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ESG 강화하는 HD현중…5년 무배당에 육각형 '발목'[총평]①255점 만점 중 152점, 6개 지표 대부분 3점대 포진…'견제기능'서 최고점
고진영 기자공개 2024-09-09 08:24:2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0: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이 3세 시대를 향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정기선 부회장이 3년 전 사장에 올랐을 때부터 실질적인 경영 승계를 분명히 했다. 젊은 총수의 등장은 그룹 전반적인 정체성 변화를 같이 가지고 왔다.기존 HD현대가 조선회사로서 색깔이 뚜렷했다면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HD현대는 더 기술중심적이고 미래적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중공업이 가진 전통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에 열중해왔다. 그룹 차원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중요해진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HD현대그룹은 2021년 이후 9개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만들고 올 초엔 HD한국조선해양과 3개 자회사(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가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을 보면 아직 개선해야 할 여지가 적잖이 남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THE CFO가 이사회를 육각형 모델로 평가했을 때 대부분의 항목에서 5점 만점에 3점대점수를 받았다. 견제기능, 구성 참여도 측면에선 양호했던 반면 경영성과가 1점대에 머무르면서 총점을 깎아먹었다.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성장에도 불구 무배당에 그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견제기능·참여도 양호, 주주환원책 정보 '모호'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D현대중공업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2점으로 산출됐다.
HD현대중공업이 가장 좋은 점수를 얻은 지표는 '견제기능'이다. 3.8점을 받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 점, 내부거래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는 점 등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감사위원회 역시 전원 사외이사로 꾸려져 있다.
이사회 조합의 다양성과 적합도 등을 살피는 '구성' 지표는' 3.6점이다. 우선 5개 위원회의 소위원회 위원장이 모두 사외이사라 이 항목에선 최고점을 받았다. ESG보고서를 통해 BSM(Board Skills Matrix)을 공개하고 있는 점도 점수에 좋은 영향을 줬다. 다만 이사회 규모가 5명으로 작은 데다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와 분리되지 않아 감점 요인이 됐다.
'참여도' 점수의 경우 3.4점으로 '구성' 점수보다 조금 낮았다. 감사위원회 지원조직인 내부회계관리팀을 따로 두고 주기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연간 3회 이상 개최하기도 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연간 3회 이상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위원회 개최 횟수는 충분치 않았다. 안건 숙지 기간도 짧았는데 평균 이틀 전에 통지했다
이밖에 '정보접근성' 지표는 3.0점이 나왔다. HD현대중공업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73%대로 양호했으며 이사회 활동내역도 찾기 쉽게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주주환원정책이 취약했다. 사업보고서상 배당성향(별도 기준)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다. 추후 배당 계획에 대해선 '투자, 현금흐름, 재무구조, 배당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모호하게 적고 있을 뿐이다.
◇최대 약점은 '경영성과'…'평가 프로세스'도 미진
HD현대중공업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경영성과' 지표다. 특히 '경영성과' 점수는 1.7점에 그쳤다. 2023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32.3%를 기록했는데도 이 지표 평가가 1점대에 그친 이유는 뭘까. 매출과 영업이익성장률을 제외하면 경영성과 항목이 전부 1점을 받은 탓이다.
특히 TSR(총주주수익률), ROE(총자산이익률) 등 배당과 순이익 관련 항목에서 힘을 쓰지 못해 육각형을 찌그러뜨렸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19년 설립 이후 배당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기순손익에서 매년 손해를 보다가 지난해 겨우 적자를 면했고,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긴 했으나 차입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인 점도 부담이다.
또 '평가개선 프로세스 역시 2.7점으로 미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HD현대중공업은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만 개선안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중해재해발생과 관련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점에서도 큰 감점이 있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오르비텍,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 신규 용역 수주
- [i-point]해성옵틱스 자회사 TKENS, 중기부 ‘스케일업 팁스’ 선정
- 넥슨게임즈, 게임업 불황에도 인력투자 확대
- [i-point]비브스튜디오스, 항공기 훈련 소프트웨어·플랫폼 R&D 진행
- [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32년 D램 1위 무너뜨린 HBM, 경쟁은 이제부터
- 대한항공, 농·어촌 상생 협력 동참…기내식 식자재 국산화율 확대
- [Company Watch]'방산 기대주' 휴니드, 해외 SI·FI '결속 강화'
- [와이제이링크 road to IPO]최대주주 지분 50% 육박, 해외 우군 ‘눈길’
- [Red & Blue]세아메카닉스, 신공장 '전기차 부품' 생산 확대
- [i-point]UNITAID, 노을 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권고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GS그룹]짧아진 만기…단기성 차입금 4년간 3.7조 늘었다
- [Financial Index/GS그룹]연 이자비용 1조 육박…GS건설·GS칼텍스 '최다'
- [Financial Index/GS그룹]그룹 차입부담 끌어내린 GS에너지·GS칼텍스
- [Financial Index/GS그룹]그룹 차입 줄어도…순차입금 '요지부동' 이유는
- [Financial Index/GS그룹]계열 전반 부채비율 개선...'아픈 손가락' GS건설
- [Financial Index/GS그룹]8개사 자산 3년간 19조 점프, GS에너지 약진
- [Financial Index/GS그룹]마진율 최고 GS에너지, 최저는 GS글로벌
- 강한 종(種)의 교훈
- [Financial Index/GS그룹]계열사 대부분 외형 축소, 매출 방어한 GS칼텍스
- [비상장사 재무분석]'신조선 투자' 2조 더 남은 SK해운, 재무 부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