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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CIO직 신설 10년차' 경찰공제회, 리더십 부재 악재임원진 5명 전원 반년 이상 공석…최근 이사장 선임 절차 밟기 시작

남준우 기자공개 2024-07-25 08:07:31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0: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찰공제회는 약 26년간 경찰 출신 임원들이 금융투자 업무를 맡아왔다. 2016년 선임된 이도윤 전 CIO(금융투자이사)를 시작으로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오랜 기간 기록했던 적자 수익률에서 벗어나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다만 최근에는 리더쉽에 위기가 찾아왔다. 전임 이사장이 청탁금지법 혐의를 받는 등 내부적 풍파가 컸다. 이사장과 CIO를 포함한 임원진 5명이 모두 반년 이상 공석인 상태다. 최근 이사장 선임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도윤 CIO부터 외부 전문가 영입 시작

경찰공제회는 1989년 창립 이후 2015년까지 CIO 자리를 경찰 출신이 맡아왔었다. 이때까지 경찰공제회에서 CIO는 '사업관리이사'로 표기됐다. 금융투자본부와 사업관리본부 등을 총괄하는 자리였다.

경찰공제회 역사 속에서 마지막 경찰 출신 CIO는 김윤환 전 사업관리이사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장, 경찰청 수사기획관, 인천경찰청장 등을 거쳐 2013년 9월 경찰공제회에 들어왔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홍콩이나 런던 등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구조화하는 일을 한 이력이 있었다.

김 전 사업관리이사가 재직하던 2015년 6월경 경찰공제회는 금융투자본부를 별도로 관리하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CIO를 '금융투자이사'로 명명하기 시작했다. 금융 분야에 전문성 있는 인물을 뽑아 자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처음부터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경찰공제회는 김학역 전 완산경찰서장(경무관)을 추천했다. 다만 당시 경찰공제회 대의원회에서 금융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해당안은 부결됐다. 경찰공제회는 이때부터 외부 전문가를 CIO로 뽑기 시작했다.

경찰공제회의 첫 외부 출신 CIO는 이도윤 전 이사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채권 투자를 오랜 기간 해온 인물이었다. 당시 경찰공제회 운용자산 가운데 40% 가량이 채권이었던 만큼 CIO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당시 FOMC가 금리를 올릴 때라 채권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다만 이 전 이사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고이자율 채권을 싼 값에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2017년 채권수익률로만 무려 8.5%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다.


◇임원진 5석, 반년 넘게 공석

이 전 이사에 이어 한종석 전 이사가 2021년 10월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전 이사는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재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CIO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주식 비중 늘리기에 집중했다. 당시 경찰공제회의 운용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했다. 이를 8%까지 늘렸다. 국내외 우량 주식을 매수하면서 9.2%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전 이사의 성과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5%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으나 대의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며 연임으로 임기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청탁금지법 혐의로 직무 고발당한 배용주 전 이사장이 지난해 7월 사임하는 등 내부적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이후 경찰공제회 CIO직은 현재 9개월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CIO 뿐만 아니라 이사장을 비롯해 감사, 사업이사, 관리이사 등 임원진 5자리가 모두 공석이다. 관리이사를 맡았던 경기북부경찰청장 출신 이문수 전 이사가 작년 12월 사임한 이후 모든 결재가 '후결' 처리 중이다.

경찰공제회는 최근 이사장 선임을 시작으로 다른 임원진들도 빠르게 채워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임 이사장 공개 모집을 끝내고 면접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추천, 임원추천위원회 서류·면접 심사, 대의원회 선출, 경찰청장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CIO 선임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공제회는 통상적으로 신임 이사장이 뽑힌 뒤 그 이사장 체제하에서 임원들을 뽑아왔다. 만약 이사장 선임 이후 CIO 공고를 내보낸다 하더라도 통상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최소 반 년 이상의 시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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