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저축, 350억 규모 유증 일주일 만에 '철회' 최대주주 ES큐브 지분율 11.1%p 하락 영향…내달 초 주주배정 유증 선회 논의 중
김서영 기자공개 2024-08-09 12:35:3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B저축은행이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사회가 유증 결정 일주일 만에 신주 발행을 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3년간 총 383억원의 유증이 단행되면서 최대주주 ES큐브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한 데 따른 결정이란 시각이 있다.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유증 철회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HB저축은행은 이미 지난해 8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해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20%에 육박해 관리가 필요하다.
◇350억 제3자배정 유증 '일주일 만에' 철회 배경은
HB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3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이를 뒤집었다. 유증 배정 방식 변경에 따라 신주 507만1728주 발행을 철회한 것이다. 이사회는 유증 방식을 두고 재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제3자배정 유증을 철회했다는 것은 대주주가 HB저축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 의사를 거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제3자배정 방식은 특정 주주에게 일정 비율의 주식을 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대주주 지분율 희석을 우려해 유증에 브레이크를 걸었을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H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9.75%를 보유한 ES큐브다. 중간 지주사 형태의 HB홀딩스그룹이 46.7%를 보유해 2대주주다. 뒤이어 양은혁 한빛대부 회장과 그의 아내 이서연 씨가 각각 1.73%, 변강우 씨가 0.09%를 보유한다.
HB저축은행은 최근 3년간 매년 유증을 단행해왔다. 2021년엔 보통주 373만8319주를 발행해 모두 187억원의 유증을 실시했다. 2022년엔 110억원, 지난해 9월엔 86억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유증 후 자본금은 3년 전(292억원)과 비교해 131.16% 증가한 67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HB저축은행에 대한 최대주주 ES큐브의 지배력이 약화됐다. 2023년 110억원의 유증 진행 당시 ES큐브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60.85%에서 49.48%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HB저축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잃고 관계기업으로 재분류했다. 작년에 있었던 불균등 유증에 따라 지분율이 49.75%로 소폭 감소했다.
HB저축은행은 9월 초 신주 발행을 목표로 유증 방식을 재논의한다는 입장이다. HB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제3자배정 방식을 통해 최대주주 ES큐브만 유증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다른 주요 주주 쪽에서도 유증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유증 방식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에 이상 없나, 순손실 상황 지속
HB저축은행은 업계에서 M&A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는 곳이다. 원활한 매각 작업과 수익 창출을 위해 매년 자본금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8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그런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증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HB저축은행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2018년까지 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2018년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4년간 순이익을 냈다. 2022년 말 순이익은 161억원까지 증가했다.
4년간의 흑자 행진은 지난해 말 멈춰 서게 됐다. 작년 말 824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역대 최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말에도 88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내며 적자 상태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다름 아닌 부동산 대출이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관 대출 잔액은 2902억원으로 총대출 9412억원의 30.83%를 차지한다. 연체율 역시 20.7%까지 상승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632억원으로 연체율이 16.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가 340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23% 커지고, 연체율도 24.07%로 3.37%p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도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9.66%로 1년 새 5.67%p 상승했다. NPL 규모는 전년 동기(1278억원)와 비교해 23.24% 증가한 1575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실흡수 여력을 나타내는 BIS비율이 같은 기간 0.59%p 상승한 13.22%로 나타나 법정기준 8%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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