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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 VC의 '임팩트투자' 거리두기

이기정 기자공개 2024-09-10 09:3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임팩트투자를 하는 하우스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어느 벤처캐피탈(VC) 대표에게서 들은 말이다. 이미 하우스는 ESG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임팩트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는 혹여나 시장에서 수익성을 도외시하고 사회적 기업에만 투자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임팩트투자란 사회 문제 해결에 '강한 영향'을 주는 투자 기법을 의미한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 개선을 추구하는 기업에 베팅하는 ESG투자의 하위 개념으로 통용된다. 다만 두 투자 기법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모호해 혼란스러워하는 하우스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여성 창업가에게 투자하면 통상 ESG투자로 해석하지만 여성 비율이 적은 산업군에서는 임팩트투자가 된다. 문제는 기준이 되는 여성 비율을 명확하게 나누기 어려워 하우스마다 제각각의 해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을 세워줄 수 있는 정책 출자자(LP) 역시 두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모태펀드는 임팩트의 개념을 재무적 성과와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다만 이를 명확하게 판별하기 어려워 민간 자문단의 해석에 도움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임팩트투자가 수익성보다는 사회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노인 일자리 창출, 장애인 인식 개선 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 있는 소셜 벤처 투자와 임팩트투자를 동일 선상에 둔다.

다만 임팩트투자는 이보다는 더 넓은 개념이다. 이차전지 섹터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이나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도 충분히 임팩트투자가 될 수 있다. 이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장에서는 기후문제와 지역간 불균형, 고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이같은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임팩트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VC가 임팩트투자와 거리를 두려는 가장 큰 이유는 LP에게 성과 창출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아서다. 다만 임팩트투자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투자 난도만 더욱 높아질 뿐이다. VC가 스스로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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