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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합병 '승부수']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이동, 합병 전조였나양사 수석부회장 직책, 합병시 핵심 역할 담당…수소사업 위축 불가피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4 13:29:3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는 이달 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그룹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 둥지를 옮길 때 단순히 에너지 사업의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봤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숨겨진 의미가 드러났다는 평이다. 양사 합병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는 해석도 뒤늦게 나오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이 SK E&S 수석부회장을 겸임하는 등 SK온과 SK E&S 사정에 모두 정통한 만큼 합병 추진에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 없다. SK그룹은 2013년 SK E&S에서 공동대표를 지내며 최 수석부회장과 손발을 맞춘 유정준 부회장도 SK이노베이션에 배치했다. 이번 고위임원의 인사조치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작업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에너지 전문가' 최재원, '합병의 키맨' 부상

최 수석부회장과 유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에서 재회했다. SK그룹은 이달 7일 최 수석부회장을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배치했다. 유 부회장도 SK미주대외협력총괄에서 SK온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투 포인트 인사를 발표했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SK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이끌며 손발을 맞춘 사이로, SK온과 SK E&S 사정에 모두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준비하기 위한 조직 재편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SK그룹이 검토 중인 사업 재편 구상안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속된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진 SK그룹이 올해 사업 구조 재설계를 목표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두 회사는 화석 에너지, 배터리 및 전기차 충전, 수소 등 그린 에너지 밸류체인에 교집합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최 수석부회장이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룹 내 에너지 사업 역량을 효율적으로 집결시킬 수 있게 됐다. 모회사에서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SK E&S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어 이사회와 임시주총에 모두 참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최 수석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SK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앞서 그는 1994년 SKC에 입사 후 2005년 SK E&S에서 처음 대표이사를 맡아 10년 동안 에너지 사업을 이끈 이력이 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SK가스 대표이사도 겸임했다.

그는 경영일선에서 활동할 때부터 SK그룹의 이차전지 사업도 총괄한 바 있다. 이차전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기획해 키워냈으며, 분리막 기술 개발과 서산 배터리공장 준공 등을 진두지휘했다. 배터리 사업은 물론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해 조예가 깊다는 내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사실상 최 수석부회장이 SK그룹의 그린·에너지 부문을 총괄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 만큼 '광폭'의 사업 조정도 얼마든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궁극적으로 SK온의 막힌 자금을 수혈해 배터리 사업 성장에 속도를 낸 후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 부회장은 최 수석부회장을 옆에서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부회장은 최 수석부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졌다. 2013년 SK E&S 사장에 올랐을 때 당시 오랜 기간 SK E&S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최 수석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이룬 경험이 있다.

◇수소 사업 위축, 미국 수소전지업체 플러그파워 지분 손실도 부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이차전지 사업에 올인하면서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는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1년 1월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수소연료전지업체 플러그파워의 지분 투자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런 상황이다. 2022년 말 8617억원으로 평가된 플러그파워 지분 공정가치는 지난해 말 3189억원으로 낮아졌다. 불과 1년 새 5400억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플러그파워 주가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플러그파워는 2020년 말 종가기준 33.91달러였다. 하지만 2021년 말 28.23달러에서 2022년 말 12.37달러로 하락했고, 지난해 말 4.50달러까지 추락했다.

수소 사업의 투자 규모보다 성과가 미미한 부분도 지적된다. SK E&S는 매년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20년만해도 6000억원 수준에서 집행된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 1조원으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2022년에는 1조4279억원, 지난해에는 1조5923억원의 CAPEX가 발생했다. 매년 CAPEX에 집행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만으로 CAPEX를 충당하기 벅찬 수준이다. 투자에 비해 수익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SK E&S의 운전자본변동분을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3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21억원)보다 낮아졌다. 투자 대비 성과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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