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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NH증권 홀세일, 또 한번의 신사업 강수 '블록딜'상장주식 이어 비상장주식 타깃…업계 선도한 수탁사업 10조 돌파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06 14:00:3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의 홀세일 파트가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자 블록딜 비즈니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물론 하우스 내부에서 블록딜을 처음으로 취급하는 건 아니지만 아예 별도 조직을 구축해 수익 구조 확립에 나서는 강수를 뒀다.

그간 이 증권사의 홀세일 파트는 경쟁사가 뒤를 쫓는 사업성이 높은 비즈니스를 선도적으로 발굴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펀드 수탁 신사업의 경우 수탁고가 1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증권사마다 수탁업에 뛰어드는 영향을 미쳤다.

◇홀세일 블록딜팀, TFT서 정식 팀 승격…IB 파트와 다른 결 '잠재력 확인'

증권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홀세일 사업부 내에서 블록딜팀을 가동하고 있다. 기존 태스트포스팀(TF)으로 발족해 비즈니스를 시범적으로 소화해왔으나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후 정식 팀의 지위를 부여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NH증권의 블록딜팀이 하이브 주식의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매도 니즈가 컸던 해외 주주의 대량 물량을 블록딜에 나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모두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홀세일 파트에서는 상호 간 거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블록딜 비즈니스가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홀세일 파트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블록딜 사업은 통상적으로 증권사 IB 파트가 소화하는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주관 업무와 결이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장 마감 후 곧바로 수요예측에 나서 성공이나 실패로 귀결되는 게 아니라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고객을 매칭해주는 성격이 강하다. 수수료도 거래 볼륨과 고객의 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블록딜팀은 상장주식뿐 아니라 비상장주식으로 거래의 타깃을 확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세컨더리 펀드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들 기관 투자자가 블록딜을 매각 루트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비상장투자 펀드는 앞으로 수년 내 순차적으로 만기를 맞이하기 시작한다.

당장 올해 만기 도래하는 벤처펀드 약정액은 약 8조85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약 5조원보다 7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 와중에 시장 불확실성과 금융 당국의 깐깐한 심사 탓에 상장을 통한 엑시트가 쉽지 않자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 거래를 맺어주는 블록딜 사업도 활성화될 여지가 크다는 게 홀세일 파트가 내린 결론이다.
NH투자증권 핵심 사업부 조직도.

◇홀세일 사업부, 수탁 신사업 성공 전력…수탁고 10조에 경쟁사마다 론칭

NH증권의 홀세일 사업부는 이미 성공적 신사업을 론칭해 업계 전반의 트렌드 흐름을 주도해온 경험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바로 펀드 수탁 비즈니스다.

증권업계 최초로 펀드 수탁 사업을 개시하면서 자산운용사의 고충을 비즈니스로 풀어낸 동시에 빠른 속도로 수익 궤도에 도달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직접 수탁고가 10조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22년 10월 펀드 수탁 서비스를 개시한 지 불과 1년 9개월만에 거둔 성적이다.

수탁고가 기대 이상의 규모로 껑충 뛰면서 손익분기점도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 고객군과 펀드 상품군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면서 은행권의 텃밭이었던 펀드 수탁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극대화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홀세일 파트의 키맨으로는 사업부 대표인 이창목 전무가 꼽히고 있다. 수탁 신사업을 주도하면서 마무리 작업까지 담당한 건 사업부 내 PBS 부서다. 사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수장이 바뀌기도 했으나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이 비즈니스를 강력하게 밀어부친 건 이 전무였다. 그가 블록딜 TFT 출범과 신사업 개시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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