다.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은 하버드 대학교 생활과 미국에서의 두 번의 창업(잡지사 커런트와 빈티지미디어컴퍼니) 및 엑시트 경험 , BCG 근무 등으로 쌓은 미국 인맥과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쿠팡 사업을 확장시켰다.

특히 쿠팡은 사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펀딩을 큰 규모로 하다보니 더더욱 국내 투자유치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특히 쿠팡이 초기 자금을 조달한 미국 VC들은 장기간 투자해 큰 수익을 내자는 철학을 지닌 곳이 많았다. 당시 국내 VC사들은 관행적으로 사업 초기 투자 조건으로 추후 상장을 내걸거나 경영에 간섭을 하는 일이 심심치않게 있다는 점도 쿠팡의 자금줄이 해외로만 꾸려진 이유로 꼽혔다.

◇42억원→3조원, 쿠팡 명성만큼 불어난 투자금


쿠팡 주요 주주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털(VC)이 초기 투자를 하고 후속 라운드에 외국계 대형 투자자가 참여하는 양상을 보인다.

시리즈A에는 파운더콜렉티브와 로즈파크어드바이저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두 회사는 2010년 막 설립된 쿠팡에 42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쿠팡의 가치는 1000만달러, 한화로 120억원에 불과했다. 파운더 콜렉티브는 쿠팡 상장 이후 ‘지금까지 투자한 수백 개의 기업 중 시총 50조를 넘긴 단 두 개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쿠팡’이라고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리즈B 때에는 매버릭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하버퍼시픽 캐피탈에서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헤지펀드 매버릭캐피탈과 실리콘밸리의 알토스벤처스 모두 중장기 투자를 통한 대형 엑시트가 주목적인 회사다. 쿠팡 입장에선 단기간 주주사들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이 없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데 도움을 받았다. 해당 라운드에서 쿠팡의 기업가치는 1500억원까지 올라왔다.

2014년 시리즈C단계부터는 조달 자금이 수천억원대 이상으로 올라갔다. 2014년 5월 세계 최대 규모의 VC인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1억달러(약 1026억원)를, 같은 해 11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약 3322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쿠팡의 숨겨진 조력자 그린옥스캐피탈과 크로스크릭어드바이저, 일루미네이트벤처스 등 미국 소재 VC사들도 쿠팡과 이 때 처음 연을 맺었다. 2015년엔 소프트뱅크가 10억달러(1조원)를 쾌척해 많은 투자자들이 쿠팡을 다시 보게끔 했다.

2018년엔 프리IPO를 진행하면서 블랙록, 피델리티, 웰링턴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로부터 4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적자가 1조원을 넘겼을 때였지만 많은 해외투자자들이 쿠팡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린옥스캐피탈은 2018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추가 투자가 계속 미뤄지는 상황 속에서 쿠팡의 제2의 백기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쿠팡이 찍은 6억달러(6800억원) 규모의 컨버터블노트(오픈형전환사채) 가운데 5억달러(5700억원)을 책임진 것이다.

이후 같은 해 11월 소프트뱅크가 20억달러를 쥐어주며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은 날개를 달았다. 이때 쿠팡의 기업가치는 10조원으로 평가됐다. 쿠팡은 수년 간 조달받은 4조원이 넘는 돈으로 기업공개(IPO) 전까지 김 의장이 구상해온 거대한 로켓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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