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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대 화랑 경영분석 리포트]갤러리현대와 현대화랑의 차이점①[경영진·사업성향]전시·신사업 둘다 챙기는 도형태 대표

서은내 기자공개 2024-06-10 1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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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품 유통시장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치고 있는 갤러리 세 곳을 묻는다면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갤러리가 손에 꼽힌다. 이 세 회사를 중심으로 국내 갤러리업계는 집중된 형태를 띤다. 수익 면에서도 이 세 갤러리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화랑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화랑의 계열, 지분구조와 재무구조를 분석하고 주요 전속작가 그룹을 포함해 경영 스타일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3: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갤러리현대는 1970년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80)이 문을 연 현대화랑이 모체다. 박 회장은 국내 상업화랑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세대 갤러리스트이자 화상이며 국내의 주요 거장들과 인연을 맺고 그들의 작품을 알리며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갤러리현대도 국제갤러리나 가나아트갤러리처럼 전시를 본업으로 하는 갤러리 법인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갤러리현대의 옛 이름이기도한 '현대화랑'이며 또다른 하나가 법인명 '갤러리현대'다. 통상 화랑업계에서는 이 둘을 하나로 보고는 있으나 정확한 법인격체는 두 개로 보는 것이 맞다. 이 두 법인은 각각 건물도 따로 쓰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위치해있는 삼청동 초입, 즉 종로구 사간동의 화랑들이 모인 지역에 위치해있다. 좀더 입구 쪽에는 현대화랑이 있고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갤러리현대 건물이 나온다. 두 공간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각각 전시기획의 느낌, 성격 자체가 크게 다르다.

현대화랑은 한국 작가 중심의 전시가 많고, 갤러리현대에 비해 비교적 근대기 작가들의 작품이나 고미술 등의 작품 전시가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 <조선백자 祭器의 美와 현대미술과 만남> 등이 열렸다.

반면 갤러리현대는 한국 실험미술 작가나 현재 세계적으로도 활동 반경이 넓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보다 폭넓게 동시대 미술을 조명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갤러리현대 제공>


◇ 현대화랑은 박명자 회장, 갤러리현대는 도형태 부회장이 맡아

현대화랑과 갤러리현대는 따로 또 같이의 성격을 지닌 장소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이 둘의 성격이 나뉘게 되는 배경은 각 공간, 각 법인 대표자의 성향이자 방향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화랑의 전시는 주로 박명자 회장의 활동과 맞닿아 있다면, 갤러리현대는 박 회장의 차남 도형태 부회장(54)의 무대로 볼 수 있다.

도 부회장이 내부적으로 갤러리현대의 대표에 오른 것은 2006년, 즉 꽤 오래 전의 일이나 실질적으로 갤러리 사업을 주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10년도 더 이후로 파악된다. 여전히 업계 내에서 박명자 회장의 역할과 영향력이 컸던만큼 도형태 부회장이 그만의 색깔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갤러리현대(현대화랑)가 5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도 부회장은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도 부회장은 지난 3~5년 사이 실험적인 사업들을 하나 둘 추진해나가고 있다. 메타버스 전문가 구준회 대표와 함께 NFT 아트 플랫폼 회사 에트나컴퍼니(구 에이트)를 만든 것도 최근의 일이다.

도 부회장은 런던에서 각광받는 몰입형 전시장 라이트룸(Lightroom)과 국내 독점 콘텐츠 IP 계약을 체결하고 고덕동에 복합문화공간 '라이트룸서울'을 통해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까지 라이트룸서울에서 데이비드호크니의 몰입형전시를 진행, 호평을 받았다.

리더십과 새로운 방향 제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도 부회장은 2세대 화랑 대표로서 한국화랑협회 회장 후보에 올르기도 했으나 1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새로운 아트페어 기획에 참여, 공격적으로 지원하기도 했으며 당초 해당 아트페어를 올해 6월 열 예정이었으나 공식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갤러리현대의 이미지, 갤러리현대의 사업적 성향에 대해 국제갤러리와 가나아트갤러리의 중간 정도로 보는 분위기다. 가나아트갤러리는 다수의 사업을 확대하며 기업형 갤러리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국제갤러리는 보다 갤러리 본업에 집중하며 작가 중심, 밀도 높은 전시 기획 자체에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보인다.

갤러리현대는 이처럼 상반된 두 특성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도형태 대표를 통해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해나가면서도 갤러리 본업인 전시와 작가 홍보 자체도 강하게 추진해나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도 부회장은 글로벌 미술업계에서 핵심 관계자들과 네트워킹해 나가며 국내 작가들의 입지를 높이는데에도 분주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부회장 <갤러리현대 제공>


◇ 현대화랑·갤러리현대 경영 구조는

'현대화랑'은 과거 갤러리현대라이센스에서 두아트로, 그리고 2013년 현대화랑 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꿔 단 곳이다. 2003년과 2010년 두 차례 증자했으며 현재 자본금은 3억2000만원인 주식회사다.

이사진 구성을 보면 박명자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도형태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도 부회장의 형인 도현순 케이옥션 대표도 2019년까지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이후로는 이사직을 사임한 상태다. 박명자 회장의 남편 도진규 전 한국산업은행 부총재보가 감사를 맡고 있다. 한때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렸던 이들로는 도현순 대표의 아내 강수진 전 사내이사, 이주열 전 감사, 손유정 갤러리현대 전 이사(실장) 등이 있다.

또다른 하나의 법인 '갤러리현대'는 등기상 198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박명자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2006년 도형태 대표가 취임했으며 2012년에는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데려와 보다 체계적인 갤러리 경영을 시도하기도했다.

당시 조정열 케이옥션 대표가 영입돼 3년간 갤러리 경영을 맡았다. 1년간은 조정열 대표와 도형태 부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기도 했으며 다시 도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돌아갔다. 박명자 회장은 갤러리현대의 사내이사, 도 대표의 부친 도진규 전 부총재가 감사로 있다.

갤러리현대는 미국 뉴욕에 100% 종속 자회사를 두고 있다. 2019년 경 갤러리현대는 약 30억원을 투자해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에 갤러리현대 뉴욕 쇼룸을 개관했다. 2008년 강남 신사동에 갤러리현대 강남 분관이 만들어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현재는 관계회사 케이옥션의 건물로 바뀌었다.

서울 삼청동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현대화랑(왼쪽)과 갤러리현대(오른쪽) 건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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