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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는 지금]'성장통' 동박 재고 줄이고 반도체 성장 가시화②투자 속도조절 불가피...흑자전환 목표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8 08:03:04

[편집자주]

반도체 기판 업계로 인공지능(AI) 불길이 옮겨붙었다. 특히 AI 솔루션을 위한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받쳐줄 차세대 반도체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보다 미세회로를 그리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에 '꿈의 기판'으로 불리며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계열사 앱솔리스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소부장 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 반도체 보조금도 받게 됐다.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KC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SKC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SKC가 사업 재편을 꾀하며 선택한 미래 먹거리다. 주력인 전통 화학 사업을 정리하고, '핫한 산업'으로의 진출을 결정하며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성은 시장의 관심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다만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SKC는 전방산업 수요 둔화에 따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SKC의 향후 산업의 성장 속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이에 내년 상업화를 예고한 신사업이 실적 반등을 이끌지 이목이 쏠린다.

◇미래 성장성 밝아…동박·반도체 소재 '승부수'

SKC는 2020년부터 이차전지·반도체 소재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1조1900억원을 들여 배터리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전 KCFT)를 인수한 시기가 2020년 1월이다. 2022년 12월에는 인더스트리사업부문(필름 사업)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사업 재편 초기에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의 성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력 사업으로 꼽혔던 화학 부문이 업황 둔화로 분기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하면서다. SKC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건 1997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다.
SKC는 올해 1분기 매출 4152억원, 영업손실 762억원을 거둬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줄었고,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217억원)보다 확대됐다. 배터리 수요 둔화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손실 규모가 커진 부분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의 분기 손실 규모가 확대되며 발목을 잡혔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배터리셀 업체들이 재고조정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통상적으로 재고자산의 미래 판매 가치가 제조원가보다 낮을 경우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게 된다. 줄어든 수요에 판매 단가는 하락했고, 투입 원가가 높아져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봤다.

다만 SKC가 올 1분기 동박의 재고자산을 크게 줄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SKC의 1분기 재고자산은 1803억원으로, 지난해 말(2287억원) 대비 20%가량 큰 폭 줄였다. 안정적인 동박 수주 잔량을 확보한 부분도 강점이다. SKC의 동박 수주 잔량은 약 3조원 규모며, 연내 4조원 규모의 동박 수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부문은 수익을 냈다. 매출 490억원과 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1%, 102.6%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ISC가 매출 40%, 영업이익 244%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소재 부문의 전망도 밝다. 인공지능(AI)용 중심으로 시스템 전체의 정상 가동을 확인하는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필수화되고 있어 테스트 소켓의 절대적인 수요 자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C는 동박 재고자산을 줄이기 위해 판매 단가를 크게 낮춰 시장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2분기까지는 수익성이 낮게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사업도 고삐…투자 속도 조절, '흑자 전환' 목표

SKC는 올 하반기 실적 반등을 목표로 자본적지출(CAPEX)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SK그룹이 불어난 몸집을 줄이고 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고강도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서며 고삐를 죈 부분이 영향을 끼쳤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주력 사업의 현금창출력이 약화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신사업 투자 성과가 부진하면서 경영 시스템과 사업구조 등을 원점에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인위적인 조정이 아닌 그룹 계열사별로 사업 재점검을 통해 경영 전략을 새로 수립한다는 전략이다.
SKC는 올해 CAPEX로 7400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CAPEX 1조5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실제 SKC는 1분기 CAPEX는 284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장 사업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내실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금의 대부분은 SK넥실리스 폴란드 동박 공장 증설에 사용됐다. 지난해 말 기준 폴란드 공장 공사 진척률은 약 50% 수준이다. 완공되면 SK넥실리스의 연간 동박 생산량은 오는 2025년 20만톤으로 확대된다. SK넥실리스는 미국과 말레이시아에도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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