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에는 '안정'과 '쇄신'이 병립했다. 유통·식품 사업군은 주요 계열사 대표가 유임된 반면 화학·호텔 사업군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호텔 사업군에서는 모든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호텔 사업군 신임 대표이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룹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호텔롯데가 호텔 사업군을 총괄한다. 산하에 호텔·면세·월드 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가 법인 대표를 맡는 세 명의 각자대표 체제로 구성된다.
새롭게 호텔 사업군을 이끄는 호텔롯데 대표는 정호석 부사장이다. 지주 사업지원실장 출신 '경영 전문가'라고 한다.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해 온 인물이다. 김태홍 전 대표는 호텔사업부 내부 출신이었다.
호텔롯데의 세 사업군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면세사업부에도 지주 출신 임원을 배치했다. 김동하 전무가 그 주인공으로, 이력을 요약하면 'HR 전문가'에 가깝다.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져 왔다. 김주남 전 대표는 면세사업부 내부 인재였다.
롯데그룹은 2022년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고 호텔 사업군에도 HQ 조직을 신설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사업부 간 시너지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초기 대표는 외부 영입된 안세진 사장이었다. 당시 자산 재배치를 적극적으로 논의했지만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후임 이완신 전 사장은 건강상 이유로 중도 사임하며 호텔군 HQ는 별 소득 없이 사실상 해체됐다.
이번 인사로 롯데그룹은 지주 출신을 호텔롯데로 긴급 파견하며 다시금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코로나19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면세사업부엔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호텔롯데 법인 차원에서는 사업부 간 시너지와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로도 보인다.
인사 직후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재정비 속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을 팔면 약 1조원의 현금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익성 악화로 차입 부담이 커진 상황 속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줄곧 고난의 시간을 보내온 호텔롯데가 새로운 얼굴을 맞이했다. 1조원의 자금 유입과 함께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산뜻한 시작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벌써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임직원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내부 신임을 다지고 있다. 호텔롯데로 향한 변화의 바람이 반등의 씨앗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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