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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벤처캐피탈, 국내 '최고' 하우스로 거듭나다 ①한국진흥기술로 출발, AUM 2조 하우스 도약…글로벌 개척 '선봉장' 자리매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9-05 08:29:49

[편집자주]

아주IB투자는 1974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탈(VC)이다. 한국기술진흥주식회사로 시작해 기보캐피탈을 거쳐 아주그룹의 품에 안겼다. 회사는 50년 동안 대형화, 기업공개(IPO) 등에 성공하며 국내 VC업계 성장의 역사를 함께 써왔다. 최초의 VC로 시작해 국내 대표를 대표하는 최고의 하우스로 자리잡은 아주IB투자의 눈길은 이제 글로벌을 향하고 있다. 더벨은 아주IB투자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성장 전략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초'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타이틀이다. 다만 영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수 많은 최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기억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새로움에 도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벤처캐피탈(VC) 아주IB투자가 오는 9일 50주년을 맞이한다. 회사는 VC업계 태동기 이전에 탄생했다. 국가 기관으로 출발해 민영화를 거쳐 아주그룹 품에 안겼다. 이후 VC 업계와 성장을 함께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하우스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운용자산(AUM) 2조2000억원을 굴리는 아주IB투자는 그간 업계에 다양한 이정표를 세웠다. 글로벌 진출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가장 먼저 해외 투자에 도전한 하우스 중 한 곳이다. 또 내부 조직을 기능 별로 구분해 VC업계 조직 관리 기틀을 세우기도 했다.

아주IB투자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와 같이 남들이 찾지 못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지속 성장하는 하우스가 되겠다는 목표다.

◇VC 태동 이전 설립, 기보캐피탈 거쳐 아주그룹 품에 안착

아주IB투자의 전신은 1974년 설립된 한국기술진흥(K-TAC)이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원은 개발한 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 전담기구의 필요성을 느꼈고 전액 출자로 특수 목적형 기관인 한국기술진흥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기술진흥은 중소기업들에게 진흥원이 개발한 기술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출처 : 아주그룹 홈페이지

국내에 벤처캐피탈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1981년 VC 시초로 평가받는 한국기술개발(현재 우리벤처파트너스)이 탄생했다. 이어 1986년 정부가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신기술사업금융지원에관한법률'을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씨앗을 틔우기 시작한다. 이 시기까지 VC는 정부에 의해 설립된 공공적인 성격이 강했다.

1987년부터 90년대까지 민간 VC가 다수 등장하면서 영토가 확장됐다. 한국기술진흥의 경우 1991년 기술보증기금의 출자 및 경영참여를 시작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1999년 한국기술진흥은 기보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보캐피탈은 이전까지 기보 산하 기관으로 주로 정보화촉진기금 보증지원 등 융자 부문 사업 비중이 높았지만 이 시기부터 보다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에 뛰어들었다. 이후 옴니텔, 유진사이언스, 기가텔레콤, 다래정보통신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또 한번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이다. 2004년 기보캐피탈이 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국정감사에서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노조 반대 등으로 시간이 지연되다가 2008년 경쟁 입찰을 통해 아주그룹의 품에 안겼다.

아주그룹은 2005년 대우캐피탈을 인수하면서 금융업을 주력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다. 기보캐피탈 인수로 금융전문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였다. 특히 당시 아주그룹은 기보캐피탈이 보유한 기술관련 심사 및 투자 노하우와 프로세스를 눈여겨봤다.




◇2010년대 급격한 성장, 종합 IB 회사 도약 목표

기보캐피탈은 아주그룹에 안기며 사명을 아주IB투자로 바꿨다. 이후 본격적인 외형 성장에 나서며 국내 대표 VC 중 한 곳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 2008년 AUM 3175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 4587억원, 2011년 6577억원, 2012년 7115억원, 2014년에는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아주IB투자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ASIA Top Tier 종합투자전문회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VC와 사모펀드(PEF)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메자닌, 인수합병(M&A), 부동산 펀드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종합 IB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였다.

특히 아주IB투자는 2013년 미국 보스톤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해외투자펀드 '아주 Life Science 해외진출플랫폼펀드(600억원)'를 결성했다. 현재 VC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인 것을 고려하면 일찌감치 선구안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2018년 아주IB투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당시 벤처붐 영향으로 국내 VC가 적극적으로 상장에 나서던 시기였다. 아주IB투자 외에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나우아이비캐피탈, 네오플럭스(현재 신한벤처투자) 등이 상장에 나섰다.

아주IB투자는 이들 중에서 최근 2년 동안 5000억원이 넘는 펀드레이징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 역시 미국 시장 투자에 대부분 투입한다고 밝히는 등 이색적인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상장 후 해외진출 속도, 내부 조직 체계화로 지속성장 기반 마련

아주IB투자는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상장 당시 약속대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지점을 설치해 해외 투자 영역을 강화했고 이듬해에는 액셀러레이터 사업단 조직을 신설해 투자영토를 확장했다. 2021년 아주IB투자는 AUM 2조원 고지를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대형 VC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상반기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아주IB투자의 AUM(VC+PE)은 2조2273억원으로 66개의 VC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벤처펀드만 놓고 보면 AUM 1조3159억원으로 8위다. 사모펀드 AUM은 9114억원으로 이보다 높은 3위를 기록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탈로 도약에 성공한 아주IB투자는 VC업계와 성장을 함께하며 여러 이정표를 남겼다. 대표적으로 투자와 사후관리, 회수, 리스크관리 등 프로세스를 구분해 독립적으로 운용하면서 VC 조직을 체계화하는데 기여했다. 또 해외투자 부분에서도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아주IB투자의 성장 전략 역시 남들이 찾지 못한 영역을 개척하는데 집중돼 있다. 스타트업이 아닌 VC가 먼저 해외에 진출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등 유망 섹터를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목표다.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는 "회사는 50년 역사 동안 한 번도 창업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벤처캐피탈 정신을 잊은 적이 없다"며 "그간 조직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등 장기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만큼 앞으로의 여정에서도 이같은 강점들이 빛을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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