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업계 원가 점검]매일유업, '사업다각화·해외공략' 덕 원가율 '안정적'5년 간 매출원가율 70% 유지, 커피·건기식 매출 비중 확대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20 08:11:50
[편집자주]
원가 절감, 가격 인상, 물가 안정. 식음료 기업과 떼어 놓을 수 없는 키워드들이다. 이들의 수익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원가를 관리하는지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속에서 식음료 기업들이 마련한 비용 통제, 전략 제품 강화 등 치열한 원가 관리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유업은 원유값 급등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해 커피, 건강기능식(건기식), 곡물우유 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흰 우유 의존도를 낮추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힘쓰고 있다. 미리 성인용 건강식과 식물성 우유 시장을 선점한 것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매출원가율이 동종업계보다 낮은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건기식은 물론 환자식으로 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동종업계 대비 낮은 매출원가율, 단백질 시장 개척
매일유업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원가율은 72.09%를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수익성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매출원가율이 낮다는 건 외형 확장이 이익으로 연결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의미다.
매일유업의 5년 간 매출원가율 평균은 71%를 기록했다. 원가 부담이 매년 높아지는 유업계 특성상 원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종업계인 남양유업 2023년 매출원가율은 81%, 서울우유협동조합은 79%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실제 매일유업이 국내 농가와 낙농진흥회로부터 구매하고 있는 주요 원재료인 원유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2018년 ℓ(리터) 당 1176.68원에서 2023년 1271.02원으로 8% 올랐다. 특히 2022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2022년 1202.73원이던 원유 가격은 2023년 1271.02원으로 5.67% 증가했다.
원가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 800억원대를 유지해 오던 영업이익은 2022년 606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2022년과 2023년 매출원가율을 71%, 72%로 안정적으로 기록한 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장 공략 덕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컵 커피음료인 '바리스타룰스'와 식물성 우유인 어메이징 오트는 매일유업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바리스타룰스는 2023년 컵 커피 시장 점유율 33%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과 함께 가격 인상 역시 수익성 방어에 한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리스타룰스 325ml 가격은 원유 급등에 따라 2022년 1179원에서 2023년 1257원으로 78원 올랐다.
매일유업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발빠르게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을 개척했다. 2014년부터 성인용 영양식 등 신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했다. 이후 2018년 브랜드 '셀렉스'를 출시하며 건기식 사업을 확장했다. 외형 확장에 힘입어 2021년 10월엔 건기식 전문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분할 설립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대표 브랜드 셀렉스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나갔다. 셀렉스의 누적 매출은 2021년 1700억원, 2022년 말 31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2022년 매일헬스뉴트리션은 9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사업 확장으로 유업계의 과제인 흰 우유 의존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매일유업 전체 매출에서 유가공 제품(흰 우유, 분유, 발효유) 비중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소비층이 넓고 시장 성장성이 큰 커피, 주스, 곡물음료, 건기식 매출 비중을 늘렸다.
2021년까지만 해도 83%에 육박했던 유가공 제품 비중은 2022년 62%, 2023년 61%로 줄어들었다. 반면 곡물음료인 매일두유,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오트와 주스 썬업, 프로틴, 건강기능식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은 17%에서 38%로 확대됐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 목표, '알리건강'에 특수분유 공급
이에 더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중국 법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와 2020년 호주에 '매일호주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중국 법인 외형 확장이 돋보인다. 중국 법인은 설립 5년 만에 연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 스타벅스 차이나에 어메이징 오트와 아몬드브리즈 바리스타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점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 헬스케어 자회사 '알리건강'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입점해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를 시작으로 특수분유 공급 품목을 늘리고 중국 시장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매일유업 올해 1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235억원을 기록한 반면 해외 매출은 29.2% 성장한 20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1.1%포인트 증가해 올해 4.7%로 확대됐다.
물론 원가 절감은 꾸준한 과제로 꼽힌다. 여전히 내수 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데다가 원유값 인상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영업이익 역시 2022년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원유값 상승 이전보다는 회복이 더디다.
매일헬스뉴트리션도 외형 확장세에 비해 3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관리비 지출이 늘었고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출원가율은 2021년 37.09%에서 2023년 54.42%로 17.33%포인트 증가했다.
지속적인 해외 사업 확대와 건기식 등 신사업의 실적 본격화가 향후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은 환자식 전문 브랜드 메디웰을 새로 출시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효율적인 운영과 사업 확장에 꾸준히 집중하고 있다"며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건 2023년부터 컵 커피 제품군이 유가공에서 기타 부문으로 분류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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