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업계, 불법 주식리딩방 사칭 피해 '주의보' 운용사 사칭 사건 연이어 발생, 피해 대응·평판 손상 등 우려
이영호 기자공개 2024-07-04 08:05:4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투자 권유 과정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사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와 평판이 중요한 PE업계로선 도용 피해가 달갑지 않은 이슈다. 이른바 '리딩방' 이슈에 대처하기 위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하우스 평판에도 흡집이 생길 수 있어서다.3일 IB업계에 따르면 불법 리딩방들이 대형 PEF 운용사들의 명칭과 로고 등을 불법 도용하거나 사칭하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메뉴에서 하우스 이름을 검색하면 ‘***파트너스’ ‘*** VIP 투자상담' 등 실제 운용사 로고 등이 버젓이 박힌 채팅방들이 개설돼있다. 다만 상당수 채팅방은 현재 참가자 수가 1명 언저리로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특정 주식을 사고 팔도록 권유하거나 투자금을 모집하는 리딩방은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밴드, 텔레그램 등 여러 메신저를 매개체로 성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PEF 운용사는 종목 추천, 투자 권유 행위를 하지 않는다. 특히 기관전용 PEF는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아 투자한다. 비상장사, 상장사 등을 대상으로 지분투자, 기업인수 등을 단행한다.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특정 주식 매수, 매도를 권유하는 업무는 없다. 리딩방에 등장하는 PEF 운용사들이 가짜인 이유다.
문제는 실제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대형 운용사 한 곳이 리딩방 피해자로부터 경찰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리딩방 참여 후 투자 손실을 입어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왔다는 전언이다. 리딩방 운영 주체를 해당 운용사로 오인했기 때문이다.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 자금만 받아 운용하는데, PEF 사칭 리딩방에선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개인들에게 투자금을 모집했다"며 “인력을 따로 두고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사후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EF 운용사의 경우 제3자에 의한 사칭에 취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홈페이지에는 운용인력 프로필과 사진이 공개돼 있다. 또한 사모펀드가 투자자 전문집단이란 점에서 정보가 부족한 피해자를 꾀어낼 공산이 높다. 이에 빅딜로 대중에 이름이 알려진 PEF 운용사들이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 사칭 피해는 개인의 금전 손실로 그치지 않는다. PEF 운용사에도 리스크다. 불필요한 구설로 하우스 평판이 훼손될 뿐더러 업무 손실로 이어진다. 운용사는 소수 인력 중심으로 타이트한 구조로 운영된다. 투자 외 업무는 적잖은 부담이다.
PEF운용사협의회 역시 불법 리딩방으로 초래되는 사칭 피해를 리스크로 인지하고 있다. 협의회에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UC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기관전용 PEF 운용사들이 가입돼있다.
협의회는 운용사에 강도 높은 컴플라이언스가 요구되는 만큼, 협의회 차원에서 사칭 피해 방지를 위한 선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상반기 회원사 홈페이지에 투자사기 주의 안내문을 게시하도록 했다.
라민상 PEF운용사협의회장은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통합신고대응센터 등 유관부처와 불법 리딩방 사칭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불법 리딩방은 주도자를 잡는 것은 물론, 피해 보전도 쉽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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