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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고민 'SK스퀘어' 중간지주사 재편될까 SK㈜ 합병 통한 하이닉스 자회사화, SK네트웍스 합병 등 다양한 아이디어 검토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8 08:03:1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한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의 통폐합 또는 매각 작업을 본격 추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SK는 그룹 시총 30%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로 자리잡은 SK스퀘어의 사업 재편 계획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최근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를 경질한 부분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무분별한 투자가 발목…체계적인 조직 구축할까

SK가 무분별한 중복 투자와 신사업 진출 등으로 비효율적 경영 문제가 대두,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그룹 내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정리를 목표하는 리밸런싱 시나리오를 대대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중간지주사로 위치한 SK스퀘어 재편에 대해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1조원가량 감소해 SK 수뇌부가 지적한 무분별한 투자의 진원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출자한 법인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이에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의 장부상 가치 총액은 6조3270억원으로 1년 전 7조2417억원에서 약 12% 감소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의 매각 작업이 중단되며 파이낸셜 리스크가 커진 부분도 흡수합병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SK스퀘어는 2018년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인홀딩스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며 지난해 9월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11번가의 연이은 실적 악화로 기업공개(IPO)가 미뤄졌고, 지난해 11월 SK스퀘어가 11번가의 FI 지분 18.18%를 되사는 콜옵션까지 포기했다. 이에 SK스퀘어는 지난해 11번가의 장부가액에 첫 손상으로 2154억원이 인식됐다.
SK스퀘어와 SK㈜를 합병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올리는 방향성이 거론된다. 그룹 시총 30%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를 중간지주사로 만들 시 SK㈜가 SK하이닉스의 과실을 더욱 많이 누릴 수 있고 기업가치 증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SK스퀘어의 기업가치가 떨어진 시점에서 SK㈜와 합병해 최 회장의 지분 희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최 회장의 SK㈜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다 더해도 30%가 채 되지 않는다. 최 회장이 직접 지배하는 SK㈜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SK하이닉스를 거느린 SK스퀘어의 가치는 축소시켜야 지분 희석을 막을 수 있다. 양 사 간 시총 격차가 최대한 많이 벌어졌을 때가 가장 유리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로 그간 인수합병(M&A) 등 외형 확대에 제약이 컸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인수합병 시 대상 기업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합작 투자사 설립 역시 불가능하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를 늘려야 하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손자회사라는 위치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SK스퀘어에 SK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룹의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정리를 목표하는 리밸런싱 방향성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SK스퀘어와 SK네트웍스는 SK그룹 지주사인 SK㈜가 1대주주로, 각각 30.55%, 42%를 보유한 중간지주사다.

합병 구조는 SK㈜가 SK네트웍스 지분을 SK스퀘어에 현물로 넘기고 그 대가로 SK스퀘어가 발행한 신주를 SK㈜가 인수하는 안이 유력하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중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을 매각하고, SK네트웍스와 합병해 자금을 한곳으로 모으는 내용이 핵심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SK스퀘어에 SK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해 투자 전문 중간지주사를 구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며 "투자사를 한 곳으로 합쳐 투자 전략을 일원화해 효율적인 결과값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언급했다.

◇형제 넘어 가족 경영…최성환, SK스퀘어로 움직일까

SK그룹은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하며 형제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지난해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이달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다.

최 회장의 조카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SK네트웍스에서 그룹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AI 부문의 투자를 총괄한 경험을 토대로 SK스퀘어 투자 부문으로 둥지를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형제를 넘어 가족 경영으로 확대해 그룹의 위기 극복에 힘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 사장은 올해 초 새로운 기업 비전으로 'AI 민주화'를 통한 인류의 문명화를 제시했다.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SK네트웍스의 2026년 영업이익을 지난해 대비 3배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사장이 SK네트웍스에만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오너 일가에 포함된 인물이기 때문에 그룹 내 모든 계열사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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