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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동진쎄미켐, 승계 지렛대 '명부산업·미세테크' 주목④이부섭 회장, 동진홀딩스 지분 과반 유지…후계자 이준혁 vs 이준규 '불명확'

김경태 기자공개 2024-08-22 07:44:27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열적인 활동을 펼쳤던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도 후계 지분 승계를 완성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1937년생으로 올해 87세다. 상당한 고령이지만 여전히 동진쎄미켐 지분 승계는 완료되지 못했다.

이 회장의 차남인 이준혁 부회장이 유력한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기는 하다. 이 부회장은 동진홀딩스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명부산업, 미세테크 등을 내세워 지배력을 보충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여전히 동진홀딩스의 지분 과반을 들고 있고 아직까지 경영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또 이 부회장 형인 이준규 부회장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승계 완성을 위해서는 이 회장의 자녀들을 향한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차명 주식 실명 전환 후 지분구조 급변…이부섭 회장, 동진홀딩스 과반 지배 '여전'

이 회장은 90세에 육박한 고령이지만 여전히 공동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경영 참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후계로의 지분 승계가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점도 그의 경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진쎄미켐의 승계를 위한 핵심으로는 단연 동진홀딩스가 꼽힌다. 동진홀딩스는 동진쎄미켐의 지분 32.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동진홀딩스 지분 55.72%를 여전히 들고 있는 1대 주주다.

현재 지분구조의 큰 뼈대가 만들어진 시기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은 2012년까지 동진쎄미켐의 1대주주였다. 2011년에 지분율은 22.28%였는데 2012년 34.29%로 급등했다. 이는 같은 해 박춘화씨와 이진호씨가 보유한 주식 총 505만1690주가 이 회장 명의로 '실명 전환'된 탓이다.

창업주의 지분율이 격변한 뒤 2013년 동진홀딩스가 동진쎄미켐의 1대 주주로 등장했다. 이 회장은 2013년 12월 동진홀딩스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주식을 넘겼고 동진쎄미켐의 1대주주가 바뀌게 됐다.


동진홀딩스는 1989년 설립됐다. 동진쎄미켐의 최대주주가 되기 전에는 '제이앤드제이케미칼'이라는 이름을 썼다. 또 2012년까지 동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스칼렛 김 앤코(Scarlet Kim &Co.Inc)'라는 외국법인으로 지분 49.77%를 보유했다. 나머지는 이준규 부회장(22.83%), 이준혁 부회장(25.57%) 등 특수관계인이 나눠가졌다.

하지만 이 회장이 2013년 동진홀딩스에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주주 현황이 급변했다. 2013년말 기준으로는 이 회장이 지분 79.25%를 보유한 확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준혁 부회장과 이준규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4.86%, 4.34%로 내려갔다.

◇이준혁 부회장, 지배력 보충 수단 '명부산업·미세테크'…형 '이준규 부회장' 주목

이 회장의 장남 이준규 부회장과 차남 이준혁 부회장은 모두 동진쎄미켐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2명 중 후계 승계에서 앞서 있는 인물은 이준혁 부회장(사진)이다.

그는 이 회장과 함께 동진쎄미켐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한일 무역분쟁에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 감광액)을 국산화하는 데 기여하면서 사내외에서 경영자로서 입지도 확고히 했다. 또 월드클래스기업협회의 회장도 맡으며 외부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준혁 부회장은 지분 승계에서도 형을 크게 앞서고 있다. 그는 동진쎄미켐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개인법인들을 통해 지배력을 보강했다.

대표적인 곳이 명부산업이다. 이 곳은 이 준혁 부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법인이다. 명부산업은 애초 동진쎄미켐의 주주였다가 지배구조를 정리하던 2013년 동진홀딩스의 지분 9.45%를 취득했다.

그 후 2017년에는 새로운 법인을 투입해 동진홀딩스에 대한 영향력을 키웠다. 당시 동진홀딩스가 추진한 유상증자에 미세테크가 참여해 지분 11.59%를 확보했다. 미세테크는 이준혁 부회장이 지분 52%를 보유한 곳이다.

당시 이준혁 부회장도 유증에 참여해 지분율을 17.77%로 높였다. 유증 후 명부산업의 지분율은 7.02%로 소폭 내려갔다. 그가 개인적으로 들고 있는 지분에 명부산업, 미세테크 보유 분을 더하면 동진홀딩스의 실질적으로 36%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준혁 부회장으로서는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 회장의 동진홀딩스 지분율이 여전히 과반을 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 보유 분의 증여, 상속 여부에 따라 지분구조가 급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회장은 동진쎄미켐뿐 아니라 동진홀딩스 경영에 대한 의지도 보이고 있다. 동진홀딩스가 동진쎄미켐의 주주로 올라서던 2013년 동진홀딩스의 대표이사는 이준혁 부회장이었다.

그러다 2018년 이준혁 부회장이 사임하고 이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중임하면서 여전히 동진홀딩스의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준혁 부회장은 2019년 3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준혁 부회장의 형인 이준규 부회장과의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이준규 부회장은 동진홀딩스 지분 3.32%를 갖고 있다. 동진쎄미켐의 지분 0.43%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 현재 동진쎄미켐의 발포제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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