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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은 지금]신사업 발굴 난항, '전기차 캐즘' 극복 과제④차량용 반도체 동반 주춤, 수요 반등 시 동반상승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13 08:04:26

[편집자주]

LG그룹에서 LX그룹으로 편입된 지 3년. 이 기간 LX세미콘은 여러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 국면 전후 경영환경,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 7년 만에 수장 교체 등이다. 2022년 처음으로 '2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성과도 냈지만 매출처 다변화를 이뤄내지 못한 탓에 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신성장동력 발굴도 여의치 않았다. 난국을 거쳐온 LX세미콘의 현실은 어떤지, 또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디인지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이 수년 동안 체질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쏠린 매출처를 분산하기 위함이다.

여러 아이템을 준비 중인 가운데 관통하는 콘셉트는 '차량용 반도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공급난을 겪은 데다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LX세미콘도 관련 자산, 지분 등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여전히 DDI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신규 사업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기대만큼 속도가 안 나는 상황에서 LX세미콘은 사령탑 교체라는 강수를 뒀지만 효과는 아직이다.

◇매출 90% DDI에서 나온다, 방열기판·SiC 등 대안 모색

LX세미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체 매출에서 DDI 비중은 88%에 달한다. 매 분기 80% 후반에서 9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다는 방증이나 거꾸로 보면 DDI 부진 시 대안이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주력인 DDI마저 흔들리고 있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세대 교체하는 과정에서 고부가 DDI 수요가 늘어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주요 응용처가 성장 한계를 보이고 DDI 경쟁이 심화한 상태다. 실제로 최대 고객인 LG디스플레이는 DDI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고, 중국 업체들은 DDI 내재화가 한창이다.

지난해 반도체 전시회 참석한 LX세미콘의 부스

결국 DDI 외 신사업 발굴은 LX세미콘의 지상과제가 됐다. 다방면에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방열기판이다.

방열기판은 반도체에서 발생한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부품이다. 전기차 등에서 주로 쓰인다. LX세미콘은 2021년 LG화학이 보유한 일본 FJ머티리얼즈 지분 30%와 유무형 자산 등을 인수하면 방열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2년 경기 시흥 공장을 구축하고 양산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생산라인이 마련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특정업체에 시제품을 납품하는 등 계약이 가시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LG이노텍으로부터 기술을 확보한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자도 준비 중이다. SiC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전력효율, 내구성 등에 강점이 있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SiC 조직을 축소한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LX세미콘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가전 및 전장용 시스템반도체인 파워 집적회로(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도 공략 대상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포테인먼트(IVI) 등 전장 반도체 전문 팹리스인 텔레칩스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사업이 가속화되지 못한 건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방산업이 주춤하면서 방열기판, SiC, MCU 등 전개가 예상보다 활발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장기간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에 진입 장벽이 높기도 하다. 한창 업황이 좋을 때는 기존 협력사 외 다른 곳과도 교류가 늘어나지만 시장이 가라앉으면 안정적으로 거래가 있던 업체 위주로 접촉할 수밖에 없다. 이는 새롭게 공급망에 진출하려는 LX세미콘에 부정적이다.

대신 캐즘이 끝나면 LX세미콘에 다양한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전기차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인내의 시간이 얼마나 길어질지가 관건이다.

*단위 : 억원,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작성 : 더벨

◇매년 늘어나는 R&D 비용, '이윤태 매직' 현실화 가능성은

DDI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LX세미콘은 해마다 연구개발(R&D)비를 늘려가고 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지출이 크겠지만 신사업 관련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방열기판 등 새 품목이 생겨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금액이 대폭 늘어난 것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올 6월 발행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최근에는 신규 성장동력으로 MCU, 전력반도체, 방열기판 사업을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인력과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년 만에 사령탑을 교체한 것도 신사업 의지 표출로 읽힌다. 작년 11월 LX세미콘은 장기간 연임한 손보익 전 사장 대신 삼성 출신의 이윤태 사장을 앉혔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에서 수십 년을 근무하면서 반도체 경험을 쌓아왔다.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 사장이 공백기를 보내고 LX세미콘에 합류한 부분이다. 안팎에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어려움을 예고하면서 체질 변화 및 미래 잠재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활약에 따라 앞으로의 LX세미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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