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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LG전자의 환리스크 관리법…미국법인서 달러 차입수출채권 담보로 단기외화 빌려, 차입시기로 환율고정 '헷지'

원충희 기자공개 2024-06-13 08:16:4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0: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환율변동 위험(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국법인(LG Electronics USA) 등으로부터 단기외화차입금을 빌려왔다. 수출채권에 내재된 환차손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이를 담보로 달러를 빌리면 차입시기 환율로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법인이 종속자회사라 연결재무제표에서 한 몸으로 나오는 만큼 부채 및 차입금 증가 부담도 없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씨티은행이 이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미국법인이 메인 차입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법인 등에서 최대 11% 금리로 단기외화차입

LG전자의 올 1분기 별도기준 차입금 규모는 8조9037억원으로 전년 말(9조2246억원)대비 소폭 감소했다. 만기 1년 미만의 유동성차입금이 1조6044억원에서 1조1497억원으로 줄어든 게 영향이 컸다. 비유동차입금은 7조7540억원으로 작년 말(7조620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차입금 세부내역을 보면 미국법인 등에 빌린 단기외화차입금이 4395억원으로 전년 말(7050억원)대비 크게 줄었다. LG전자 한국본사의 2023년 1분기 보고서에는 씨티뱅크(Citibank) 등에서 단기외화차입금을 빌린 것으로 나와있다.

*2024년 1분기

그러다 작년 반기보고서부터 단기외화차입금 차입처 항목에서 미국법인이 등장한다. 차입금 규모는 7946억원, 금리는 4.15~17.2%다. 지난해 말에는 7050억원, 올 1분기에는 4395억원으로 줄었다. 금리는 4.3~11.6%다. 여기에는 미국법인을 비롯해 여러 기관이 섞여 있다. 11%대 금리는 미국법인 차입금은 아니라고 LG전자측은 설명했다. 제3국 기관이 연계된 차입 구조 일부가 높은 이자율로 표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이자율이 비교적으로 높은 편이긴 하다. 여타 차입금을 보면 수출입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은 2.5~4.8%, 공모채와 사모채는 최대 7% 수준이다. 급전으로 끌어 쓴 단기차입금이지만 높은 금리로 미국법인 등에서 빌리는 이유는 유동성보다 환율 목적이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외화로 구성된 채권의 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실행한 수출채권담보부 차입건"이라며 "미국법인으로부터 차입이 포함됐고 유동성 확보 및 운영자금 활용 목적"이라고 말했다.

◇매담대로 환리스크 방어, 이자비용 생겨도 결국 '한몸'

수출기업에게 환율변동은 리스크인 만큼 선물환(통화선도), 외환스왑, 환변동보험 등으로 헷지(Hedge)를 걸어 손익을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 한다. 환차손은 달러가치가 낮아지고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중에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꿀 때 발생한다.

LG전자 역시 통화스왑, 선물환, 옵션 등 파생상품을 통해 환리스크를 방어하고 있다. 다만 해외법인에서 외화에 여유가 있으면 다른 방식을 쓸 수도 있다. 외화로 표기된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형태로 달러를 받으면 차입시기 환율로 고정할 수 있다.

예컨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00달러 규모 매출채권을 담보로 10만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할 시 환율은 1000원으로 고정된다. 향후 환율이 800원으로 하락한다면 헷지를 하지 않았을 경우 2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나 환율을 고정해버리면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

물론 환율이 1200원으로 상승할 경우 2만원의 환차익 기회가 날아가지만 LG전자의 재무전략 목적은 환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있는 만큼 투기적 외환거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비록 이자비용이 생기지만 미국법인은 결국 LG전자 한국본사의 종속회사다. 연결재무제표상으로는 부채나 차입금 증가 부담이 없으며 이자비용 역시 드러나지 않는다. 모회사에서 자회사로 이자만큼의 돈이 옮겨가나 향후 배당 등으로 얼마든지 받아갈 수 있다. 파생상품 역시 가격이 있는 만큼 활용하려면 비용이 드는데 이는 외부로 유출된다는 점에서 내부 자금거래를 통한 헷지가 전사적으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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