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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이노스페이스, 상장 2개월만 주가 반토막…타개책은오버행 우려부터 우주항공 리스크도 부각…기술력 충분, 상업발사까지 주주 설득 총력

이기정 기자공개 2024-09-03 08:21: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지난 7월 상장한 이노스페이스의 주가가 무섭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회사는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희망 밴드 상단인 4만33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는데요. 다만 상장 당일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30일(전거래일) 종가 기준 1만9870원까지 내려 앉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노스페이스의 주가는 첫 거래일 시초가 대비 20.44% 하락했습니다. 2거래일 역시 전일 대비 9.58% 부진세를 이어가며 우려를 낳았죠.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날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주가는 파란색을 띄는 날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달 초에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덮치면서 주가가 1만644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다행히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다시 2만원대 진입에 성공한 후 등락세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주가 2만원은 공모가와 비교하면 약 54% 하락한 금액입니다.




주가 부진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상장 당시 주식시장 분위기가 이노스페이스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공모주 시장이 위축돼 있었고 이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졌죠. 이는 이노스페이스뿐 아니라 비슷한 시점에 상장한 대부분 기업들에게 적용되는 사항입니다.

오버행 이슈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 이노스페이스의 상장 후 유통물량은 29.68%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통상 유통물량이 30% 수준이면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죠. 추가로 1개월, 3개월 후에는 유통물량이 각각 55%, 68%까지 늘어나는 공모 구조였습니다.

이는 이노스페이스가 설립 초기부터 수차례 투자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실제 퓨처플레이,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 21곳의 재무적투자자(FI)가 주주로 있죠. 이중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 전량을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우주항공 섹터에 대한 우려도 개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노스페이스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한 기업입니다. 아직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매출도 규모가 크지 않죠. 회사는 내년 상업 발사 성공 후 매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해 증시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이노스페이스의 성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우주발사체 기업들도 상업 발사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어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죠. 이노스페이스는 자체 기술력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이같은 시장의 평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우주발사체 시장은 개화 단계에 있습니다. 기존에는 국가 차원에서 연구가 이뤄지다가 2008년 스페이스X가 첫 상업 발사에 성공하며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기 시작했죠.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 발사에 성공한 민간 기업은 5곳이 되지 않습니다. 이노스페이스가 내년 발사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 되는 셈이죠.

만약 상업 발사에 성공하면 이노스페이스의 매출도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 회사는 내년 7회를 시작으로 2026년부터 10회 이상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매출액 전망치는 2025년 480억원, 2026년 970억원 수준입니다. 또 내년부터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노스페이스가 발사를 위한 준비를 이미 대부분 마쳤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브라질 알칸타라를 시작으로 호주 아넘 발사장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우주발사체 발사에서 안정적인 발사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인데 회사는 장기계약을 이미 마쳤죠. 추가로 노르웨이와 UAE 등에서 발사장 확보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 이벤트는 내년 3월 진행될 첫 상업 발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점을 전후로 주가도 크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 준비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만약 실패해도 빠르게 정비를 마치고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생각입니다.




◇Market View

이노스페이스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현재까지 4개 정도가 나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2개의 리포트를 발간했고, 메리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1개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중 최근인 지난달 20일 공개된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메리츠증권의 보고서는 이노스페이가 상장하기 이전에 발표됐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우주발사체 섹터가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상업 발사를 진행하는 민간 기업이 스페이스X와 로켓랩 등으로 제한적이라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죠.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 발사체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노스페이스의 소형 발사체는 고객이 원하는 궤도에 맞춤형으로 올려준다는 점에서 다른 대형 발사체 서비스 기업보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가격 경쟁력 역시 주목하는 포인트입니다. 배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통해 이노스페이스는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실제 로켓랩은 kg당 발사 가격이 약 3만7500달러(5000만원) 수준이지만 이노스페이스는 약 2만8000달러(3700만원)로 저렴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노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위성 제조 및 데이터 수집 섹터로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은 상업 발사 전 단계로 방위산업 분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실제 연내 발사장 인프라 구축 및 발사 서비스 등 계약 가시화로 추가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진단했죠.

◇Keyman & Comments

이노스페이스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노스페이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김찬중 전무(사진)에게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김 전무는 이노스페이스 공시작성 책임자로 HR 조직을 통해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 전무는 우주발사체 산업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우주발사체는 탄도미사일로도 전용 가능하기 때문에 국가간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이 어려워 자력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제작부터 발사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하고 상업적 성과를 만들기 쉽지 않아 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선적으로 기존 계획대로 연구개발에 집중해서 상업 성과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과정에서 주주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한 IR과 기업설명회를 정례화해 회사의 성장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다시 한번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을 믿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무는 "현재 논의 중인 국내외 위성고객과 수주계약 협의에서 지속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며 "다른 산업보다 리스크가 높은 것은 맞지만 국내 최초로 민간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상업 발사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생인 김 전무는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지엠 회계부장, 재무부문 재경담당 임원을 역임했습니다. 이후 코스닥 상장사인 엠플러스에서 3년 동안 CFO로 활동하며 사업기획, 재무, 인사, 총무 등을 담당했죠. 이노스페이스에는 2022년 합류해 상장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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