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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LG이노텍,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1Q 현금보유량 37%↓, 재고 증가·매입채무 감소 영향

원충희 기자공개 2024-06-11 08:13:03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0: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운전자본 부담 가중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정체되자 곳간에서 5000억원이 유출됐다. 매출채권 회수로 3700억원을 챙겼지만 재고자산이 불어난 데다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등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순유출(-)로 전환된 탓이다.

2분기 고객사 판매 호조에 대비해 1분기는 현금보유량 3분의 1이 빠지는 것을 감수하고 재고물량을 늘렸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정상궤도 찾아가는 아이폰 판매, 2분기 매출증개 노린다

LG이노텍의 올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금융기관예치금 포함)은 8707억원으로 전년 말(1조3902억원)대비 37% 감소했다.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현금흐름이 2803억원 순유출로 전환된 게 영향이 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출채권 변동은 3691억원이다. 제품을 납품하고 대금청구를 통해 회수한 현금이 그만큼 유입됐다. 그러나 재고자산으로 인해 묶인 현금이 5670억원에 이른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이나 반도체 기판, 자동차 모터·센서 등 전자기기 및 차량용 부품 제조·판매를 영위하는 업체다.

3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2조1728억원으로 전년 말(1조5720억원)대비 5000억원 이상이 늘었다. 원재료가 2849억원에서 4285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제품 및 상품이 8755억원에서 1조372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제품은 판매목적으로 제조한 생산품 및 부산물을, 상품을 판매목적으로 구매한 물품을 뜻한다.

사업부문별로는 카메라모듈 등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재고가 1조7589억원으로 전년 말(1조1543억원) 대비 가장 많이 늘었다. 부품사인 만큼 재고자산은 전방산업의 영향을 받는데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주요 부품 밸류체인에 속해 있다.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고객에 대한 매출액이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 사업부문에 걸쳐 3조3594억원에 이른다. LG이노텍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4조3336억원)의 77.5% 수준이다. 2분기가 스마트폰 비수기이긴 하나 LG이노텍의 컨센서스는 매출 증대로 인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고물량을 미리 늘린 게 반영됐다.

◇매입채무 결제에 시설투자로 현금흐름은 순유출 전환

이런 가운데 빠져나간 돈은 늘었다. 제품 제조에 쓰인 원재료나 각종 외상대금이 매입채무 변동이 -3527억원이며 미지급금 변동이 -1027억원, 미지급비용이 -178억원이다.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원재료나 용역 제공을 받고 대금결제를 아직 못하거나 판매관리비에서 아직 지급하지 못한 돈 가운데 1분기 중 결제한 금액이 4732억원이다.

재고에서 5000억원 이상이 묶이고 매입채무에서 4700억원 넘게 빠지면서 현금이 뭉텅이로 유출됐다. 3월 말 영업현금흐름은 2803억원 순유출로 전년 동기(1865억원 순유입)대비 마이너스 전환됐다.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와중에 시설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은 4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2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1분기 중 배당지급액이 없었음에도 잉여현금흐름이 720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현금보유량이 37% 감소한 이유다. 지난 1월 대만 렌즈 제조사 AOE에 지분투자 등으로 현금이 빠진 데다 LG이노텍의 현금흐름이 상저하고 경향을 띤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회복세가 올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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